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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의 Digital 道] 누가 아프리카TV를 ‘별창’으로 만들었는가? (3/4)

아프리카TV를 조사해보면 여러가지 기이한 문제에 부딪힙니다. 유튜브 등 외국 동영상 서비스가 세를 넓히는 동안 그나마 한국 시장을 선방한 것은 아프리카TV가 유일합니다. 살인적인 망 사용료와 통신사의 견제, 액티브엑스 프로그램과 그리드 전송으로 인한 사용자의 원성 등 IT 내적인 요인과 실명제 실시, 음란물 단속, 정치적인 탄압 등 IT외적인 요인으로 한국의 동영상 업체가 차례로 쓰러졌지만 아프리카TV만은 꿋꿋하게 버텨왔습니다.

음악 방송으로 시작한 초기 인터넷 방송이 네트워크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영상 위주의 방송으로 발전했습니다. 2000년대 후반 UCC의 유행으로 사용자가 직접 방송을 만드는 인터넷 개인 방송이 대중화됩니다. 물론 개인 방송 서비스 분야에서도 판도라TV 등 한국 업체들이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여러 동영상 업체가 다양한 수익 모델을 개발했는데 그 중 아프리카TV는 별풍선이란 기부 방식을 도입하여 개인 방송 서비스가 견고한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별풍선은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BJ(방송 자키)에게 주는 선물로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콘텐츠 유료화를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별풍선은 또 BJ의 수익을 증대시켜 개인 방송을 안정적인 직업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BJ들이 방송에 전념함으로써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었고 이는 다시 수익 증대와 개인 방송의 인기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왔습니다.

별풍선:방송 중에 한 개에 110원 정도하는 별풍선을 선물하는 시청자에게 BJ가 감사 표시를 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한 번에 선물하는 별풍선 개수가 늘어났고 경쟁이 붙어 한 번에 몇 천만원에 달하는 별풍선을 쏘기도 합니다.
별풍선:방송 중에 한 개에 110원 정도하는 별풍선을 선물하는 시청자에게 BJ가 감사 표시를 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한 번에 선물하는 별풍선 개수가 늘어났고 경쟁이 붙어 한 번에 몇 천만원에 달하는 별풍선을 쏘기도 합니다.ⓒ아프리카TV

월 1억 이상의 고수익 BJ도 탄생할 수 있었던 것도 별풍선을 매개로 BJ와 시청자가 적극적으로 소통한 덕분이었습니다. 방송 시청자에게는 재미와 소통의 즐거움을, BJ에게는 인기와 수익을, 플랫폼을 제공하는 아프리카TV에게는 매출액 증가를 가능하게 해주었기 때문에 별풍선에 기반한 인터넷 개인 방송의 미래는 밝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고 앞으로도 수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터넷 개인 방송과 표현의 자유

대규모 시청자에게 동일한 내용을 일정 시간에 강제적으로 송출하는 매스미디어와 달리 개인 방송은 사용자가 원하는 내용을 원하는 시간에 스스로 찾아서 보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개인 방송 시장이 성장하려면 한 개의 개인 방송이 대규모 시청자를 확보하는 방식보다는 다양한 방면에서 고유한 주제를 방송하는 BJ들이 많아지도록 만드는 것이 더 나은 선택입니다. 개인 방송이 더 많은 시청자와 더 넓은 시장을 확보하려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개인 방송 영역에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음성 파일을 다운로드 받는 팟캐스트는 어느 정도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지만 영상 위주의 개인 방송은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개인 방송 초기부터 끊임없이 방송의 선정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고 방송 중에 도를 넘은 음란 행위를 한 BJ들은 단속되기도 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개인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가 집중 단속을 당해 아예 음란물 자체가 실종된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수요는 넘쳐나서 여전히 선정적인 방송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현행 법에 저촉되는 부분은 단속을 해야겠지만 강력한 검열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해외 서비스로 디지털 망명을 하게 만들어 한국 인터넷 방송 플랫폼의 국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국내 기준의 적용은 해외 진출도 어렵게 만듭니다. 아프리카TV는 아시아와 미국 지역에 현지화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인터넷 인프라를 빌려서 일본인 BJ들이 일본인을 시청자로 하는 방송을 송출하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 BJ가 혐한 발언을 할 경우 아프리카TV가 비난을 받게 됩니다. 아프리카TV가 국제적인 플랫폼으로 발전하려면 각국에서 이루어지는 방송 내용은 그 나라의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하겠지만 국민 정서상 쉽지 않은 일로 보입니다.

정치적인 탄압도 있었습니다. 이명박 정권 시기 BJ들 중에서 광우병 촛불 집회를 생중계하자 우연찮게 검찰이 아프리카TV 문용식 대표를 저작권법 위반으로 기소했습니다. 이 사건은 개인 방송의 사회 참여 활동을 제한하기 위한 목적으로 플랫폼 운영 업체를 탄압한 것이란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을 한 유명 정치 BJ인 망치 부인에 대해 국정원 직원이 좌익효수란 아이디로 테러에 가까운 댓글로 괴롭힌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는 권력집단이 개인 방송 활동을 합법적인 방법으로 막지 못하면 불법적인 방법까지 동원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사례입니다.

사실 한국에서 국제적인 콘텐츠 사업을 한다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문화에 대한 검열과 블랙리스트가 존재하고, 아직도 성적 표현이 자유롭지 못하며, 소재에 심각한 제한을 받고 있으니까요. 정치적 목적으로 간섭이 심하고, 수시로 수사 기관이 서비스 내용을 문제 삼으며, 권력자들이 불법적인 방법까지 동원하여 불편한 방송을 틀어막으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중국 인터넷 서비스를 불신하듯 촌스러운 한국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할 외국인도 많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시작한 카톡이 국내용으로 그쳤지만 일본에서 시작한 네이버의 라인 메신저가 아시아를 평정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 받는 상황에서는 결국 게임 일부 인기 있는 분야나 등 사회성을 제거한 상태의 엽기적이고 자극적인 방송만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플랫폼과 개인 방송인과의 마찰

방송의 자율성이 침해 받아 성장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BJ들의 수입원도 다양화하기 어려웠습니다. 개인 방송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란 이미지가 쌓이는 바람에 기업들의 광고 수요도 확대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개인 브랜드화에 성공하여 기업들과 제휴가 가능한 몇 몇 인기 BJ를 제외한 나머지 BJ들은 별풍선에 대한 의존성이 심화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들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방송 중에 별풍선을 강요하거나, 기부자만 우대하고 기부 안하는 사용자를 거지 취급하며 차별하기도 했습니다. 급기야는 방송 중 수 천 만원 이상의 별풍선을 받는 대신 오프라인에서 은밀한 만남을 제안하는 단계까지 가고 말았습니다.

아프리카TV도 수익 창출을 위해 BJ들의 수익에 대해 분배를 요구했습니다. 인기 BJ들은 방송 중에 상품을 홍보해주고 추가 수익을 얻고 있었는데 아프리카TV는 이런 상업 방송에 대해서 추가적인 수익 분배를 요구했습니다.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서는 방송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제공했기 때문에 그 위에서 BJ가 창출한 부가가치에 대해서는 일정 정도 분배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BJ들과 마찰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이용자가 수익을 내든 손해를 보든 상관 없이 일정 비율의 사용료를 받는 사업 모델을 운영해야 합니다. 만약 그 플랫폼 위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에 대해 욕심을 내면서 문제가 생깁니다. 이것은 도로공사가 트럭에 실린 물건의 부가가치에 따라 통행료에 차등을 두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같은 무게라도 금보다 비싼 메모리를 싣고 가는 트럭은 쌀을 싣고 가는 트럭보다 3배의 요금을 더 내라고 하면 누가 용납할까요? 하지만 통신사를 포함한 모든 플랫폼 업체들은 이런 욕심을 내기 마련입니다. 아프리카TV의 인기 BJ들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면서 발생한 추가 수익에 대해서도 이런 문제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환경이 바꼈습니다. 개인 인터넷 방송의 유용함을 알게 된 외국 기업들이 고화질, 고품질을 무기로 BJ들에게 낮은 수수료를 약속하며 국내 시장에 침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프리카TV의 과금 정책에 불만이 많았던 인기 BJ들부터 유튜브와 트위치 등 외국 방송 플랫폼으로 이탈하기 시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TV는 여태까지 수 많은 난관을 견뎌왔지만 최근에 겪고 있는 외국 기업의 공격과 BJ의 이탈보다 더 큰 위기는 없었습니다. BJ들의 이탈은 아프리카TV가 자초한 것이지만 원인을 따져보면 아프리카TV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아프리카TV 매출 자료:아프리카 TV의 투자 참고 자료의 비용 구조 부분. 오른쪽 빨간색 부분이 2016년 3분기 내용입니다.
아프리카TV 매출 자료:아프리카 TV의 투자 참고 자료의 비용 구조 부분. 오른쪽 빨간색 부분이 2016년 3분기 내용입니다.ⓒ김인성

별창으로 전락한 한국 동영상 업체

2016년 3분기 아프리카TV의 분기당 매출액(영업수익)은 203억원입니다. 이 중 망 사용료는 12.5억원으로 매출액의 6.2%에 해당합니다. 아프리카TV 측은 이 비용이 그리드 전송 방식을 사용하여 망 사용 부담을 최대한 떨어뜨렸기 때문에 가능한 금액이라고 확인해 주었습니다.(그리드 전송 방식은 동영상 시청자의 컴퓨터를 중간 서버로 활용하여 업체의 망 사용료를 떨어뜨리는 기술입니다. 이전 컬럼 참조)

외국 동영상 기업들은 그리드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므로 만약 아프리카TV가 그리드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망 사용료가 얼마가 나올 것인지 알아보았는데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만약 지금 당장 그리드를 제거한다면 망 사용료는 영업 수익 전체인 200억원을 초과한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아프리카TV는 그나마 데이터 전송량이 많은 업체라 망 사용료가 100MB당 400만원 이하로 국내 기업들 중에서 비싸지 않은 편임을 감안해도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프리카TV 측의 요청으로 망 사용료 단가와 정확한 수치는 밝히지 않습니다)

이것은 대단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아프리카TV는 다른 동영상 업체와 달리 매출의 70% 이상을 사용자의 기부에서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국내 동영상 서비스 업체가 망하지 않고 버티려면 사용자 컴퓨터를 중간 서버로 활용하여 망 사용 비용을 줄이는 한편, 사용자의 기부로 매출의 대부분을 충당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외국 기업과 달리 각종 탄압과 검열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적인 비용은 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동영상 업체는 음란하고 선정적인 리액션으로 별풍선을 유도하는 별창과 같이, 이중, 삼중으로 사용자 괴롭혀야 겨우 생존할 수 있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운영도 더 이상 계속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고해상도, 고화질 영상 제공을 무기로 외국 기업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고 있고, 국내 동영상 업체의 운영에 불만을 품은 BJ들이 대거 외국 기업으로 이탈하고 있으니까요. 외국 동영상 기업들은 대규모 방송 인프라를 구축했기 때문에 더 많은 동시 접속자 수를 감당할 수 있어 아프리카TV에서 이탈한 BJ 들이 더 많은 시청자를 확보함으로써 이전에 따른 수익 하락을 단기간에 회복하고 더 많은 평균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외국 개인 방송에서 수익을 얻는 방법을 따져봤을 때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외국 동영상 플랫폼은 별풍선 없이 방송에 삽입된 광고만으로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게 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더 이상 BJ들은 별풍선을 유도하지 않아도 되고, 별풍선을 받고 리액션을 하느라 방송 흐름을 끊지 않아도 됩니다. 사용자들도 별풍선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차별 받지 않고 편안하게 방송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사용자가 BJ를 후원하는 방식도 도입되고 있으나 업체가 가져가는 비율은 아프리카TV에 비해 훨씬 작습니다. 이런 이유로 외국 개인 방송 플랫폼이 BJ와 시청자 모두가 선호하는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는 중입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아프리카TV는 고품질 방송을 약속하고, BJ에게 요구하는 수익 분배 비율을 낮게 책정하는 등 BJ와 사용자 이탈을 막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것들은 모두 수익 감소와 비용 증가로 직결되므로 시간이 갈수록 경쟁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당장 고화질 방송을 실시하면 데이터양이 몇 배나 증가하는데 그 만큼 망 사용 비용 부담이 늘어나게 되니까요. 고화질 전환 비용을 떨어뜨리려면 더 많은 데이터를 그리드로 해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드가 사용자들 컴퓨터에 더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아프리카TV의 이미지가 더욱 더 나빠지게 될 것이 뻔한데 이것도 결국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이해할 수 없는 부분과 만납니다. 유튜브 등 해외 동영상 업체는 어떻게 별풍선 없이 고화질, 고품질 영상을 접속자 수 무제한으로 서비스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BJ들이 상업 방송을 해도 수익 분배를 요구하지 않으며, 방송을 방해 하지 않는 수준의 자체 광고만으로 수익을 내고, 광고 수익을 BJ에게 분배까지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어떻게 외국 동영상 업체가 한국 인터넷을 쓰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에서도 이런 원칙을 지켜낼 수 있는 것일까요? 같은 한국 인터넷을 쓰는 한국 기업은 망 사용료 부담에 허덕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자에게 구걸까지 해도 경쟁력이 약화되기만 하는데 외국 동영상 업체는 무슨 이유로 이렇게 승승장구할 수 있는 것일까요? 정말 기이하지 않습니까?(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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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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