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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월호 농성장 짓밟은 인면수심의 경찰

26일 경찰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농성장에 들이닥쳤다. 경찰은 노란리본과 햇빛 가림막이 불법시설물이어서 철거한다고 했다. 더 나아가 항의하던 ‘예은 아빠’ 유경근 씨와 ‘웅기 엄마’ 윤옥희 씨, ‘지성 아빠’ 문종택 씨, ‘제훈 아빠’ 김기현 씨를 연행됐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특조위 조사기간 보장을 요구하며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농성을 시작한 지 이틀만의 일이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로 특조위 조사를 강제 종료시키겠다고 하고 있다.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시작할 때부터 정부‧여당의 방해를 받아왔다. 국민들은 조사기간 내내 여당 조사위원들이 어떻게 몽니를 부려왔는지 알고 있다. 군과 해경 사이의 통신 내용은 해경이 제출을 거부했다. 특별검사 임명 요청안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특조위의 조사를 사사건건 가로막아 왔다. 특조위 활동에 대해서 전방위적인 훼방작전을 펼치다가 시간 됐으니 끝내라는 것은 처음부터 세월호의 진실을 묻어두고 싶었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세월호 특별법에는 특조위 활동기간을 ‘위원회 구성 후로부터 1년, 그리고 필요한 경우 6개월 연장’이라고 되어 있다. 정부는 이 특별법 시행일인 2015년 1월 1일이 특조위의 활동 시작일이라며 6월 30일 활동이 종료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특조위가 실제 구성되고 예산을 배정받은 것은 지난 해 8월 7일이다. ‘위원회 구성 후로부터’라는 문구의 해석만을 놓고 보더라도 정부의 주장은 완전한 억지에 가깝다.

‘특조위 조사기간 보장’이라는 유가족들의 요구는 자식을 잃은 부모의 입장에서 그야말로 최소한이다. 세월호 사건 이후 유가족들은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를 지켜봐야 했던 것도 모자라서, 진상조사를 방해하는 추악한 행태를 목격해야 했다. 사건 진상조사라는 상식에 이념적 매도를 들씌우는 수난까지 당해야 했다. 정부의 특조위 활동 강제 종료라는, 어쩌면 세월호의 진실이 이렇게 묻혀버릴지도 모르는 위기 앞에서 자식 잃은 부모들이 온 힘을 짜내서 겨우 할 수 있었던 일이 농성이다. 그리고 정부는 그 농성장마저 짓밟아 버렸다.

유가족을 향한 당국의 인면수심이 도를 넘었다. 경찰의 주장처럼 노란리본이 얼마나 위험한 불법용품인지는 모르겠으나 국민은 유가족에 대한 이런 무자비한 진압을 이해할 수 없다. 정부는 이제라도 최소한의 도리를 회복하고 세월호 진상조사에 협조해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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