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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민보] “뭐라도 하자 언제는 안 힘들었냐” 비즈업 유병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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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업 사무실에 붙여진 사훈과 와신상담 리스트
비즈업 사무실에 붙여진 사훈과 와신상담 리스트ⓒ비즈업 제공

흔히 창업을 ‘마라톤’에 비유하곤 한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동일 선상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여기 조금 뒤떨어진 출발선에서 창업을 시작한 ‘스타트업’ 선수가 있다. 창업자와 자영업자를 위한 인터넷 미디어 ‘비즈업(B’Z UP)’ 대표 유병온(38)씨다.

그를 만나기 위해 지난 5일 저녁 8시 서울 용산구에 있는 창업보육센터로 찾아갔다. 그는 이곳을 ‘인간 닭장’이라고 불렀으나 창업의 ‘인큐베이터’ 같은 공간이었다. 유병온씨와 세 명의 팀원, 다른 회사 사람들이 6평 남짓한 사무실을 함께 나눠 쓰고 있다.

그곳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흰 벽에 착착 달라 붙어있는 포스트잇과 종이들. 특히 사무실 가운데 “뭐라도 하자 언제는 안 힘들었냐”라고 적힌 종이였다. 그는 안경 너머 반짝이는 눈으로 사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회사를 운영하는 것도 그렇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도 가치관과 철학이 있어야 행동이 분명해지니까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끊임없는 시도거든요. 실패하든 성공하든. 그리고 뭐라도 하면 피곤한 일이니까요.”

비즈업 유병온 대표는 회계업무를 대신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정재학(47) 회계사, 한국 상품을 외국 소비자들에게 배송하는 서비스인 코리아 큐레이트 대표,  삼성전자에서 나와 개집을 디자인해 만드는 하울팟 임동률(31)씨와 안중근(32)씨 등을 인터뷰를 했다.
비즈업 유병온 대표는 회계업무를 대신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정재학(47) 회계사, 한국 상품을 외국 소비자들에게 배송하는 서비스인 코리아 큐레이트 대표, 삼성전자에서 나와 개집을 디자인해 만드는 하울팟 임동률(31)씨와 안중근(32)씨 등을 인터뷰를 했다.ⓒ비즈업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일 이야기를 다룹니다”

‘비즈업’은 창업과 자영업을 주제로 디지털적인 방식들을 활용해서 독자들에게 이와 관련한 정보를 전달하는 언론 미디어다. 비즈업은 발달장애인과 함께 텃밭 가꾸는 사회적 벤처기업에서 여성들을 위한 성인용품을 제공하는 여성 창업자, 시장 골목에서 채소를 파는 청년들의 이야기까지, 더 나은 아이디어와 서비스를 가진 창업자와 자영업자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기사와 영상에 담아냈다.

“비즈업의 첫 번째 캐치프레이즈는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일 이야기를 다룹니다’에요. 기성 언론은 유명인사들과 권력자들의 이야기를 어마어마한 의미가 있는 것처럼 일면에 대대적으로 쓰고 그랬다면, 저희는 오히려 보통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부분들을 찾아서 쓰고 발굴하고 그럼으로써 다른 보통사람들한테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영감을 주려고 해요.”

비즈업이 만나본 창업자와 자영업자들이 일명 ‘금수저’인 부유한 이들은 아니었으며 자신 또한 그랬다. “아버지는 5일장에서 생선을 파시고, 어머니는 1인 미용실을 운영하시면서 열심히 사세요. 저에게 부모님이 물려주신 것은 많습니다. 창업이라는 마라톤을 뛰어가는 데 있어서 힘에 부치고 쉬고 싶을 때 돌파할 수 있는 유전자(DNA)를 제공해줬다는 측면에서 이것은 약점은 아니죠.”

창업자가 창업자와 자영업자를 위한 언론을 만든 것이 독특했다. 그는 창업과 자영업 시장이 상대적으로 경쟁하기 수월한 블루오션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언론들의 수익모델이 대부분 대기업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이 시장을 별로 주목하지 않거든요. 우리 같은 조그마한 기업들은 여기에 진입해서 상대적으로 부각을 받을 수도 있고, 이것을 통해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것이죠.”

유병온 비즈업 대표가 5일 오후 8시 서울 용산구 있는 창업보육센터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나눴다.
유병온 비즈업 대표가 5일 오후 8시 서울 용산구 있는 창업보육센터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나눴다.ⓒ비즈업

2016년 4월 16일, 비즈업 창립일

그는 경제지 8년 차 기자였다. 그가 회사를 나와야겠다고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건 ‘세월호 참사’ 때문이다.

“그 당시에 기자가 무기력하고 무능력 해졌다는 것을 느꼈어요. 거기에 저도 너무 큰 일조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기자를 바라보는 프레임 두 개가 생겼죠. ‘요즘은 개나 소나 기자 하지’라고 기자가 능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해요. 또 하나는 ‘기레기’, 쓰레기랑 동급으로 취급하면서 기자는 비도덕적이라고 말하죠.”

하지만 그가 만나온 기자들은 조금 더 좋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열망을 직업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는 기자 개인의 윤리와 도덕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봤다.

“언론조직의 비즈니스 모델의 후진성, 구체적으로는 돈이 나올 곳을 까는 조폭식 영업 방식, 빨아주는 안마 방식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사업 모델을 벗어나지 못하면 기자는 ‘기레기’라고 불리는 현실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이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의 조직에서 바꿀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게 제 판단이었죠.”

그는 2016년 2월 말 퇴직금과 만기가 다가오는 적금 통장을 들고 무작정 회사를 나왔다. 그는 돈이 소진될 때까지 유의미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못한다면 장렬하게 전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플랜Z, 계획의 시작이자 끝을 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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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업 제공

“올해는 목표를 세우지 않았습니다”

창업한 지 1년이 채 안 된 그는 아직 바람직한 수익모델을 찾아가는 중이다. 비즈업은 네이티브 광고 기사와 동영상 콘텐츠로 돈을 벌고 있다.

“네이티브 광고 모델은 광고 같지 않은 기사 광고, 기사처럼 보여지는 광고에요. 나머지 부분은 영상 제작에서 벌고 있어요. 영상미는 좀 떨어질 수 있는데 스토리 텔링은 잘한다는 평가를 받아서 시장에서 스토리텔링을 가미된 영상을 필요로 하는 업체들로부터 영상 제작 의뢰가 들어오는 경우가 있어요.”

꿈꿔온 이상과 피부로 느끼는 현실은 달랐다. “다이어트 중 최고는 창업 다이어트”라고 말하는 그는 몇 달 사이에 5kg이 쏙 빠졌다. 그가 당장 쓸 수 있는 돈이 통장에 14원이 찍혔을 때의 기분이란? 경제적인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또 실패에 개인적인 두려움보다 나와 함께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은 커졌다.

그럴수록 그는 밑창이 닳은 운동화 끈을 조여 묶고 사람들을 만나 아이디어를 얻고 팀원들과 함께 시도했다. 다행히 몇 달간은 쓰는 돈보다 버는 돈이 많았지만, 이 역시 앞으로 계속 그럴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고 ‘돈이나 벌자’ 하고 모든 가치를 버릴 수는 없었다.

그는 새해마다 목표를 세웠지만, 올해만큼은 목표를 세우지 않았던 유일한 해였다고 말했다. 왜냐면 너무 확실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언론 문제는 바람직한 비즈니스 모델의 부재에요. 저는 새로운 언론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거예요. 궁극적으로는 욕 안 얻어먹는 미디어 그러면서도 기자들에게 정당한 대우를 해줄 수 있는 종합미디어를 만드는 게 저의 아주 큰 목표입니다.”

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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