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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항쟁 30주년, 명예회복 위해 서적 출간, 사진전 등 기념사업 펼친다
1986년 10월31일 경찰의 진압작전이 끝난 후 건국대 행정관 옥상에서 한 학생이 허탈한 듯 건물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는 모습
1986년 10월31일 경찰의 진압작전이 끝난 후 건국대 행정관 옥상에서 한 학생이 허탈한 듯 건물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는 모습ⓒ건국대학교 제공

지난 1986년 10월28일 건국대선 전국 26개 대학에서 모인 대학생들이 ‘전국반외세반독재애국학생투쟁연합’(애학투련) 결성식을 열었다. 이들은 반외세 반독재 구호를 외치며 전두환 정권을 규탄했다. 2천여 명의 학생들은 결성식을 강제로 진압하려는 경찰과 건국대에서 4일 동안 대치했다.

경찰과 대치하는 동안 정권은 언론을 동원해 학생들에게 ‘좌경용공분자’, ‘빨갱이’라는 낙인을 찍었다. 그리고 10월31일 경찰은 강제 진압을 통해 학생 1천500여명을 연행하고 1천288명을 구속했다. 그리고 검찰은 398명을 기소했다. 단일 사건으론 최다 구속, 최다 기소 사건이었다. 건대항쟁이라 불리는 이날의 투쟁은 1987년 6월항쟁을 이끌어낸 도화선이 됐다.

건대항쟁 4일째인 1986년 10월31일 건국대 건물에서 부상당한 학생이 경찰에 엎혀나오는 모습.
건대항쟁 4일째인 1986년 10월31일 건국대 건물에서 부상당한 학생이 경찰에 엎혀나오는 모습.ⓒ건국대학교 제공

그로부터 30년의 시간이 지났다. 건대항쟁이 민주화운동사에 있어 중요한 변곡점이었음은 너무나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씌어진 ‘공산혁명분자’, ‘빨갱이’라는 언론을 통해 찍혀진 낙인은 아직도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이들을 학교 건물로 몰아 점거 농성을 유도하는 등 철저하게 독재정권이 의도한 사건이었지만 진상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억울하게 구속된 이들의 명예와 건대항쟁 직후 당국에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분신한 경성대 진성일 열사, 당시 구속됐다가 고문을 받고 정신병에 걸려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신대 곽현정 열사 등 많은 이들의 한은 아직 완전하게 풀어지지 않았다.

건대항쟁 30주년 기념 사진전
건대학보사 기자들이 찍은 미공개 사진 공개

건국대학교 민주동문회 등이 중심이 돼 건대항쟁 30주년을 맞아 30주년을 맞아 ‘리멤버(REMEMBER) 10.28, 다시 민주주의’를 주제로 다양한 기념행사를 여는 등 명예회복을 위한 노력에 나섰다. 건대항쟁 30주년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건대항쟁 30주년 기념 사진전’과 얼마 전 10.28건대항쟁계승사업회가 기획 출판된 ‘학생운동, 1980- 10.28 건대항쟁을 중심으로’를 소개한다.

‘건대항쟁 30주년 기념 사진전’이 건대신문과 총학생회 주최로 오는 11월2일까지 건국대 학생회관 1, 2층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선 1986년 당시 건대신문 학보사 기자들이 촬영한 미공개 사진 35장이 전시된다.

건대신문은 “당시 탄압 등의 이유로 보도하지 못하고 지금껏 보관만 해뒀던 필름 사진을 공개한다”며 “독재정권에 저항했던 선배들의 정신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밝혔다.

1986년 10.28건대 항쟁 당시 시위 학생들이 건국대 중앙도서관 옥상 벽면에 '독재타도'라는 구호를 적어놓은 모습.
1986년 10.28건대 항쟁 당시 시위 학생들이 건국대 중앙도서관 옥상 벽면에 '독재타도'라는 구호를 적어놓은 모습.ⓒ건국대학교 제공

책 ‘학생운동, 1980- 10.28 건대항쟁을 중심으로’

“10·28 건대항쟁은 어떤 점에서 1980년대 학생운동의 아이콘과 같은 것이었다. 그 안에는 학생운동의 이념과 집단적 열정이 가장 확연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른바 학생운동, 운동권문화를 이야기할 때 10·28 건대항쟁은 1980년대 대학문화를 규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다.”

‘학생운동, 1980은 역사적인 건대항쟁 30주년을 기념하여 1980년대 학생운동을 학문적으로 조망하고 평가하기 위해 출판한 연구 서적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직간접적으로 학생운동 경험이 있거나 일부는 198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한 세대에 속하는 소장학자들이다. 적어도 현장과 완전히 동떨어져 학생운동을 문헌과 과거 자료로만 연구하는 사람들은 아니다. 이 책은 단순히 학생운동 내부의 시각에서 과거를 정리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지평에서 전문가적 안목으로 1980년대를 평가해보면서 학생운동의 성과와 한계를 객관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학생운동 1980
학생운동 1980ⓒ기타

한국의 정치 지형과 담론을 바꾼 1987년 6월 시민항쟁은 우연히 일어난 게 아니라 광주항쟁 학살정권 퇴진과 진상규명을 위해 끈질긴 투쟁의 불을 지핀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의 피의 희생으로 가능했다. 그리고 1980년대 학생운동은 새로운 과학적 이념과 대중운동으로 무장하면서 우리 사회의 민주화 역사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1980년 수많은 열사들의 희생과 죽음으로 중요한 민주화 이슈들이 살아 움직이는 역사로 각인되고, 민중들이 깨어나기 시작했으며, 소극적이던 정치권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6월항쟁 이후에는 노동자대투쟁과 시민운동이 활발해지면서 한국 사회의 변화를 주도했다.

이 책은 학생운동에 대해 이렇게 평가 한다. “1980년대 ‘운동에 의한 민주화’에서 가장 큰 역할을 담당했던 것은 분명 학생운동이었다. 대학생들의 선도적인 정치활동과 투쟁은 체계적인 국가폭력으로 정치 자체가 불가능한 조건에서 지속적으로 틈새를 만들어냈고, 강력한 군부독재에 균열을 일으키는 매개체였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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