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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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네수엘라에서는 무슨 일이
  2. 일단 낮은 유가는 확실히 문제
  3. 생필품 부족 사태는 왜?
  4. 상점마다 길게 늘어선 줄
  5. 높은 물가상승률
  6. 야당이 장악한 의회
  7. 거리의 시위자들은 뭘 원하나?
  8. 앞으로 어떻게 될까
Voice of the World / 편집 : 이정무 기자 최종업데이트 2016-05-25 13:36:54
  • CARD 1/

    베네수엘라에서는 무슨 일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경제전쟁’을 종식하겠다며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마두로는 외세와 국내 우익세력이 라틴아메리카의 좌파정권에 대한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금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180%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고, 전력과 생필품 부족을 겪고 있다. 야당 정치인들은 마두로를 권좌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185만 명에 달하는 국민들에게 서명을 받은 국민소환 투표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 석유부국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왼쪽)과 이스투리스 부통령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왼쪽)과 이스투리스 부통령ⓒAP/뉴시스

    그 동안 차베스와 그의 동료들에 대해 적대적 태도를 취해왔던 서방 주류 매체의 보도만으로는 베네수엘라의 실상을 정확히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비교적 냉정한 논조를 유지해왔던 BBC의 관련 보도를 소개한다. 원문은 What has gone wrong in Venezuela?에서 확인할 수 있다.

  • CARD 2/

    일단 낮은 유가는 확실히 문제

    베네수엘라가 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건 반론의 여지가 없다. 베네수엘라는 현재 확인된 원유 매장량에서 세계 1위의 국가다.

    석유는 베네수엘라 수출의 95% 가량을 차지하며, 정부의 몇몇 사회복지정책에 들어가는 재원을 조달하는 데 이용되어 왔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들은 1백만명이 넘는 빈곤층에게 집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산 석유 가격은 크게 하락했다. 2014년 배럴당 평균 88달러에 달하던 석유 가격은 2015년엔 평균 45달러로 반토막이 났다. 그리고 2016년 5월 13일 현재는 배럴당 35달러 수준이다.

    낮은 유가로 인해 정부는 과거처럼 많은 달러를 보유하기 힘들어졌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베네수엘라의 경제 구조가 전혀 다양하지 않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는 석유를 제외한 분야의 생산이 매우 적고, 이에 따라 역사적으로 다양한 생필품을 수입에 의존해왔다.

    달러의 부족은 베네수엘라 국민이 필요로 하는 대다수 상품을 수입하는 것이 힘들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 CARD 3/

    생필품 부족 사태는 왜?

    생필품이 부족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상품 수입을 위해 쓸 수 있는 가처분 달러가 얼마 없다는 데 있다.

    하지만 다른 요인들도 있다.

    1999년부터 2013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은 2003년에 몇몇 기본 상품들에 대해 가격 통제 정책을 도입했다. 이 정책을 도입한 취지는 베네수엘라 빈곤층에게 생활필수품을 시장 가격보다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설탕, 커피, 우유, 쌀, 밀가루, 옥수수유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생산자(기업)들은 이 규제가 적자를 초래한다며 불만을 표했다. 어떤 생산자들은 가격통제상품을 파는 국영 상점에 납품을 거절했고, 또 다른 생산자들은 아예 이 제품들의 생산을 중단했다.

    그 결과, 베네수엘라는 더욱 수입에 의존하게 된 것이다.

  • CARD 4/

    상점마다 길게 늘어선 줄

    정부가 보조하는 상품이 점점 더 부족해짐에 따라 많은 베네수엘라 국민은 필수품을 얻기 위해 몇 시간 씩 줄을 서고 있다. 옥수수가루처럼 많은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꼭 필요한 상품이 수퍼마켓에 입고되면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식이 삽시간에 퍼지고, 그러면 수백 명의 국민이 줄을 늘어선다.

    생필품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슈퍼마켓 앞에 줄을 서는 것은 일상이 됐다. 사진은 수도 카라카스에서 2014년 5월에 촬영된 것임.
    생필품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슈퍼마켓 앞에 줄을 서는 것은 일상이 됐다. 사진은 수도 카라카스에서 2014년 5월에 촬영된 것임.ⓒ신화/뉴시스

    정부는 상품 부족 사태가 이른바 ‘경제전쟁’ 때문에 더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몇몇 사람들이 매점매석으로 이윤을 남기고 있으며, 이를 피하려고 다른 사람들이 물품을 집에 쌓아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 마두로 대통령은 2014년에 ‘판매자 지문 인식’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도매상들이 가격을 올리기 위해 물품을 창고에 쌓아두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정부는 밀수출업자들이 정부 보조 품목의 40%에 달하는 양을 이웃나라인 콜롬비아로 밀반출하여 판매하고 있으며, 엄청난 부당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8월에 마두로 대통령은 콜롬비아와의 부분적인 국경폐쇄를 명령한 이유다.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상품 부족은 점점 만성화되고, 사람들이 늘어선 줄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일부 베네수엘라 국민은 식품을 얻는 데 실패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 CARD 5/

    높은 물가상승률

    시중에서 상품들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가격이 치솟았다. 필수 식료품에서 ‘달러’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재화들의 암시장이 만들어졌다.

    소비자들은 베네수엘라의 주식인 아레파(옥수수빵)의 재료로 쓰이는 옥수수 가루가 자루당 정부가 지정한 가격의 몇 배까지 치솟고 있다고 전한다.

    분석가들은 인플레이션이 베네수엘라의 복잡한 환율 시스템 때문에 더 나빠지고 있다고 말한다.

    베네수엘라는 여러 등급의 고정환율을 채택하고 있는데, 필수품과 식량을 수입할 때는 특혜 환율을 제공한다. 베네수엘라 국민이 합법적으로 살 수 있는 달러 액수도 제한되어 있는데, 이 제도는 결과적으로 사람들을 암시장으로 유입시킨다. 결국 베네수엘라의 화폐인 ‘볼리바르’에 대한 달러 가치가 더 올라가게 된다.

  • CARD 6/

    야당이 장악한 의회

    지난해 12월 치러진 베네수엘라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야당은 의회의 다수당을 차지했다. 야당은 2019년까지로 되어 있는 마두로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에 대통령을 탄핵할 것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총선에서 승리한 이후로 야당은 많은 방법을 동원해 대통령을 탄핵하려고 애를 썼다.

    야당은 대통령 임기를 6년에서 4년으로 줄이는 헌법 개정안을 발의하여 의결했으나, 대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야당은 또한 185만명에 달하는 대통령소환 국민투표 청원 서명을 제출했다.

  • CARD 7/

    거리의 시위자들은 뭘 원하나?

    야당 세력은 국민들에게 국가선거관리위원회(National Electoral Council, CNE) 본부까지 행진할 것을 촉구했다. 이미 제출된 국민투표 요구 청원 서명의 진위를 확인하는 절차를 시작하라는 것이다.

    청원서는 5월 2일에 제출되었는데, 야당 지지자들은 국가선거관리위원회가 국민투표 일정을 연기시키려고 청원 서명의 진위 확인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게 아닌가 염려하고 있다.

    12일 열린 시위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국가선거관리위원회로 행진하기 위해 경찰이 쳐놓은 바리케이트를 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야권 진영은 선관위가 대통령 소환 투표를 늦추려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2일 열린 시위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국가선거관리위원회로 행진하기 위해 경찰이 쳐놓은 바리케이트를 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야권 진영은 선관위가 대통령 소환 투표를 늦추려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AP/뉴시스

    국민투표의 시기가 중요한 이유는 대통령의 임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임기가 2년 이하로 남았을 때 소환되면,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의 이스투리스 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이 소속된 통합사회주의당의 열혈당원이기 때문에 야권은 그의 대통령직 승계를 원치 않는다.

    대통령의 소환 이후 부통령의 승계를 막자면 국민투표가 2017년 1월 10일 이전에 실시되어야 한다.

  • CARD 8/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스투리스 부통령은 국민투표 성사 가능성을 일축했다. 반대파가 모아온 청원 서명이 조작되었다는 것이다.

    5월 17일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 국회에 대해 훨씬 더 호전적인 발언을 했다. 그는 야권이 장악한 국회가 “정치적 타당성을 잃었으며”,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야당이 장악한 국회는 마두로 대통령이 선포한 60일간의 경제비상사태 포고령을 거부했다.

    이 두 세력이 화해 지점에 도달할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가늠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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