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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빨간우의’ 당사자 “11개월 동안 조사도 안 했으면서…백남기 사건 조작 중단하라”
지난해 민중총궐기 당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고 백남기 농민을 도우려던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본부의 조합원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빨간 우의’라고 낙인찍힌 이 조합원은 “살려고 거리로 나오셨던 백남기 농민이 국가권력에 생명을 잃었다는 것이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민중총궐기 당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고 백남기 농민을 도우려던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본부의 조합원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빨간 우의’라고 낙인찍힌 이 조합원은 “살려고 거리로 나오셨던 백남기 농민이 국가권력에 생명을 잃었다는 것이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김철수 기자

백남기 농민 물대포 피격 영상에 등장하는 이른바 ‘빨간우의’ 당사자가 기자회견을 열고 심경을 밝혔다.

40대 남성인 A씨는 “경찰이 지난해 12월 조사 당시 백남기 농민과 관련된 질문은 일체 하지 않았다”며 “지난 11개월 동안 경찰이나 검찰이 전혀 조사를 하지 않다가 (부검)영장에 언급하며 연기를 피우는 듯한 모습을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당시에는 백남기 농민에게 쏟아지는 물대포를 몸으로 막아야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넘어지면서 최루액에 뒤범벅되어 마치 화장을 한 듯 누워 있던 백남기 농민의 얼굴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은 19일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에 있는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일부 매체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A씨는 호남지역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공공운수노조 조합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12월 조사 당시 백남기 농민과 접촉이 있었던 정황들은 단 하나도 묻지 않았다.

A씨는 “지난해 12월 11일 서울시경의 대책반이 있었던 남대문서로 가서 4시간 조사를 받게 됐다. 받는 과정에서 담당 경찰들은 ‘자기들이 파견을 나와서 수 주간 각종 동영상을 돌려보면서 그걸 바탕으로 사진, 증거자료를 확보했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에게 민중총궐기 당시 빨간우의를 착용하고 있었는지를 확인한 뒤 증거자료 사진몇 장을 보여줬다. 경찰이 제시한 사진에는 A씨가 도로 위 집회 대열 앞에서 구호를 외치거나 살수 장비 설치를 막기 위해 밧줄을 잡아당기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A씨는 “경찰은 시작 전부터 끝까지 모든 자료를 가지고 있던 것으로 짐작이 된다”면서도 “ 단, 예상 밖으로 백남기 어르신과 관련된 (물대포에 쓰러진) 시간대 사진만 제시하지 않았고, 묻지도 않았다. 앞뒤 상황은 다 물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의 자료대로라면 저는 서울시경에서 부를 이유가 없는, 지역 경찰에서 조사를 해야 할 단순 참가자였다”면서 “(경찰) 수뇌부에 해당하는 서울시경으로 부른 이유는 (혐의를) 특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관련 내용은 묻지도 않고, 어떤 조치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조사를 마친 이후 경찰은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단 한번도 A씨에게 연락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민중총궐기 당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고 백남기 농민을 도우려던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본부의 조합원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빨간 우의’라고 낙인찍힌 이 조합원은 “살려고 거리로 나오셨던 백남기 농민이 국가권력에 생명을 잃었다는 것이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민중총궐기 당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고 백남기 농민을 도우려던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본부의 조합원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빨간 우의’라고 낙인찍힌 이 조합원은 “살려고 거리로 나오셨던 백남기 농민이 국가권력에 생명을 잃었다는 것이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김철수 기자

A씨는 논란이 된 가격설과 관련해 “당시 상황이 잘 기억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물대포에 등을 맞고 넘어지면서 손바닥으로 아스팔트 바닥을 버티면서 두 눈으로 직면했던 것은 눈을 감고 미동도 없는 백남기 어르신”이었다면서 “피를 흘리고 있었고, 최루액에 뒤범벅이 돼서 마치 덕지덕지 화장을 한 듯한 얼굴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당시 경찰의 물대포와 관련해 “수압이 저 한 사람 정도는 넘어뜨리기 충분할 정도였다. 앞으로 넘어질 수밖에 없었다”면서 “안 넘어지려고 버텨봤는데 그게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저한테 남아있는 그날의 잔상은 영상이 없으면 완벽히 기억하기 힘들 정도”라면서 ”제가 움직였던 부분은 경찰이 다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금 제 신상을 언론에는 밝히지 않겠지만 검경이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며 조사도 거부하지 않고 언제든 당당하게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정확히 백남기 농민에 대한 국가폭력 살인사건이다. 이 점에 주목해야한다”며 “명백한 진실에 대한 왜곡조작 중단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참석자의 입장 전문이다

먼저 국가폭력에 희생 되신 고 백남기 어른의 명복을 빕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난해 "빨간 우의"를 입고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석했던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000입니다. 현재 호남지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일베의 조작, 이를 받아쓴 최근 일부 언론의 왜곡보도, 그리고 백남기 농민의 국가폭력 사망과 관련된 국회 청문회에서 이것을 또 받아서 주장한 국회의원들이 있었습니다. 참담합니다. 국가폭력을 반성하기는 커녕, 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조작에 나서다니요.

영상은 이미 자세히 분석되고 보도되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날 경찰은 물대포를 계속 직사했습니다. 백남기 농민이 쓰러지셨습니다. 저는 쓰러진 분에게까지 계속 직사하는 상황에서 백남기 선생님을 안전한 장소로 옮기기 위해 달려갔습니다. 저와 함께 많은 분들이 달려갔지요. 경찰은 접근하는 이들에게도 계속 물대포를 직사하여 쓰러진 분을 살피기 위한 사람들의 접근을 방해했습니다.

백남기 어른에게 쏟아지는 경찰의 직사 물대포를 등으로 막으려했습니다. 그런데 제 등으로 쏟아지는 물대포는 성인인 저마저 순식간에 쓰러트릴 정도로 강해서 넘어졌습니다. 양손은 아스팔트를 짚었습니다. 주변에 있는 분들과 백남기 선생님을 물대포 각도가 잘 나오지 않는 길가로 겨우 옮겼습니다. 이후 저는 원래 대열로 다시 이동했습니다.

경찰이 모든 증거를 갖고 있을 것입니다. 저에게 경찰, 검찰이 조사하겠다고 하면 언제든지 응할 것입니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도 집회 참석과 관련된 사항 외에 저에게 백남기 어른과 관련된 사항은 묻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경찰 조사 당시, 제가 빨간 우의를 착용했다는 것도 경찰에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언론 등에 보도된 사진을 통해 저를 지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경찰도 제 신상을 알고 있다는 사실도 전해들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의혹을 키우다가 급기야 백남기 어른의 부검을 강행하기 위한 명분으로 영장에 '신원불상자'를 제시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합니다. 부검영장 신청에 혹여라도 조작된 "빨간우의" 의혹이 반영되어 있다면, 또 다른 비극을 막기위해서라도 그 영장은 당장 철회되어야합니다.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아니라 사건의 조작을 위해 가공된 그림을 맞추는 행태를 중단해야합니다.

이제까지 일베 등 일부의 주장은 너무나 엉터리라 굳이 대응하여 국가폭력 살인이라는 초점을 흐리기를 바라지 않아 침묵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국회의원까지 그런 주장까지 하고 보수언론이 왜곡하는 상황에서 나서서 입장을 밝히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보수언론과 일부 국회의원은 마치 짜고 치는 것처럼, 백남기 어른이 돌아가신 다음 말도 되지 않는 거짓 의혹을 대대적으로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제는 나서야겠다고 생각했고, 오늘 공공운수노조, 변호사와 협의를 거쳐 이렇게 입장을 밝힙니다. 다만, 제 아이와 가족과 충분한 협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제 신상을 언론에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물론 검경은 정확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조사도 거부하지 않습니다.

“빨간 우의”를 찾을 때가 아니라 누가 물대포를 쏘았는지, 명령했는지, 책임자, 살인자인지를 찾을 때입니다. 당일 물대포는 정확히 사람의 얼굴을 겨냥했고 쓰러진 백남기 어르신의 얼굴에 지속적으로 살수하는 범죄, 살인 행위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립니다.
최루액에 범벅이 되고 코피를 흘리는 백남기 어른의 얼굴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정확히 백남기 농민에 대한 국가폭력 살인사건입니다. 이 점에 주목해야합니다. 본질을 흐리기 위한 일부의 농간에 언론도 부화뇌동하지 말아주십시오. 무엇보다 백남기 농민께서 그날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외치신 내용이 핵심입니다. 농민이 살 수 있게 해달라는 말씀이셨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경찰폭력이었습니다. 이번 정부 하에서 저보다 억울한 국민들이 넘칩니다. 제가 아니라 그분들과 그 말씀을 보아주십시오. 제가 아니라 이 점을 봐주시길 바랍니다.

2016.10.19.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000 올림


박소영 기자

사건팀에서 취재하고 있습니다. 제보하실 사항이 있으신 분들은 a1vop@vop.co.kr로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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