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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의 디지털道] 아프리카TV? 아직 안 망했어?

연재에 들어가며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고 있습니다. IT분야에도 희망이 생겼습니다.

새로운 한국 IT가 추구해야 할 것은 “창작자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기술과 플랫폼의 경쟁력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문학, 예술, 영상뿐만 아니라 아이디어, 디자인, 인터넷 서비스 등 독자성을 가진 콘텐츠를 만든 사람은 그 누구라도 창작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래의 IT와 플랫폼 그리고 유통망은 창작자를 보호함으로써 창의적인 콘텐츠를 활성화 시킬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합니다.

창의성을 최고의 가치로 평가하는 나라,
저작권이 존중되는 나라,
기술이 창작자 보호에 쓰이는 나라,
창작자가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는 합리적인 유통망을 가진 나라,
창작 행위만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나라,

그리하여 창작물이 끊임없이 출현하는 나라.

바로 “창작자의 나라”를 꿈꾸며 이 글을 씁니다.

아프리카TV? 아직 안 망했어?

아프리카TV에서 개인 방송을 하는 BJ(방송자키)들이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으로 일제히 떠나고 있습니다. BJ들이 방송 중에 업체 홍보를 통해 수익을 얻어 왔는데, 아프리카TV 측에서 이 수익을 분배하자고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BJ들의 불만이 폭발했기 때문입니다. 유튜브 등 해외 서비스들은 고화질 방송을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낮은 수수료를 제시하고 있는 반면, 아프리카TV는 아직도 저화질 서비스에 머물러 있으면서 갑질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라 BJ들의 탈출 러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프리카TV 사태가 불거진 이유를 업체의 갑질로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내부 속사정은 말할 수 없이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콘텐츠 창작자인 BJ, 콘텐츠 유통업자인 아프리카TV뿐만 아니라 인터넷 회선 제공자인 통신사 그리고 방송 시청자들까지 모두 엮여 있습니다. 물론 유튜브 등 해외 서비스 업체의 거센 국내 공략과 이에 맞선 통신사의 삽질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데 한몫을 했습니다.

아프리카TV 사태는 한국 인터넷 서비스가 어떻게 경쟁력을 상실해왔는지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좀 더 들여다보면 소비자인 여러분들이 인터넷 환경에서 어떤 사기를 당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의 통신사들이 약간의 이익을 얻기 위해 한국 IT 환경을 어떤 식으로 망가뜨리고 있는지도 깨닫는다면 이들을 IT계의 최순실이라고 불러도 전혀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저의 이런 결론이 사실인지 여러분 스스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배경 지식이 필요합니다.

강남스타일을 한국에서 서비스했다면?

가수 싸이 ‘강남스타일’ 유튜브 화면 캡처
가수 싸이 ‘강남스타일’ 유튜브 화면 캡처ⓒ유튜브

2012년 7월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이 인터넷을 강타했습니다. 유튜브에 올린 뮤직비디오가 갑자기 엄청난 화제가 되면서 단숨에 빌보드 차트 2위로 진입하는 메가 히트를 기록한 것입니다. 특이한 말춤과 아이러니한 영상 그리고 신나는 리듬이 조화를 이룬 뮤직비디오는 발표한 지 50일 만에 1억 조회수를 넘긴 후 유튜브 사상 최단기간 10억뷰를 달성했습니다. 2013년, 강남스타일이 뜻하지 않게 세계적인 유행이 되는 바람에 강제로 해외 진출을 당한 싸이는 뉴욕과 파리 등 전 세계를 돌며 말춤을 추어야 했습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강남스타일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1위를 놓친 적이 없으며, 유튜브 역사상 첫 20억 조회수를 넘긴 동영상이 되었고, 현재는 30억뷰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가히 전인류가 다 본 유일한 영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남 스타일 유튜브 조회수:연일 최고 기록을 갱신 중인 강남 스타일, 2017년에도 여전히 증가 속도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강남 스타일 유튜브 조회수:연일 최고 기록을 갱신 중인 강남 스타일, 2017년에도 여전히 증가 속도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김인성

유튜브를 서비스하고 있는 구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강남스타일을 발표한 지 6개월만에 12억 3천만뷰를 달성함으로써 유튜브는 800만 달러의 광고 매출을 얻었고 이 중 절반인 42억원을 싸이측에 지불했다고 합니다. 유튜브는 동영상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감당하고도 강남스타일 단 한 개의 영상으로 반년 만에 800만 달러의 수익을 얻은 것입니다.

이런 성공은 분명 축하해야 할 일이지만 싸이의 성공이 국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의 성공과 연계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실제로 강남스타일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서비스한 유튜브가 전세계를 상대로 한 동영상 유통망으로서의 지위가 더욱 견고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구글이 싸이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과 혜택을 줄 정도였으니까요. 만약 강남스타일의 인기가 국내 서비스에서 시작되었다면 지금쯤 우리나라에도 국제적인 동영상 서비스가 존재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가정도 가능합니다.

좀 더 심하게 말한다면 싸이 측이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리는 바람에 이런 수익을 외국 기업이 독식하게 만든 것도 실망스러울 뿐이란 의견도 가능합니다. 강남스타일 공식 뮤직비디오를 한국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 놓았다면 수익을 국내 기업들도 나누어 가질 수 있었을테니까요. 물론 한국 사이트에만 올렸다면 외국으로 퍼져나가는 전파 속도가 유튜브보다는 느렸을 수 있겠지만 강남스타일은 애초에 국제적인 인기를 기대하지 않았던 노래였으니까 별 문제가 안 되었을 겁니다.

어쨌든 인터넷은 열려 있으니 국내 사이트에 올렸어도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에 퍼지는 데는 문제가 없었을 겁니다. 이미 한류가 퍼져 있어서 강남스타일이 뜨기 전에도 국내 인터넷에 올라온 콘텐츠는 곧바로 전세계 한류 팬들이 찾아보고 있었으니까요. 어차피 강남스타일 뮤직 비디오가 재미있어서 인기를 끈 것이니까 어디에 올리든 결과는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이런 의견을 받아 들인다면 싸이는 강제로 국제적인 스타에 등극했으니 앞으로 가수 싸이가 만드는 공식 콘텐츠는 국내 서비스에 올리라고 요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강남스타일을 유튜브가 아닌 국내 사이트에 올렸다면

어쨌든 앞으로 나올 제 2, 제 3의 싸이를 놓치기 않기 위해서는 국내 인터넷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 국내 인터넷 환경이 어떤 상황이고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유튜브가 아닌 국내 사이트에 올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가수 측에서는 뮤직비디오를 올린 후 홍보에 주력하여 시청자를 늘리는데 집중하면 되겠지만 웹 사이트 입장에서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동영상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서버를 갖추어야 하고 동시에 많은 사용자가 접속하더라도 다운로드가 원활할 정도의 인터넷 속도도 보장해야 합니다. 물론 동영상에 삽입한 광고 수익으로 이 모든 비용을 해결하고 수익까지 내야 합니다. 국내 인터넷에서 이것이 가능할까요?

다른 부분은 제외하고 단순히 망 사용료만 생각해봐도 수익을 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2017년 1월 기준으로 유튜브에서 서비스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28억뷰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FHD( 1920x1080p) 품질의 뮤직 비디오 동영상은 용량이 110MB(메가 바이트=1,000,000바이트)가 넘습니다. 이보다 한 단계 낮은 HD(1280x720p) 품질의 동영상도 60MB가 넘습니다. 28억회를 모두 60MB 동영상만 다운로드 했다고 가정해도 총 다운로드 데이터 용량은 168PB(페타 바이트 = 168,000,000,000 메가 바이트)가 됩니다.

168페타 바이트를 4년 동안 다운로드했다면 초당 1,300MB 정도 속도로 다운로드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현재 국내 통신사들은 초당 100MB(각주:실제로는 1000기가비트(Gb)=1Gb라고 부르지만 용어 통일을 위해 MB로 환산함) 용량의 인터넷 전용회선을 사용할 때 한 달에 500만원에서 700만원 정도를 받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하면 뮤직 비디오 다운로드를 위한 인터넷 망 사용료는 매달 6500만원~9100만원 정도가 됩니다. 물론 여러 요인으로 인해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요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실제 망 사용료는 피크 타임의 최대 속도와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네트워크 서비스는 평균 데이터 속도보다 대역폭( 회선에 허용된 최대 속도) 즉 동시에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동시에 많은 사용자가 몰렸을 때 병목이 걸리지 않게 하려면 평균값인 1,300MB보다 훨씬 큰 속도가 필요합니다. 때문에 인터넷 서비스 업체는 하루 중에서 사용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사용할 전용회선의 대역폭을 결정합니다.

강남스타일이 화제가 되고 최고로 많은 사용자가 몰렸던 2012년 9월부터 10월 까지 46일 동안 5억뷰가 넘었습니다. 이 기간을 한정해서 전용회선 평균 속도를 계산해보면 7,500MB 정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이론적인 평균일 뿐 하루 중에도 몰리는 시간이 존재하고 이 때에는 네트워크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최소 두 배 이상의 속도를 확보하지 않으면 피크 타임에 병목이 걸려 원활한 서비스가 어렵습니다. 아마 강남스타일 다운로드 피크 타임에는 20,000MB이상의 속도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이 정도 대역폭의 회선 비용은 한 달에 10억원이 넘습니다. 즉 강남스타일을 한국에서 서비스했다면 12억5천뷰를 달성한 6개월동안 벌어들인 수익 800만 달러는 고스란히 전용회선 비용으로 나가게 됐을 것이란 뜻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현재 한국의 통신사는 국내 인터넷 망 사용료와 국제 인터넷 망 사용료를 분리해서 받습니다.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에 외국 사용자들이 많이 접속하면 국제망 요금이 발생하는데 이 요금은 국내 통신사가 국제망을 소유한 외국 통신사에게 지불해야 할 비용이 됩니다. 때문에 국내 통신사는 한국 인터넷 사이트에 외국 사용자가 과도하게 몰리지 않도록 강제로 속도 제한을 걸어 놓고 있습니다.

인터넷은 전 세계가 연결되어 있으므로 어느 나라 누구라도 한국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통신사는 한국의 인터넷 업체에게 인터넷 망 사용료를 받고 있으므로 전 세계 누구라도 한국 사이트에 원활하게 접속하도록 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통신사가 국제망에 속도 제한을 걸어 두었기 때문에 한국 인터넷 사이트는 외국에서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만약 강남스타일을 국내 서버에 두고 서비스했다면 제한적인 국제망 속도 때문에 싸이가 인기를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현재 국내 통신사들은 국내 인터넷과 국제 인터넷 대역폭 비율은 95:5 정도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업체가 100MB 대역폭의 전용회선을 사용하고 있다면 통신사는 이 업체에게 5MB 정도의 국제망 속도를 허용하는 것입니다. 만약 외국인 사용자가 많아서 이 이상의 속도가 필요하다면 국제망 사용료를 따로 내야 합니다. 국제망 사용료는 국내망 사용료의 10배에 달합니다.

따라서 국제망 사용료를 따져 볼 때 강남스타일을 국내에서 서비스했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국내 사용자 오천 만명이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10번씩 봤다고 해도 5억뷰에 불과합니다. 결국28억회의 조회수를 달성하려면 20억회 이상의 국제망을 통한 접속이 발생해야 하는 것입니다. 만약 외국의 인기를 얻기 위해 강남스타일을 서비스하는 사이트가 국제망을 마음껏 사용했다면 그 업체는 수익은 커녕 1000만 달러 이상의 망 사용료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한국은 이런 상황인데 어떻게 구글은 뮤직비디오를 올린 싸이측에게 수익까지 나누어 줄 수 있었을까요? 왜 국내 동영상 업체는 서비스가 인기를 얻을 수록 오히려 더 어려워지고 있을까요? 국내 업체는 고화질 서비스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서 애쓰고 있는데 어떻게 구글은 FHD 영상을 무제한으로 서비스할 뿐만 아니라 훨씬 용량이 큰 4K(3840x2160p), 8K(7680x4320p) 에다가 3D, VR 영상까지 허용하고 있을까요? 그 비밀은…(계속)

김인성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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