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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백남기 사건 핵심증거 은폐에 국회 위증까지
작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이 작성한 상황속보 18보에 ‘19시10분 SK빌딩 앞 버스정류장에서 70대 노인이 뇌진탕으로 바닥에 쓰러져 구급차로 호송 조치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작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이 작성한 상황속보 18보에 ‘19시10분 SK빌딩 앞 버스정류장에서 70대 노인이 뇌진탕으로 바닥에 쓰러져 구급차로 호송 조치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민중의소리

경찰이 “파기해 존재하지 않는다”던 민중총궐기 상황보고서(상황속보)를 <민중의소리>가 단독입수했다. 총 26보로 구성된 상황속보에는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부상을 당했고, 뇌출혈 증세로 치료 중”이라는 핵심증거가 담겨있다. 결국, 경찰이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의 증거가 담긴 문건을 은폐하려 한 것이다. 또 이철성 경찰청장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해당 문건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이는 위증으로 볼 수 있다. 증거 은폐와 위증은 모두 심각한 불법행위이다.

‘상황속보’란 각종 집회·시위 시에 현장 상황을 시간대별로 전파하기 위해 만든 경찰 내부 보고서로, 민중총궐기 당시 상황속보는 경찰청장, 경찰청 차장, 경비, 수사, 교통국 등에 전파됐다.

경찰은 어떻게 상황속보를 은폐했나?

작년 11월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이 작성한 상황속보 존재 유무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 때 불거졌다.

경찰은 국감 전까지 “민중총궐기 관련 상황속보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은 국감에서 경찰이 지난 5월 9일 법원에 상황속보를 제출한 사실을 공개했고, 이후 경찰은 6페이지 분량의 상황속보를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백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시간대 등의 핵심 상황속보가 빠져 있었다.

이후에도 이철성 경찰청장과 김정훈 서울경찰청장, 정창배 경찰청 정보국장 등은 출입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상황속보는 열람 후 파기가 원칙”이라며 “국회에 제출한 상황속보를 제외하고, 나머지 문건은 모두 파기했다”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관련 상황속보가 존재하고, 소송과정에서 활용되고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었다.

“파기됐다”던 상황속보에 담긴 진실
백남기 사건 핵심증거 은폐, 국회 위증까지

이철성 경찰청장(왼쪽)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이철성 경찰청장(왼쪽)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공개되지 않았던 민중총궐기 상황속보에는 백남기 농민 사건에 대한 핵심증거가 담겨 있었다. 해당 상황속보에는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부상을 당했고, 뇌출혈 증세로 산소호흡기를 차고 치료 중”이라는 사실이 기록돼 있다. ‘명확한 사망원인 규명’을 이유로 부검 집행을 밀어붙이고 있는 경찰이 처음부터 백 농민이 상해를 입은 경과를 명확히 파악·기록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경찰과 검찰이 백 농민의 부검 이유 중 하나로 내세운 ‘빨간 우비 타살 의혹’에 대한 내용은 당일 작성된 상황속보 어디에도 기록돼 있지 않았다. 경찰이 백남기 사건에 대한 핵심증거를 감추고 부검을 집행하기 위해 상황속보를 은폐하려 했다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철성 경찰청장의 국회 위증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찰청장은 지난 6일 안행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상황속보 열람 후 파기가 원칙”이라며 “민중총궐기 상황속보가 파기돼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결과 해당 상황속보 전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국회 위증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증언감정법 제14조에 따르면 국회 위증죄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하는 무거운 범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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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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