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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기업’ LG가 농사지어 돈을 번다?

정부·여당의 지원책을 등에 업은 LG그룹이 38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 산업단지에 여의도 면적의 4분의 1(23만평) 규모의 ‘스마트팜’(smart farm) 단지를 세우기로 했다. 농민들은 “농업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대기업의 무차별적인 농업진출을 지켜볼 수 없다”며 공동대응기구를 꾸리고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경남 합천군 가야면 스마트팜 파프리카 재배농가 '꿈의 농장'을 찾아 파프리카 재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자료사진)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경남 합천군 가야면 스마트팜 파프리카 재배농가 '꿈의 농장'을 찾아 파프리카 재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자료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7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LG CNS는 새만금 산업단지에 76ha(23만평 규모)에 달하는 스마트팜 단지를 건설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지난 2월 새만금 개발청에 제출했다.

계획서에는 전체부지 중 26ha는 스마트팜연구개발 센터 등 시설을 세우고, 나머지 50ha에서 토마토, 파프리카, 딸기 등을 재배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첨단 농장으로 PC 등으로 작물의 생육 환경을 원격으로 제어하고 빅데이터를 통해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준다.

이같은 대기업의 농업 진출의 이면에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전폭적인 지원정책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월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발표한 ‘농림어업 경쟁력 제고 방안’에서 “영세농 위주의 생산체계로는 규모의 경제에 한계가 있다”며 농림어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기업형 자본투자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도 20대 국회 임기개시일인 지난달 30일 지역별로 전략산업을 지정해 각종 규제를 완화한다는 내용의 ‘규제프리존특별법’을 대표발의했다. 특별법은 14개 시도별로 27개 지역전략산업을 지정,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규제프리존’을 도입하고 재정·금융·세제·인력 등을 패키지로 집중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농민들 반발 “농민 짓밟고 성장한 대기업 성공 못 해”
“정부·여당은 노골적 기업 지원책 폐기해야”

대기업 농업 진출 저지를 위한 농업계공동대책위원회(준)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앞에서 ‘대기업-LG농업 진출 저지를 위한 농업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대기업 농업 진출 저지를 위한 농업계공동대책위원회(준)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앞에서 ‘대기업-LG농업 진출 저지를 위한 농업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정병혁 객원기자

대기업의 농업 진출로 피해가 예상되는 농민들은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재벌기업의 농업 진출을 막기 위한 공동행동을 벌일 계획이다.

‘대기업 농업 진출 저지를 위한 농업계 공동대책위원회(준)’는 이날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그룹이 농업진출 사업중단 여부를 빠른 시일 내에 밝히지 않는다면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공동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기업의 농업 진출은 이미 국민적 심판을 받고 용도 폐기된 것”이라며 “LG그룹이 사업을 계속 밀어붙인다면 농민을 짓밟고 성장한 기업은 결코 성공할 수도 생존할 수도 없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3년 동부그룹은 경기도 화성 화옹간척지에 아시아 최대규모의 유리온실 사업을 추진하면서 농민들의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당시 농민들은 동부 불매운동과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고, 여기에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입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반발이 더해져 결국 사업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대기업 농업 진출 저지를 위한 농업계공동대책위원회(준)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앞에서 ‘대기업-LG농업 진출 저지를 위한 농업계 기자회견’을 열고 LG CNS 유리온실을 밟고 있다.
대기업 농업 진출 저지를 위한 농업계공동대책위원회(준)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앞에서 ‘대기업-LG농업 진출 저지를 위한 농업계 기자회견’을 열고 LG CNS 유리온실을 밟고 있다.ⓒ정병혁 객원기자

공동대책위는 “최근 정부와 새누리당이 ‘기업규제 프리존 특별법’까지 발의하며 대기업의 새만금 진출을 노골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면서 “법제도가 대기업에 유리하게 만들어진다면 대기업의 농업진출이 이어지고 우리나라의 식량주권과 생태농업 자체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장악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논과 밭까지 진출해 농민들의 고혈을 빨아먹으려 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책임이 있는 재벌기업이 단순히 효율과 규모의경제만을 말할 게 아니라 농민들의 생존과 진정한 한국 농업의 발전을 고려해 빠른 (사업 중단)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농민들은 회견 말미에 LG CNS 유리온실을 상징하는 플라스틱 조형물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통해 향후 강력한 저지투쟁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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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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