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단독] 사드 레이더 ‘안전거리’ 3.6km를 100m라고 답한 국방부 장관
미 육군본부가 발표한 사드 레이더 반경 ‘접근금지구역(KOZ)’ 도표
미 육군본부가 발표한 사드 레이더 반경 ‘접근금지구역(KOZ)’ 도표ⓒ해당 자료 캡처

최근 사드(THAAD, 종말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과 관련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지금 사용하는 레이더의 출력이 사드보다 센 것도 있고 약한 것도 있다. 사드에서 요구하는 안전거리가 가장 짧다"며 "(사드의) 안전거리 기준은 100m"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는 사드 운영 주체인 미 육군이 제시한 '사드 레이더(AN/TPY-2) 작전 기준'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국방부 장관이 사드 레이더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 비난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은 '괴담'이 돌고 있다며 "전자파가 모든 생명체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을 적절하게 차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드를 전부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철규 의원도 "전자파 때문에 괴담이 상당히 돌고 있다"며 "100m가 넘어가면 인체에는 큰 위해가 없다고 돼 있는데 확실하냐"고 한 장관에게 질문했다. 이에 한 장관은 "그렇다"며 "안전거리 기준이 100m"라고 답변했다.

미 육군본부가 교본에서 밝힌 사드 레이더 배치에 관한 지침 일부
미 육군본부가 교본에서 밝힌 사드 레이더 배치에 관한 지침 일부ⓒ해당 자료 캡처

하지만 이는 미 육군본부가 지난 2012년 4월에 발표한 '사드 레이더 운영 지침'과는 완전히 다르다. 미 육군본부는 이 지침 '위험 관리(RISK MANAGEMENT)' 부분에서 "모든 위험은 사람을 죽이거나, 다치게 할 수 있으며, 다른 작전 임무와 장비를 파괴할 수 있다"며 레이더 배치 반경 5.5km를 '접근금지구역(KOZ, keep off zone)'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 지침에 의하면 사드 레이더 시스템은 최소 2acre(8,093m²)의 설치 면적에 전체적으로 12acre(48,562m²)의 '안전지대(clear zone)'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대략 6acre(24,281m²)에 달하는 '위험제거지역(hazard clear zone)'을 포함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육군 교본은 사드 레이더 반경(맨 위 도표 참조)에서 약 5.5km를 '접근금지구역'으로 정한 것이다. 5.5km 내에서는 항공기 조종사(aircraft personnel)나 폭발할 수 있는 항공 장치도 위험하므로 항공기 접근을 금지했다. 또 도표에서 노란색으로 표시된 3.6km 이내 지역은 접근하는 모든 사람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지역으로 '통제되지 않은 사람'의 접근을 금지한 것이다. 도표의 청색 부분인 2.4km 지역은 항공기 등 모든 전자장치가 당장 영향을 받는 지역이라 '접근금지' 구역이다.

한 장관이 언급한 100m 이내 적색 지역은 '안전거리'가 아니라 바로 '심각한 부상이나 화상을 당할 수 있는 지역'으로 "사드 운영 요원들도 절대 들어와서는 안 된다"는 지역이다.

따라서 사드 레이더를 운영하는 미 육군 본부의 지침이 이러한데도 한 장관이 "안전거리 기준이 100m"라고 말한 것은 사드 레이더의 기본 운영 지침도 숙지하지 못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 장관이 언급한 '안전지대'를 미 육군 교본에서 찾는다면, '통제되지 않은 사람들이 들어 와서는 안 되는' 레이더 반경 3.6km 밖을 '안전(No Hazard, 위험 없음)' 지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사드 레이더가 배치될 시,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등 통제되지 않은 사람의 안전거리는 3.6km 밖이다.

미 육군본부가 교본에서 3.6km 밖을 ‘안전지대’라고 밝힌 도표
미 육군본부가 교본에서 3.6km 밖을 ‘안전지대’라고 밝힌 도표ⓒ해당 자료 캡처

사드 운영 주체인 미 육군 본부도 사드 레이더의 위험성을 강조하기 위해 레이더 반경 상공 5.5km 내에서는 비행기 조종사도 영향을 받는다며 접근을 금지하고 있다. 또 지상에 있는 주민 등 통제받지 않는 사람들도 레이더의 위험성으로 3.6km 내 접근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의 국방부 장관만 "사드 레이더의 '안전거리' 기준이 100m"라고 축소해 발표한 것이다. 이에 관해 한 시민단체 대표는 "국가 안보를 위해 사드 괴담을 막아야 할 국방부 장관이 사드 배치에 급급해 사실과는 전혀 다른 괴담을 유포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