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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당한 박근혜, 직무정지 직전 ‘세월호 방탄’ 민정수석 임명
2015년 2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설립준비단 제3차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이석태 위원장을 바라보는 조대환 부위원장
2015년 2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설립준비단 제3차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이석태 위원장을 바라보는 조대환 부위원장ⓒ양지웅 기자

9일 국회로부터 탄핵소추를 당한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정지 직전 '세월호 7시간 방탄' 인사를 단행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방해를 주도했던 인물을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최재경 민정수석의 사표를 수리하고 조대환 법무법인 하우림 대표변호사를 후임으로 임명했다. 앞서 최 수석은 지난달 22일 사표를 제출했으나 박 대통령은 수리를 보류해 왔다. 최 수석은 민정수석에 내정된 지 40일 만에, 사의를 표한 지 17일 만에 물러나게 됐다.

직무정지될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 자체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신임 민정수석이 조대환 변호사라는 점에 있다.

조 수석은 박근혜 정부로부터 강제 해산당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에서 부위원장(사무처장 겸임)을 지냈다. 새누리당 몫 특조위 상임위원이었던 그는 내부에서 '특조위 흔들기'를 주도해 문제가 됐다.

지난해 1월 '친박'(친박근혜) 핵심 김재원 당시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특조위를 겨냥해 "세금 도둑"이라고 비난했다. 또 그 근거가 되는 '괴문건'을 언론에 배포하기도 했다. 특조위 설립준비단에 파견됐던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작성한 '짜깁기' 문건이었다. 이 문건을 김 수석부대표에게 전달한 장본인이 바로 조대환 수석이었다.

조 수석은 지난해 중순에는 '특조위 해체'와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면서 '결근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조 수석는 그해 7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러한 전력의 인물을 박 대통령이 직무정지 직전 검찰 등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민정수석에 임명한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탄핵소추안에서 헌법 위배와 관련된 핵심 사안 중 하나가 '세월호 7시간'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방탄' 카드로 조 수석을 임명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가결된 뒤 국회 본청 앞에서 기뻐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가결된 뒤 국회 본청 앞에서 기뻐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탄핵소추안 표결에 앞서 청와대는 급작스럽게 '세월호 7시간'에 대한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는 황당 발언을 한 박 대통령은 구조 진행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해명자료를 통해 "구명조끼 부분을 부각시키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박근혜 탄핵’ 앞둔 청와대 “세월호 구명조끼 부각하며 ‘괴담’ 퍼뜨려”)

신임 민정수석 임명과 관련해 2014년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조 수석은) 특조위 부위원장 자격으로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유가족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했던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오늘 탄핵안은 세월호 유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처리됐다"며 "그런데도 버젓이 이런 인물을 청와대에 들였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렇게 할 수 있나"라고 질타했다.

한편, 조 수석은 과거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 출신이다. 또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에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법질서·사회안전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2008년에는 '삼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 특별검사팀에서 특검보도 지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7시3분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를 전달받았다. 이로써 박 대통령은 직무정지 상태가 됐다. 앞서 박 대통령은 오후 5시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특검의 수사에 차분하고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끝까지 버티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 처리된 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국무위원 간담회를 열었다.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 처리된 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국무위원 간담회를 열었다.ⓒ뉴시스

최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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