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탐구] 일자리 추경이라더니, 일자리 어디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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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근혜 정부가 말하는 추경
  2. 있던 일자리 유지, 새 일자리는 단기근로
  3. 민생 살려야 한다더니 축제 살리자고요?
  4. 누리과정 국고지원의 ‘꼼수’
  5. 국책은행에 국민혈세 투입 왜?
  6. 적자 없는 추경? 황당한 구색 맞추기
  7. 경제위기, 정부의 미봉책
최지현 기자 최종업데이트 2016-07-28 09:18:48
  • CARD 1/

    박근혜 정부가 말하는 추경

    황교안 국무총리가 27일 201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본회의장에서 대독하고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27일 201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본회의장에서 대독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박근혜 정부가 26일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그 규모는 11조원에 이릅니다. 지난해 11조6천억원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10조원대 추경이 편성된 것입니다.

    정부가 내세운 추경의 목적은 ‘조선업 구조조정 지원’과 ‘일자리 창출’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독한 추경 시정연설을 통해 추경의 필요성을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이번 추경안은 우리 경제의 당면과제인 구조조정을 재정 측면에서 뒷받침하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실업과 지역경제 위축에 대처하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편성됐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추경안 앞에 ‘구조조정 및 일자리’라는 수식어를 달았습니다. 서민들은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말로 하지 않아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박 대통령의 연설은 그럴 듯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뜯어본 야당은 ‘기가 차다’는 반응입니다. 정부는 연일 “추경은 그 속성상 빠른 시일 내에 신속히 집행돼야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며 국회를 압박하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난항이 예상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2016년 본예산 심사시 삭감된 사업 등 문제 사업 △시급성이 떨어지거나 본예산으로 편성하는 것이 타당한 사업 △추경 편성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 등 엉뚱한 사업의 추경 예산이 포함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성의가 없어도 너무 없는 것 아니냐”는 질타도 쏟아집니다. 실제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민생 문제에 당장 시급한 예산은 정작 이번 추경에서 쏙 빠졌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인데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누리과정 국고지원을 위한 정부의 분명한 해법이 제시되기 전까지 여당과 추경안을 심사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작 필요한 예산은 쏙 빠지고, 불필요한 예산이 포함된 추경을 정부는 왜 편성하는 걸까요? ‘국민 혈세’를 쏟아붓는 만큼 현미경 검증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 CARD 2/

    있던 일자리 유지, 새 일자리는 단기근로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경을 편성했다고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에 지원하는 사업들이 연내에 모두 효과적으로 집행될 경우 약 6만8천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정부 주도 일자리는 한시적인데다가 질마저 떨어져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정부가 내세운 신규창출 일자리 6만8천개 중 노인 일자리 2만개와 산림병충해 방지·숲가꾸기 사업 일자리 5천700개 등 상당수가 생산성 제고와는 동떨어진 불과 몇 개월의 한시적 공공일자리입니다. 그 외 일자리 창출은커녕 기존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예산도 포함됐습니다.

    취업성공패키지
    취업성공패키지ⓒ홈페이지 캡처

    이밖에 청년일자리 창출을 명목으로 막무가내로 밀어넣은 ‘생색내기’ 사업 예산도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경 삭감 대상으로 지목한 대표적인 일자리 관련 사업은 이렇습니다.

    첫 번째, ‘취업성공패키지’ 지원사업(추경 358억원). 이 사업은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단계별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개인별 취업 지원 계획에 따라 진단·경로 설정부터 취업상담·알선까지 정부가 통합적으로 지원합니다.

    그런데 이 사업은 지난해 추경에서도 628억원이 편성됐으나 결산 결과 642억원이나 불용됐던 것입니다. 즉, 추경은커녕 본예산도 다 쓰지 못한 셈이죠. 이걸 ‘시급한’ 일자리 대책이라며 올해 또 추경에 넣은 것입니다.

    두 번째, 해외취업 지원사업 ‘K-Move’(추경 26억원). 이 사업은 청년 취업준비생의 해외 취업 및 창업 등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입니다. 부서별로 추진되던 해외 진출 프로그램을 통합해 청년층의 해외 취업, 해외 창업, 해외 봉사 등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 역시 금년도 예산 심사에서 집행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11억원 감액됐는데요. 정부가 슬쩍 추경에 다시, 그것도 더 많은 예산을 끼워 넣은 것이죠.

    또한 이들 사업을 한다고 해서 사상 최고로 치달은 청년실업률이 당장 떨어질 리도 만무합니다. 이미 취업준비생들이 이들 사업을 외면했다는 것은 그동안 불용되거나 삭감된 예산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더민주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취업성공패키지’ 지원사업을 한다고 취업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청년들이 정부 지원금 받아 수익을 낼 곳도 없고 그냥 빚만 남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더민주는 그 대안으로 공공부문 청년일자리 창출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이나 군 부사관, 교사, 사회복지사 등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CARD 3/

    민생 살려야 한다더니 축제 살리자고요?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7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추경예산 심사 방안 기자간담회서 발언하고 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7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추경예산 심사 방안 기자간담회서 발언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정부의 민생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추경 예산에도 의문이 제기됩니다. 대표적으로 지역축제 개최 활성화 지원(15억원)과 외래관광객유치 마케팅 활성화 지원(119억원) 예산이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조선업 밀집지역의 경기위축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광인프라를 확충하고 지역축제가 활성화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역시 추경으로 편성하기에는 시급성도 떨어지고 목적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더민주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지역축제 개최 활성화 지원 추경예산의 경우 대표적인 지역의 낭비 사업이다. ‘먹고 놀자판’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어 “국채까지 발행하면서 적자 운영하는 나라에서 이런 사업에 추경까지 넣어야 하느냐”라며 “이것은 국가운영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이 부족한 게 아닌가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정작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SOC(사회간접자본) 분야 예산은 빠져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일시적인 경기부양이라는 유혹을 극복하고,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기 위해 대규모 SOC 분야 사업은 과감히 제외하고 편성했다”고 밝혔는데요. 그동안 야당 역시 내용도 현실성도 없는 ‘대형 SOC 사업’을 추경에 넣지 말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추경에서 SOC 분야 사업이 아예 빠졌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야당의 입장입니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추경이 경기에 활성화 효과를 가져 오려면 일반적으로 SOC에 대한 항목이 설정되는 것이 원칙인데 이번에는 SOC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며 “과연 이번 추경 예산안이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더민주는 초·중등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의 우레탄에서 발암 물질이 발생하는 만큼 이를 교체하는 데 필요한 예산, 성폭행 사건 이후 필요성이 대두된 도서·벽지 학교 통합관사 개선 사업을 위한 예산 등 ‘지역밀착형 소규모 공공시설 개선’을 위한 추경 예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더민주 간사인 김태년 의원은 “외국 사례만 보더라도, 이런 지역밀착형 소규모 공공시설 개선 사업이나 확충 사업을 통해 경제 위기를 극복했다”고 부연했습니다.

  • CARD 4/

    누리과정 국고지원의 ‘꼼수’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누리과정 공약 이행 촉구를 위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누리과정 공약 이행 촉구를 위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양지웅 기자

    이번 추경 예산 심사 과정에서 쟁점이 되는 부분은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국고지원 예산입니다.

    정부는 국가재정법 및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지방교부세 1조8천억원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1조9천억원 등 지방재정 보강에 총 3조7천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를 통해 지방재정 확충과 함께 누리과정 등 교육현안 수요 지원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더민주는 “1조9천억원은 추경이 없더라도 내국세 초과수입에 따라 당연히 내년에 교육재정으로 이전되는 교육재정의 몫”이라며 정부가 ‘생색내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연히 국고로 지원해야 할 누리과정 예산을 본예산에 편성하지 않고서, 마치 추경으로 편성한 것처럼 한 뒤 유야무야 넘기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더민주는 누리과정 예산 2조1천억원 중 본예산에 편성된 목적예비비 3천억원을 제외한 1조8천억원이 추경에 포함돼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더민주 김태년 예결위 간사는 “누리과정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가져오라는 게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 CARD 5/

    국책은행에 국민혈세 투입 왜?

    대우조선 거제조선소
    대우조선 거제조선소ⓒ뉴시스

    정부는 구조조정 지원과 관련해 국책은행 자본확충과 기업투자 촉진 차원에서 수출입은행(1조원)·산업은행(4천억원)에 총 1조4천억원을 출자하는 추경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국책은행을 살리기 위해 ‘국민혈세’가 대거 투입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돈만 투입한다고 다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해운 구조조정을 위한 산은·수은에 대한 재정출자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더라도 국민세금 1조4천억원이 투입되는 만큼 철저한 부실 원인 규명과 엄정한 책임 추궁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 야당의 입장입니다.

    더민주 김태년 예결위 간사는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조선해운업에 혈세가 수조 원씩 투입되는 만큼 이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는 청문회 개최 여부가 확정돼야 심사에 정상적으로 착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도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정부의 감독 문제, 서별관회의 내용의 문제는 청문회로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CARD 6/

    적자 없는 추경? 황당한 구색 맞추기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대표ⓒ정의철 기자

    추경 편성의 재원을 놓고도 논란이 예상됩니다. 정부는 지난해 세계잉여금 1조2천억원과 올해 예상 세수증가분 9조8천억원으로 추경 재원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즉, 작년에 쓰고 남은 돈과 올해 남을 것으로 예상되는 돈을 합쳐 쓰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당해연도의 초과세입이 예상되는 경우 국채상환에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국가재정법의 취지 등을 감안하여 올해 예상 세수 증가분 중 1조2천억원은 국가채무 상환에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어불성설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정리를 해보면, 올해 초과세입이 나온다면 당연히 국채상환에 먼저 사용되는 것인데 그것을 미리 끌어다가 추경 예산에 편성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올해 초과세입이 얼마나 되는지 결산도 되지 않은 상황인데 말이죠.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일반적으로 추경을 하면 예상치 못한 부분을 편성하고 일반적으로 적자를 원칙으로 해야 하는데, 적자 예산 편성 없이 세수 초과분으로 추경을 하는 것으로 돼있다”며 “그러면서 하나의 구색 갖추기 형태로 1조2천억원의 부채 탕감이 포함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초과세입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나옵니다. 김 대표는 “최근의 세수 증대를 보면 성장률은 높아지지도 않고 국민 소득도 높아지지 않는 상황인데 정부 발표는 계속 세수는 증대되는, 일반상식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국민들이 정부에 의해서 지나치게 수탈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정부의 세심한 설명이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올해 6월 기준 외환보유고가 3천700억 달러로 세계 7위 수준에 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외국환평형 기금(자국통화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보유·운용하는 자금) 출연에 5천억원의 추경을 편성했습니다. 이 역시 구조조정 지원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추경 편성의 목적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CARD 7/

    경제위기, 정부의 미봉책

    황교안 국무총리(뒤)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국회 본회장에서 열린 임시 국회에서 ‘추가경정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후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뒤)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국회 본회장에서 열린 임시 국회에서 ‘추가경정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후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정의철 기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노력하면 (올해 목표한 경제성장률) 3.1%를 달성할 수 있다”며 “현재로선 추경을 안 하고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 반년이 흐른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0.7%에 그쳤습니다. 3분기 연속 0%대 성장에 머물면서 저성장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습니다.

    통상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 경기침체와 대량실업 등으로 편성요건이 제한되는 추경 카드를 정부가 올해도 꺼내든 것은 이러한 경제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각각 0.1∼0.2%포인트(p) 정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는데요. 추경을 두고 단지 잠깐의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엉뚱한 곳에 재정 지출을 늘린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옵니다. 재정 지출은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주기 때문인데요. 잠재성장률이 떨어진 상황에서 반복되는 추경은 경기부양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추경이 없다면 2.5%의 성장이 어렵다고 하는데, 추경이 매년 이뤄졌지만 종전 추경 편성을 검토해보면 그해 경제 성장률에 어떻게 기여했는지에 대한 분석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으로 단기적인 처방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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