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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 분노 연극인, ‘올모스트프린지’서 검열 주체와 역사 추적
올모스트프린지 포럼
올모스트프린지 포럼ⓒ서울프린지네트워크 제공

2014년부터 현재까지 연극계를 뜨겁게 달군 이슈는 정부의 ‘검열’ 논란이었다. 한국공연예술센터와 서울연극협회의 진통,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내용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박근형 연출가의 작품이 ‘창작산실’ 지원사업에서 배제됐다는 논란 등 수없이 많았다. 세월호를 기억하자는 취지가 담긴 ‘안산순례길’ 역시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표현의 자유와 독립성에 대해 심각한 문제를 느낀 연극인들이 10일 ‘올모스트 프린지’ 포럼을 열고 예술계를 향한 정부의 검열에 대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대학로 연습실에서 열린 ‘올모스트프린지’ 포럼에서는 ‘이 시대 검열과 자유는 어떻게 맞서는가’라는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김재엽 극작가를 포함해 전 변방연극제 예술감독 임인자 독립기획자, 국악잡지 라라 유춘오 편집장, 박해성 연극연출가 등 극단 연출가, 권리장전 팀, 연극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발제를 맡은 임인자 독립기획자는 “작년에 이 원고를 작성할 때 분노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것들의 뿌리를 살펴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검열의 제도화 과정을 이야기 하지 않고선 넘어가기 어려울 것 같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검열이 어떻게 제도화 됐는지 설명하기 위해서, 일제 식민지 시절부터 시작된 검열의 역사를 추적했다. 그는 ‘검열의제국(푸른역사)’를 참고하여 조선총독부 경무국이 작성한 1936년 ‘조선출판경찰개관’에 들어있는 검열기준의 일부 내용을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1961년 5.16 쿠데타 이후 ‘공중도덕과 사회 윤리를 위해 영화나 연예에 대한 검열을 할 수 있다’는 명시 아래 등장한 ‘공연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검열의 역사적 맥락과 함께 사전 검열 제도가 헌법에 의해 적극적으로 해석되며 폐지 됐지만 실질적으로는 검열 효과를 갖는 제도가 존재한다”고 지적하며 “유신독재, 군사정권, 전교조, 광주, 쌍용차, 용산참사, 콜트콜텍, 세월호, 쉬운 해고가 불온의 목록이 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우리가 검열과 공공성을 이야기 할 때 ‘공공성을 결국 정부’라고 생각한다는 것이 바로 정부의 입장이 아닌가”라며 “공공성은 다양한 가치들이 만날 수 있는, 그것이 폭발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다양한 폭발한 장을 만들어 주는 게 바로 공공예술지원이다. 그런데 공공성이 정부의 입장을 견지할 때 다양성의 가치와 표현의 자유 문제는 훼손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극인들이 정치를 반대하고, 정부를 반대하기 위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며 “다양한 주체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중요한 일이고, 그것이 바로 예술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검열에 대한 제대로 된 사회적 합의 없다면
민주사회도 요원

박해성 연출가는 검열의 정의는 무엇이고, 검열의 주체는 누구인지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검열에 대한 제대로 된 사회적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매우 불분명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사람들은 민주사회에서 검열이 예술의 표현과 자유를 억압한다는 점에 대해선 ‘교과서적으로’ 동의한다”며 “그런데 이번 사태들에 대해 어떤 사람은 검열 사태라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검열 논쟁이라고 이야기 한다. 검열에 대한 개념과 예술에 대한 자유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해성 연출가는 문화연대가 만든 ‘박근혜 정부 예술검열 일지’를 공개했다. 2015년 10월 24일 국립국악원이 박근형 연출가가 맡은 연극부분을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는 논란부터, 2013년 9월 6일 메가박스가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개봉 하루 만에 보수 단체의 협박을 이유로 상영을 중단한 논란까지 2년여 간의 논란을 ‘거꾸로’ 추적했다.

그는 “표현의 자유는 나만 갖고 있는 게 아니고, 내가 검열의 가해자가 될 리 없다는 보장도 없다. 이 때문에 누구에게나 엄격하게 적용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야 사회적 합의가 시작될 수 있다”며 “계속 자의적으로 개념을 적용시키는 한 표현의 자유는 억압받을 것이고 헌법적 가치도 계속 바뀔 것이며 민주사회는 요원하다”고 밝혔다.

‘올모스트프린지’ 포럼은 올해로 19년째를 맞이한 독립예술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포문을 여는 자리다. 앞서 ‘이 시대 20대에게 예술이 가능한가’에 대한 포럼이 진행됐다. 11일 진행된 마지막 포럼에서는 ‘이 도시는 예술활동을 원하는가’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올모스트프린지 포럼
올모스트프린지 포럼ⓒ서울프린지네트워크 제공
올모스트프린지 포럼
올모스트프린지 포럼ⓒ서울프린지네트워크 제공

김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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