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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건국절 법제화로 친일파 복권시키겠다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건국절을 언급한 데 이어 새누리당이 건국절 법제화를 들고나왔다. 이런 주장 자체도 문제지만, 논쟁을 제기한 배경은 더 불순하고 악의적이다. 새누리당을 비롯한 기득권 세력의 태생과 역사 인식만 초라하게 드러날 뿐이다.

대한민국 건국시점을 임시정부 수립이 아닌 1948년 이승만 정권 수립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은 뉴라이트 측이 집중적으로 제기해왔다. 이들이 건국 시점에 집착하는 이유는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을 폄하하고 친일파의 반민족적 행각을 합리화하려는 데 있다. 최근에는 건국절 법제화로 확산시켰는데, 아예 친일파를 민족의 반역자에서 건국의 공로자로 둔갑시키려는 의도다. 건국절 논란이 단순한 역사 논쟁이 아니라 친일파와 그를 잇는 세력들의 자기 정당화를 위한 추태에 불과한 이유다.

얼마 전 청와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가족들을 위한 오찬 행사에서 광복군 출신 독립유공자인 김영관 옹은 박 대통령 면전에서 건국절 제정 움직임을 비판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고, 새누리당도 이를 그대로 좇고 있다. 심지어 ‘건국절을 인정하지 않으면 반국가적’이라는 색깔 공세식의 주장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민생과 협치 운운했지만 이내 본색을 드러낸 셈이다. 국민들은 못 살겠다고 아우성인데 새누리당은 마치 딴 세상에 사는 듯하다.

건국절 제정에 대한 새누리당의 이런 수작을 두고 이념 논쟁을 불붙이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견해가 많다. 총선에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은 새누리당이 오는 대선에서 정권을 유지하려면 이런 수법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국절은 이념 논쟁의 소재조차 되지 못한다. 건국절 논란은 결국 친일파에 대한 평가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데, 도대체 어떤 ‘이념’이 외세의 침입과 부역을 인정하고 토론 대상으로 삼는단 말인가. 이념 반열에도 들지 못하는 궤변일 뿐이다. 이런 수준의 인식을 갖고 건국절 운운하는 새누리당 사람들은, 아마도 유럽에 살았다면 나치즘도 재평가하자고 달려들었을 법하다.

인명까지 살상하며 쿠데타로 집권한 과거 군사독재정권은 자신을 ‘보수’로 포장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독재가 보수로 둔갑할 수 없듯이 친일도 마찬가지다. 반민족적이고 반역사적인 친일 행각은 그 자체로 단죄의 대상일 뿐이지 재평가와 복권을 포함하는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이런 어이없는 논란을 주도하는 집단이 우리네 집권 여당이다. 새누리당은 자신들이 제기하는 건국절 논란이 무엇을 뜻하는지부터 되새기기 바란다. 모른다면 국정을 책임질 집권당이 갖춰야 할 기본 소양조차 없는 것이다. 알면서도 그리한다면 친일과 독재에 자신들의 뿌리가 있음을 실토하는 것이다. 물론 어느 쪽이라 하더라도 한심하기는 매한가지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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