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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봉준 투쟁단’에 주목하는 이유

“우리가 의를 들어 여기에 이름은 그 본의가 결단코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요 창생을 도탄에서 건지고 국가를 반석위에 두고자 함이며, 안으로는 탐학한 관리의 머리를 베고 밖으로는 횡포한 강적의 무리를 축멸코자 함이라” 백산에 봉기에 동학농민군의 격문이다.

전국여성농민회연합과 전국농민회 총연맹 소속회원들이 농기계를 몰고 서울로 진격하고 있다. 122년 전 척양척왜 보국안민의 기치를 든 동학농민군의 기세다. 이 투쟁이 현 시기 주목받는 이유는 투쟁단 이름에서 찾을 수 있다. ‘전봉준 투쟁단’. 촛불을 항쟁으로 승화시키겠다는 것이며 계급적 이해를 기반으로 민중권력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419혁명은 학생의거였으며 610항쟁은 학생과 중산층의 연대로 투쟁이 상승되었다. 한국현대사상 노동자 농민이 항쟁의 주도세력으로 나섰음을 선언한 것이다. 지난 70년간 저곡가 정책과 수입개방으로 희생만을 강요받아온 세월을 총결산하겠다는 공세적 투쟁이다. 그래서 주목한다.

이 항쟁의 발원시점이 11월 15일이었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큰 투쟁을 일구고 농민운동은 평상시와 같으면 한달 정도는 휴식기로 봐야 한다. 그러나 단 3일만에 전격적으로 항쟁의 첫삽을 뜬 것이다. 현장의 다소 느슨한 정세인식과 간부들의 대기주의를 일소했다. 전체 민주민족진영 및 시민사회 진영에 투쟁의 긴장감을 불어 넣기에 충분했다.

진주와 해남에서 동군과 서군의 이름으로 나누어 출발 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서울을 두 갈래 길로 포위한다는 의미다. 특히 현재 조성된 정세에서 부산과 대구경북의 민심 결집 어느 때 보다 중요한다. 사드문제로 대구경북 민심이 현정부에 싸늘하게 돌아선 지금 현 정권의 심장부랄 수 있는 지역에서 투쟁의 바람을 일으킨 것은 의미가 크다 하겠다.

전봉준 투쟁단은 투쟁 결의문에서 투쟁의 목표와 시대적 과제를 자주적 통일 국가 건설로 규정하고 있다. 현대 한국의 모든 적폐는 분단과 외속에 있으며 이것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민생도 민주도, 부역자 처벌도 불가능하다는 인식이다. 정권이 위기때 마다 써먹는 수법이 공안과 북풍, 안보논리였음은 분명하다. 통일국가 건설을 위해 투쟁하는 세력을 이적과 종북으로 낙인찍고 이들을 탄압했다. 한국사회 근본문제, 즉 자주를 내외 정책의 근간으로 천명한 세력에게 가해지는 정치적 테러가 자행되었다. 그 대표적 사례가 통합진보당 해산과 이석기 의원 구속이다. 한국현대사에서 자주가 항쟁의 주요 문제로 대두된 적은 일찍이 없었다. 전봉준 투쟁단은 자주가 변화의 근본문제임을 직시하고 있다.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로 항쟁의 신호탄이 올랐다. 백남기 농민이 잡았던 밧줄이 항쟁의 도화선이었다. 2016년 11월 12일 본격적인 항쟁이 시작됐다. 이 항쟁이 혁명으로 가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시민의 결집과 노동자 농민의 주도에 달려있다. 전봉준 투쟁단이 최선두에서 노동계급답게 민중권력과 자주적 통일국가 건설의 험로를 열 것으로 기대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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