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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의장 ‘우병우’ ‘사드’ 거론에 집단반발한 새누리, ‘정기국회 보이콧’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개회사를 문제 삼아 항의하고 있다.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개회사를 문제 삼아 항의하고 있다.ⓒ뉴시스

정세균 국회의장이 1일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과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에 대한 작심발언을 이어가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항의 차원으로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까지 불사했다.

정 의장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직접 거론하며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부끄럽고 민망한 일”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정 의장은 “국민의 공복인 고위공직자, 특히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자리는 티끌만한 허물도 태산처럼 관리해야 하는 자리”라며 “청와대 민정수석은 실질적으로 검찰에 대한 영향력을 크게 행사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그 당사자가, 그 직을 유지한 채 검찰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국민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며 “최근 우리 사회 권력자들의 특권, 공직사회에 아직 남아 있는 부정과 부패를 보면서 이제 더 이상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사기관의 신설을 미뤄서는 안된다”며 야당이 공동 발의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에 힘을 실어줬다.

정 의장은 또한 정부의 사드 배치 강행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태도는 우리 주도의 북핵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정 의장은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떠나서 우리 내부에서의 소통이 전혀 없었다. 그로 인한 주변국과의 관계 또한 깊이 고려한 것 같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 의장은 “그런 과정이 생략되면서 국론은 분열되고 국민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며 “북한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응분의 제재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남북이 극단으로 치닫는 방식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재 때문에 무너진 나라는 없으며 제재는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일 순 없다는 내용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며 “제재는 수단이다. 때론 유용하지만 때론 위험한 수단이다. 중요한 것은 수단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지금 남북의 현실은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처럼 위태롭다”며 “우리 국민과 국회가 언제까지 남북한 정부가 벌이는 치킨게임(Chicken Game)의 관망자로 남아있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정 의장은 “한반도에서의 긴장고조는 동북아 지역 평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작은 것이라도 가능한 부분부터 대화해야 한다”며 “여야가 이 문제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새누리당 조원진 최고위원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문제 삼으며 항의를 하고 있다.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새누리당 조원진 최고위원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문제 삼으며 항의를 하고 있다.ⓒ뉴시스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 의장의 개회사에 대해 “야당의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 의원들은 항의 표시로 개회사를 듣던 중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후 새누리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일정 보이콧을 운운하며 정 의장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전쟁 선포”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의 온당한 사과와 후속조치 마련 안 되면 새누리당은 20대 국회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중립적인 위치에서 의사 진행해야 할 국회의장이 야당 당론을 대변하고 국회에서 얘기할 수 있나”라며 “국회의장은 야당 대변인인가”라고 소리 높였다.

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공수처에 대해 반대하는 내용을 뻔히 알면서 들으라는 듯이, 무시하는 듯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민의가 협치를 이루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인데 협치를 이루는 그 중심에 국회의장이 서야 하거늘 야당 대변인 역할밖에 못하는 국회의장을 어떻게 믿고 국회의사 일정을 맡기나”라고 비난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정 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 발의를 제안했다. 또 박대출 의원은 ‘제명’까지 거론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의장 개회사에 대한 향후 대응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누리당의 ‘보이콧’에 대해 “제가 오래 안 살았지만 별꼴을 다 본다”고 비판하며 “국회 운영 사상 유례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집권여당이 의장 발언을 문제 삼아 정기국회 일정을 보이콧 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오후 5까지 시간을 주겠다. 무한정 집권여당의 몽니를 지켜만 볼 수 없다”며 “5시까지 본회의장으로 들어오면 우리가 협조해서 남은 의안들을 정상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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