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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사고’ 유족에...서울메트로 관계자 ‘아들 책임 있다, 합의 하자’ 막말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고를 당해 사망한 김모씨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건국대학교 병원. 유족들은 아직 빈소를 차리지 않았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고를 당해 사망한 김모씨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건국대학교 병원. 유족들은 아직 빈소를 차리지 않았다.ⓒ민중의소리

지난 29일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김모(20)씨의 부모는 30일 오전까지 아들의 빈소를 차리지 않고 있었다. 현재 고인의 시신은 건국대학교병원에 안치되어 있다.

30일 서울 건국대학교병원에서 <민중의소리> 기자와 만난 김씨의 부모는 “아들이 죽은 것도 억울한데 메트로 관계자가 죽은 우리 아들 책임이 있다고 한다. 어떻게 빈소를 차리고 장례를 지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지난 29일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김씨의 시신이 안치된 건국대학교병원을 찾았다. 관계자는 유족들에게 사과하며 “빈소와 쉴 수 있는 객실 등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족들은 이를 거부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가 “2인 1조가 아니면 절대로 수리 허가를 안 한다, 그 이외에 문제는 나는 모른다”며 고인에게 책임이 있다는 투의 말을 했기 때문이다.

고인의 아버지는 김모(51)씨는 “사무실에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시키는 사람이 한 명 있고 49개 역을 네 명이서 관리를 해야 하는데 2인 1조 출동이 가능하겠느냐”며 “규정은 있지만 지킬 수 없다. 그걸 과실이라고 몰고가는데 이런 억울한 일이 어디 있느냐”고 토로했다.

김씨의 아버지는 “서로 책임을 떠 넘기려는 이 부분은 분명히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서울메트로는 사과한다고 말하지만 ‘아들에게 일부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씨의 부모와 유족들은 서울메트로 관계자에게 강하게 항의하며 돌아가라고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졌다. 서울메트로관계자는 유족들에게 밀려나면서도 “보상할 의사가 있다. 합의하자”고 수차례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서울메트로측의 제안을 모두 거부하고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사이에 있는 대기 의자에 앉아 있다.

“죽은 아들이 억울함 말 할 수는 없는일, 원인 파악까지 장례 안치른다”

김씨의 어머니는 인터뷰 도중 수차례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어머니 이모(43)씨는 “‘두 번이나 비슷한 사고가 있었고 몇 년이 지났는데 지금은 괜찮아 졌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만 두라고 말했어야 했다. 일하러 나가는 것을 말리지 못했는데 부모로서 정말 후회가 된다”고 가슴을 쳤다.

이씨는 “처음 사고가 났다고 연락을 받았을 때 싸늘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사고를 당했는데 골절 수준일 수 없지 않느냐”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죽은 다음날 시신 얼굴을 확인하는데 뒤통수가 깨져서 얼굴이 피떡이 되어 있는데...정말 우리 아들이 아닌 것 같았다. 근데 입고 있던 바지를 보니까 우리 아들이 입었던 것....”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의 어머니는 “어제가 우리아들 생일이었는데....지금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지만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한 명이라도 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고 아들이 억울함을 말할 수 없는 것”이라며 “원인이 파악되고 문제가 밝혀질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사고 당시 관리·감독 책임이 누구에게 있었느냐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서울 광진경찰서 관계자는 30일 “강력사건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기 때문에 수사 방향을 잡는 데 오래 걸리지 않지만, 안전사고는 전체 시스템 가운데 사고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핵심 원인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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