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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오규원 시인 10주기 특별전 ‘봄은 자유다 마음대로 뛰어라’
오규원 시인 10주기 특별전 ‘봄은 자유다 마음대로 뛰어라’
오규원 시인 10주기 특별전 ‘봄은 자유다 마음대로 뛰어라’ⓒ기타

“한적한 오후다
불타는 오후다
더 잃을 것이 없는 오후다

나는 나무속에서 자본다”

지난 2007년 2월2일 세상을 떠난 오규원 시인이 병상에 누워 마지막으로 남긴 시다. 펜을 들 힘조차 없었던 오규원 시인은 세상을 떠나기 열흘 전 제자인 이원 시인의 손바닥에 손가락을 꾹꾹 눌러 마지막 시를 세상을 향해 남겼다. 그리고 세상을 떠난 오 시인은 강화도 정족산 기슭 소나무 아래 한줌의 재로 뿌려졌다.

죽는 순간까지도 시를 놓지 않았고, 그렇게 자신의 시구처럼 더 잃을 것 없는 오후에 나무속에서 잠이 들어버린 오 시인이 우리의 곁을 떠난 지 10년이 지났다. 그는 한국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시인이었고,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서 1982년부터 2002년까지 시를 가르친 선생이었다. 그에게 배운 제자들은 신경숙, 함민복, 하성란, 천운영, 강영숙, 박형준, 백민석, 장석남, 윤성희, 마르시아스 심, 박상우, 이병률, 황인숙, 조경란 등 지금 한국 문단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시인과 소설가들이다.

고 오규원 시인
고 오규원 시인ⓒ뉴시스

오 시인의 열정과 사랑을 기억하는 제자들은 추모제와 모교에 시비를 만들어 오 시인을 추모했고, 10주년을 앞두고는 ‘오규원 10주기 준비위원회’를 꾸려 여러 행사를 준비해왔다. 오 시인 10주기를 맞아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들이 모여 오규원 10주기 특별전 ‘봄은 자유다 마음대로 뛰어라’를 열었다. 이번 특별전은 1월 31일부터 2월 26일까지 서울 종로 청운동 사진위주 류가헌 전시 1, 2관에서 열린다.

특별전은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열린다. 하나는 오규원 시인이 직접 찍은 미공개 사진들이 처음 선보이는 사진전 <무릉의 저녁>. 오 시인은 나빠진 건강을 위해 90년대 중반,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무릉에 4년 여 동안 머물렀다. 그 시기 동안 무릉과 설악의 풍경들을 35밀리 컬러 슬라이드필름으로 남겼다. 시인이 ‘사진’이라는 시각언어를 빌어서 쓴 또 다른 시편이다. 현시대와 삶에 대한 다큐멘트로서의 사진을 중시해 온 사진집전문출판사 눈빛에서 1천 여 컷에 달하는 그 사진들을 모두고 간추려 10주기 추모헌정사진집 ‘무릉의 저녁’으로 묶었고, 책의 발행과 함께 전시로 선보인다.

또 오 시인이 직접 고른 19장의 사진과 산문으로 이루어진 미출간 ‘포토에세이’ 가 사진과 함께 전시된다. 시인이 직접 사진을 찍고 산문 형식의 글로 남긴 포토에세이 19편에는 시인이 평소 주창해온 ‘날(生)이미지시’의 이론과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시인의 책상 위에서 손길에 견 사전들과 새를 관찰할 때 사용하던 작은 망원경, 건강이 안좋아지면서 펜 대신 시를 쓰는 도구가 되어 준 휴대전화 등 여러 유품들도 전시되며, 전시 기간 동안엔 김혜순, 장석남, 최정례, 함민복 등 오규원의 정신에 닿아있는 시인들을 통해 그의 시론과 그 현재성을 듣는 릴레이 강연 ‘현대시작법 풀어보기:시, 어떻게 쓰고 읽을 것인가’가 이어진다. 이 밖에도 10주기 기념시집에 참여한 젊은 시인들의 시 낭독회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어 있다.

고 오규원 시인이 직접 찍은 사진
고 오규원 시인이 직접 찍은 사진ⓒ고 오규원 시인

오 시인은 시집『분명한 사건』(1971)을 시작으로『순례』(1973), 『왕자가 아닌 한 아이에게』(1978), 『이 땅에 씌어지는 서정시』(1981), 『가끔은 주목받는 生이고 싶다』(1987), 『사랑의 감옥』(1991),『길, 골목, 호텔 그리고 강물소리』(1995), 『토마토는 붉다 아니 달콤하다』(1999), 『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2005) 그리고 유고시집 『두두』(2008)에 이르기까지 우리 현대문학사에 중요한 족적을 남겼다. 아울러 대학에서 시를 강의하고 시론집 『현실과 극기』(1976) 『언어와 삶』(1983) 『날이미지와 시』(2005) 시 창작이론서 『현대시작법』(1990) 등을 발표하는 등 이론가로서도 주목받았다.

오규원 시인 10주기 관련 주요 내용 및 행사

∎ ‘날이미지시’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긴 오규원의 미공개 사진, 첫 공개.
∎ “날(生)이미지로 쓴 짧은 시”, 그 기록인 사진집 <무릉의 저녁> 출간
∎ 오규원 시인이 직접 고른 19장의 사진과 산문으로 이루어진 미출간 ‘포토에세이’ 공개.
∎ 오규원의 ‘현대시작법’으로 풀어보기:시, 어떻게 읽고 쓸 것인가.
오규원의 정신에 닿아 있는 시인들의 릴레이 강연.
∎ 첫 시집 <분명한 사건> 복간(문학과지성사, R시리즈):오랜 친구 김병익 문학평론가가 새롭게 쓴 발문 수록.
∎ 48인의 시인들이 쓴 오규원10주기 기념 시집 <노점의 빈 의자를 시라고 하면 안 되나>
∎ <해방의 이미지와 날(生)이미지:오규원 시의 현재적 의미> 단행본 출간 및 심포지엄 개최(11월 예정)

∎2.2. 오후 1시 30분-5시 30분
강화도 전등사 시목(詩木) 참배(시목 참배 외 모든 행사는 류가헌에서 진행됩니다)

∎2.2. 6시 30분-8시 30분. 기일행사.
<오규원 시인을 만나는 밤>

∎2.8~2.26.
<오규원의 ‘현대시작법’으로 풀어보기:시, 어떻게 읽고 쓸 것인가>
4회. 6만원(현대시작법 증정)
김혜순. 2.8 수. 저녁 7-8시30분. <오규원의 현대시작법으로 시작합니다>
장석남. 2.15 수. 7-8시30분. <소박한 시간과 시>
함민복. 2.22 수. 7-8시30분. <생각의 길, 은유에 대하여>
최정례. 2.26 일 4-5시30분. <묘사를 통한 감정의 노출과 감정의 억제>

∎2. 18. 토. 낮 2-4시
동문모임:오늘과 아침
예대 문예창작과 동문들이 모여 시인 오규원의 시도 읽고 선생님 오규원에 대한 기억도 나누는 시간.

∎2.23. 목. 저녁 7-9시
젊은 오규원들의 시 읽기:노점의 빈 의자를 시라고 하면 안 되나
10주기 기념 시집에 참여한 48인의 시인들 중, 최근 몇 년 사이 데뷔한 신인들의 낭독회. 1만원(한정판 기념시집 증정)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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