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촛불 분노 증폭, 청와대·헌재 지나 ‘서초동’ 번지나
촛불집회 (자료 사진)
촛불집회 (자료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법원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청구를 기각하자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감소 추세를 보이던 주말 촛불집회에는 더 많은 국민들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서 헌법재판소로 확대된 촛불이 서초동 법원까지 번지게 될 지 주목된다. 온라인에선 “서초동 법원 앞에서 촛불집회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호응을 얻고 있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들 잇단 "유감" 표명
학계, 법조계도 영장 기각 비판 목소리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이 정의를 외면하고 또다시 재벌 권력의 힘 앞에 굴복했다”며 “대한민국이 재벌공화국임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부패에 관대한 나라의 경제가 잘된 예가 없다”고 질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SNS를 통해 “‘법률적 다툼 여지가 있다’는 법원의 이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 사유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유전무죄, 무전유죄’ 사회에서 정의가 바로 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한국불교지도자 신년하례법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결정”이라며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민심과 동떨어진 결정이어서 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이정렬 전 부장판사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법원이) 주권자의 명령에 대해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 것”이라며 “너무 비겁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법원의 기각 사유가) 쉽게 말하면 박근혜 대통령을 조사한 다음에 다시 청구하라는 소리”라며 “그러나 이번 사건은 통상적인 사건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부회장이 불구속 상태에 있으면 삼성의 조직적 힘이 작동하면서 실체적 진실이 은폐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특검에 구속영장 재청구를 요구했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서초동 촛불' 현실화 할까
주최측 "아직 계획 없어"

구속영장 기각 소식이 전해지자 SNS 등 온라인에선 "법원 앞에서 촛불을 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구속영장 기각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네티즌들은 “2400원 횡령은 해고되고, 430억 뇌물은 봐주는 삼성 공화국의 나라”, “뇌물 횡령은 유전무죄”라고 분노했다. 다음 아고라에서는 조의연 부장판사 파면과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재청구를 요구하는 청원이 제기돼 온라인 서명이 시작됐다.

시민들의 자발적 촛불집회가 열릴지도 관심이다. 국내 주요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서초동 법원 앞에서 촛불집회를 해야 한다는 글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국내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 중 하나로 알려지고 있는 '보배드림'에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관련 게시물에 "법원으로 가자"는 댓글 수백개가 연이어 달리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서도 관련 글들은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촛불집회를 주최하고 있는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서울 서초동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1일 촛불집회에서는 ‘담당 판사를 파면하라’, ‘사법부도 적폐청산 대상이다’는 구호를 함께 외치겠다”고 밝혔다.

다만 퇴진행동은 당장 법원 앞 촛불집회에 나서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다만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되는 본무대에서 사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의 답변에도 입을 다물고 있다. (자료 사진)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의 답변에도 입을 다물고 있다. (자료 사진)ⓒ정의철 기자

퇴진행동 “법원, 의지만 있었다면 충분히 구속”

‘퇴진행동’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법원검찰 삼거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판단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들은 법원이 이 부회장의 범죄사실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해결하려는 의지와 지시행위 ▲이 부회장이 지원한 자금의 성격과 시기 ▲뇌물죄 성립과 관련해 대통령 직무행위를 넓게 볼 경우 ▲제3자 뇌물수수와 관련,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도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례를 종합하면 소명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용 부회장 뇌물죄 혐의의 ‘대가성’이 부족하다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뇌물죄의 ‘대가성’은 ‘판단’의 대상이다. 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 고려할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법률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영장기각 사유의 경우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은 정식 형사재판에서 이루어질 사항이다. 법리적 공방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구속이 부정된다는 논리라면, 무죄를 다투는 모든 사건에서 구속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퇴진행동은 형사소송법상 구속이 필요한 이유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 부회장 행태를 비판했다. 이들은 “온 국민이 보는 청문회에서 위증한 피의자는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삼성은 총수 일가를 위해서라면 증거인멸을 밥 먹듯 해왔다. 2007년 삼성 비자금 사건,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하도급 사건 등에서도 각종 계좌내역과 자료를 대량 폐기했다”고 질타했다.

촛불집회 (자료 사진)
촛불집회 (자료 사진)ⓒ양지웅 기자

퇴진행동, 올해 최대규모 촛불집회 예상... “촛불을 횃불로”

오는 21일 13차 범국민행동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기각에 분노한 시민들이 올들어 최대규모로 집결할 것인지 주목된다. 이날 시민사회와 노동계에서는 각각 성명을 발표해 주말 촛불집회를 횃불로 확장시킬 것을 예고했다.

촛불집회를 주도해온 1600여개 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퇴진행동은 긴급성명을 통해 “다가오는 21일 13차 범국민행동에서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을 외치며, 법원이 무너뜨린 정의를 바로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계도 연이어 성명을 통해 사법부를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자본권력 앞에 무너진 사법부가 내다 버린 정의는 촛불이 광장에서 다시 살려낼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노총은 “21일 광화문 촛불집회를 비롯한 향후 투쟁에 전 조직적 역량을 모을 것”이라며 “촛불을 횃불로, 횃불을 들불로 타오르게 한다”고 강조했다.

애초 퇴진행동은 오는 21일 촛불집회를 1월 최대 규모로 진행할 방침이었다. 퇴진행동은 지난 18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3차 촛불집회는 설 연휴를 앞두고 1월 최대 규모로 진행할 방침”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을 핵심 기조로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 사퇴 요구도 다룰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퇴진행동 관계자는 “연휴를 앞두기도 했고 헌법재판소에 조속한 탄핵 인용을 촉구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라는 판단 아래 최대한 많은 인원을 모으려고 한다”며 “대통령 퇴진 이외에 이번 정권의 각종 적폐를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연 퇴진행동 재벌구속특위 위원장은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 이후 국민들의 공분이 SNS 등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며 “지난주까지 크게 집중되지 않았던 재벌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올해 최대 규모 촛불집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형원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