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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세월호 보도 통제’에 청와대 ‘변명’, 새누리 ‘감싸기’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양지웅 기자

국회에서는 1일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KBS 보도 통제'를 두고 청와대·여당과 야당 간 공방이 벌어졌다.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 전 수석과 KBS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통화에 대해 "통상적 업무협조 요청"이라며 두둔하고 나섰다. 이에 야당은 "보도통제가 통상업무냐"며 따져물었고 새누리당은 "오보 정정을 위한 노력"이라며 이 전 수석을 감쌌다.

이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정현 전 수석의 행동이 적절했다고 보냐'는 야당의 질문에 "(이 전 수석은) 청와대 홍보수석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통상적인 업무협조를 요청한 것"이라고 답했다.

전날 공개된 이 전 수석과 KBS 김시곤 전 보도국장 간의 통과 녹취록에 따르면 2014년 4월21일과 30일 이 전 수석은 김 전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세월호 참사 보도 관련, "뉴스 편집에서 빼 달라", "다시 녹음해서 만들어 달라" 등 편집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 밝혀졌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청와대 홍보수석의 '통상적 업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 전 수석은 '방송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이다.

야당 "보도통제가 청와대 홍보수석 통상업무냐"
새누리 "이정현, 자기 본연 업무에 충실"

이 실장의 답변에 발끈한 야당 의원들은 "보도통제가 홍보수석의 통상업무냐"며 "제2의 보도지침 사건"이라고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KBS) 기사 내용을 아예 바꾸라는 요청을 했다. 이게 (홍보수석의) 통상적 업무 협조 요청 맞냐"고 따져 묻자, 이 실장은 "오보를 고쳐달라고 요청하는 건 당연한 의무"라고 답했다. 또 이 실장은 오히려 "지금 우리나라 언론이 통제가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특정 뉴스 편집에 관여하는 게 업무협조 요청이라면 (이를) 박근혜 정부에서도 하고 있다는 얘기냐"고 추궁하자, 이 실장은"그런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현재) 이뤄지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노 의원은 "그럼 모른다고 해야지 통상적 업무라고 답변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더민주 우상호 의원은 이 실장을 향해 "통상업무라고 하는 건, 계속 관행으로 해왔고 지금껏 해왔다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청와대에선 (이 전 수석처럼) 통상 업무를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섞어서 한다는 말이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이 실장은 "친한 친구사이라면 할 수 있다"면서도 "우아하게 보이진 않는다"고 웃으며 답했다.

새누리당은 '보도 통제'라는 야당의 비판에 "전형적인 정치공세"라고 맞받아쳤다. 동시에 이 전 수석에 대해선 "오보 정정을 위해 노력한 것"이라며 감싸기에 급급했다. 새누리당 운영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이 전 수석은 통화에서) 사실관계에 맞게 보도해 달라고 당부한 것"이라며 "홍보수석이 자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기 위해 방송국에 도와 달라고 읍소하는 게 어떻게 보도지침이고 언론통제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김정재 의원은 이 전 수석이 한 말의 행간에는 숨은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다소 어리둥절한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 전 수석이 통화에서 다급한 나머지 주요 단어를 생략했을 것이라며 "이 전 수석은 (사실과 다른 부분을) '좀 바꿔주면 안될까', (사실과 다른 부분을) '대체해주던지' 라고 읍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홍보수석으로서 몇 개 단어를 생략하고 사실관계를 제대로 알리려고 노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이 전 수석은) 오보를 정정하기 위해 통상적인 업무를 한 것"이라며 "녹취록을 보면 (보도가) 잘못 나간 것이 안타까웠다는 것을 행간에서 읽을 수 있다"고 맞장구를 쳤다.

더민주 강병원 "보도 통제, 박근혜 대통령이 지시했나"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녹취록을 보면 "아이고. 그래, 한 번만 도와줘. 진짜 요거 하필이면 또 세상에 (대통령님이) KBS를 오늘 봤네"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KBS 9시 뉴스'를 시청한 후, 박 대통령이 직접 이 전 수석의 '보도 통제'를 지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만한 대목이다.

이에 더민주 강병원 의원은 문제의 통화가 이뤄진 2014년 4월 30일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캐물었다. 하지만 이원종 비서실장은 "제가 알 길이 있겠냐"며 "뉴스를 보고 얘기한 건 이 전 수석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협조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답했다. 그러자 강 의원이 "(이 전 수석의) 독자적 판단이었나. (그게 사실이면) 과잉충성"이라고 지적하자 이 실장은 "하하하" 소리 내어 웃으며 "(보도 내용 수정) 효과를 높이기 위해 그렇게 했을 수도 있겠다"고 답했다.

한편, "대통령은 공식 일정이 없으면 주로 관저에서 휴식하거나 업무를 보냐"는 강 의원의 질문에 이 실장은 "대통령께서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100% 일하고 계신다"며 "휴식이라는 말은 제가 동의할 수 없다. 그분 마음 속에는 대한민국 발전과 국민 외에는 없는 걸로 안다"고 박 대통령에 '충정'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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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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