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특검이 삼성과 청와대 사이의 부정한 거래를 확인하고 있다. 삼성은 수백원의 재단출연금과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청와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도왔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뇌물을 주고받은 정황이 확인되고 있는데다 삼성그룹이 이와 관련한 사내자료를 폐기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인위적인 합병을 추진해 삼성 권력 승계를 마무리 지었다.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이 수천억원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찬성한 결과였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국민연금의 결정은 윗선의 지시가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시인했고 결국 특검은 문 전 장관을 구속했다. 남은 것은 청와대가 지시했는가 여부다.
특검은 2015년 7월 박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독대를 앞두고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와 삼성 측의 문화재단 후원 문제를 놓고 거래를 한 정황이 담긴 ‘대통령 말씀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작성한 이 말씀자료에는 “우리 정부 임기 안에 삼성의 후계 승계 문제가 해결되기 바란다” “삼성도 문화재단 후원에 적극 참여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대가 이뤄진 며칠 후 삼성은 정유라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220억원대 컨설팅 계약을 최순실이 세운 독일 법인 코레스포츠와 맺었다.
이 부당한 거래를 통해 명백한 이득을 챙긴 사람은 이재용 부회장이다. 참여연대는 이 부회장이 챙긴 부당이득 3조원을 몰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들의 피 같은 돈을 모아 만든 국민연금에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혀가면서 얻은 부당이득인데다 청와대와 측근에 뇌물을 주고 얻은 이익이다. 그가 직접 주지 않았다고 해도 포괄적 뇌물죄가 성립 가능하다. 이미 특검도 이를 염두에 두고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내 경영권과 지위를 이용해 증거인멸과 사실관계 조작에 나설 가능성은 농후하다. 삼성물산이 직원들에게 정보보호를 이유로 관련 자료 일체를 폐기토록 지시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 부회장에게 죄를 묻고 그를 구속하는 것은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수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그를 구속하지 못하고 단죄하지 못한다면 이번 박근혜 게이트 수사는 반쪽짜리가 될 것이다. 돈을 받은 권력자를 국민의 힘으로 끌어내릴 수 있어도 돈을 주고 권력을 주무른 재벌은 여전히 이 사회의 지배자로 남게 되는 것이다.
지금껏 검찰은 권력의 눈치도 보아왔지만 이른바 ‘삼성장학생’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삼성 일가에 대한 수사에 무능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특검은 권력의 눈치도, 삼성의 눈치도 보지 않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삼성공화국’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국민은 특검에 묻고 있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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