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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의 Digital 道] 카카오톡은 어떻게 찌그러들었나? - 통신사를 국유화해야 할 이유 (2/4)

이번 글에서는 통신사들이 골목길을 막고 지나가는 인터넷 사업자들을 사사건건 간섭하고, 딴 길로 돌아가지도 못하게 만들고 있는 현장을 고발합니다. 이들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그 가능성도 생각해 봅니다.

3. 음성, 문자, 영상 데이터를 차별해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린 죄

디지털 시대에 음성, 문자, 이미지, 영상 등 모든 데이터는 디지털로 처리됩니다. 스마트폰에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음성 처리 방식도 LTE 시대가 되면서 일반 데이터와 차이가 없어졌습니다. IPTV 방식이 인터넷 장비에 인터넷 방송을 위한 용량을 따로 확보해 놓는 것처럼, LTE 시대의 음성 통화 방식인 VoLTE도 음성 통화 품질 관리를 위해 따로 용량을 확보해 놓았을 뿐, 음성도 디지털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망 사업자 입장에서는 음성이든 영상이든 인터넷 망을 흘러가는 디지털 데이터란 점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데이터 종류를 구분하고, 지나가게 해 줄지 말지를 자기들 마음대로 결정하고 있습니다. IPTV에 위협이 될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을 막았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통신사의 사업과 겹치는 서비스는 원천 봉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도저히 막을 수 없다면 그 서비스를 비난하거나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아예 죽여버리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어 카카오톡이 인기를 끌자 언론을 동원해 카카오톡이 망 부하를 일으킨다고 공격했습니다. 이런 주장은 잠시만 생각해봐도 얼마나 한심하고 궁색한 주장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한참 카카오톡이 문제가 되었을 때 하루 5억 통의 메시지가 유통되었는데 텍스트 위주의 메신저 5억 통이라고 해봤자 강남 스타일 동영상 한 개의 유통량보다 적은데도 이렇게 호들갑을 떨었던 것입니다.

카카오톡을 여론으로 끌어내릴 수 없게 되자 비슷한 서비스를 만들어 죽이려고 시도한 것도 명백한 사실입니다. 지금은 기억에도 없는 올레톡과 광고 범벅이라 사용자의 외면을 받고 있는 네이트온 모바일 그리고 전 세계 통신사가 연합하여 만든 joyn까지 모두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내주지 않기 위한 통신사의 발버둥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한 통에 20원씩이나 챙길 수 있었던 문자 시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심 때문에 저지른 일입니다. 그동안 통신사들이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지만 모든 시도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차라리 그 돈을 카카오톡에 투자했더라면 훨씬 더 큰 수익뿐만 아니라 통신사가 IT 발전의 든든한 후원자가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통신사 내부에 IT의 추세를 볼 줄 아는 정책 결정자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저는 카카오톡이 갓 출시되어 논란이 되고 있을 때부터 통신사가 오히려 카카오톡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을 했지만 그들이 이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친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통신사는 또 경쟁 서비스를 막을 수 있다면 어떤 양아치 짓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모바일 메신저가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인터넷 전화 기능도 추가되었습니다. 문자 메시지 수익이 줄어드는 것도 모자라 이제 인터넷 전화 기능으로 음성 통화 수익까지 위협하자 통신사는 기술 기업이라는 자존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결코 할 수 없는 가장 저질스러운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그 조치가 바로 인터넷 전화의 통신 품질을 일부러 떨어뜨리는 것이었습니다.

통신사는 지나가는 모든 데이터의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데이터가 어디서 어디로 가는 것인지, 문자 데이터인지 영상 데이터인지, 그 내용은 무엇인지 다 알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을 이용해서 카카오톡의 인터넷 전화 데이터일 경우 일부 데이터를 누락시키는 방법으로 전송 품질을 떨어뜨려 정상적인 통화가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카카오톡의 인터넷 전화 사용자들은 접속도 잘 안 되고, 연결되더라도 자꾸 끊기자 애꿎은 카카오톡을 비난했습니다. 이런 장난질에 대해 카카오톡이 항의했지만 통신사는 거짓말로 일관하며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통화 품질 때문에 사용자가 떨어져 나감으로써 인터넷 전화를 무기로 세계적인 서비스로 성장하려던 카카오톡의 계획은 좌절되고 말았습니다.

인터넷 감시 현장:통신사들은 인터넷을 지나가는 데이터를 모두 뒤져 봅니다. 한 집에서 몇 대의 컴퓨터를 사용하는지 그 것이 스마트폰인지 태블릿인지 모두 체크하고 있습니다. 가입자가 허용 대수 이상의 컴퓨터로 인터넷을 사용하면 경고를 띄울 수 있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인터넷 감시 현장:통신사들은 인터넷을 지나가는 데이터를 모두 뒤져 봅니다. 한 집에서 몇 대의 컴퓨터를 사용하는지 그 것이 스마트폰인지 태블릿인지 모두 체크하고 있습니다. 가입자가 허용 대수 이상의 컴퓨터로 인터넷을 사용하면 경고를 띄울 수 있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통신사는 지금도 인터넷 전화에 대해서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특정 요금제 이상의 서비스에만 일정량의 인터넷 전화를 허용하고 있으며 무제한의 경우 기본 데이터양이 소진되면 인터넷 전화를 쓸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쓸 수 있더라도 여전히 통화 품질이 형편없어서 사용자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전화 사용에 자유로운 외국에서는 모바일 메신저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전화로 집 전화에 전화까지 할 수 있게 발전했습니다. 한국의 네이버 제품이지만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라인 메신저는 상대편이 휴대폰일 경우 분당 6.5엔의 요금으로 전화를 걸 수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해외에서는 가능하지만 한국에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지금도 통제되고 있는 인터넷 전화:한 달에 2.2GB를 쓸 수 있는 46,200원 요금제에서 인터넷 전화 허용량은 별도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 정확한 용량은 알려 주지 않습니다.
지금도 통제되고 있는 인터넷 전화:한 달에 2.2GB를 쓸 수 있는 46,200원 요금제에서 인터넷 전화 허용량은 별도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 정확한 용량은 알려 주지 않습니다.

통신사들은 무임승차 이론을 내세웁니다. 망은 자기들이 돈 들여 깔았는데 돈은 인터넷 업체에서 벌어간다는 논리입니다. 이것도 대표적인 사기꾼의 논리입니다. 인터넷 전화를 걸면 전화를 거는 쪽과 받는 쪽 그리고 이 둘 사이를 중계하는 쪽 모두 데이터 사용량만큼 요금을 냅니다. 한 번의 통화로 세 군데서 데이터 요금을 받는 것입니다. 인터넷 망을 쓰는 자기 고객 모두에게 요금은 요금대로 받아 챙기면서 그 망을 사용하여 생긴 부가 수익까지 자기들이 손을 대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아래아한글로 만든 소설이 인기를 끈다고 아래아한글 제조사인 한컴이 소설가에게 수익 분배를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통신사들은 인터넷 전화가 음성 통화 수익을 침해한다고 주장하지만 데이터 통신 시대에 이런 구분이 의미 없다는 것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자들이 자사 수익을 지키기 위해 사기를 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양아치 비즈니스는 통신사 말고 존재하지 않습니다.

통신사의 욕심으로 새로운 서비스가 출현해도 제대로 성장할 수 없어 한국 IT의 국제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통신사를 국유화하는 것만이 이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4. 인터넷 업체의 망 독립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죄

인터넷 업체들은 자체 데이터센터가 필요합니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 등 외국 업체뿐만 아니라 네이버, 다음(카카오), 아프리카TV 등 수 많은 인터넷 업체가 수천에서 수십만 대의 서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사이트는 서비스의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전력 공급과 인터넷 연결에 조금의 차질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외국 기업들은 서비스 초창기부터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습니다. 자체 데이터센터를 짓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습니다. 서로 간의 노하우 공유도 활발합니다. 페이스북은 후발 업체를 위해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 노하우와 공간과 전력 소모가 적고 싼 가격에 조립할 수 있는 서버 설계 방법까지 공개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인터넷 업체가 자체 데이터센터를 가지면 서버 관리 비용 절감과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대형 수력 댐 근처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구글은 아예 발전소에 투자하여 전력 수급 문제를 싼값에 해결했습니다. 데이터센터에 몰 넣은 엄청난 양의 서버가 내뿜는 열기를 식히려면 에어컨을 24시간 구동해야 하는데 그 비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북극과 가까운 스웨덴에 데이터센터를 지음으로써 냉각 비용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인터넷 기업의 데이터센터:대규모 데이터를 다루는 업체들은 전세계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했습니다. 데이터센터 규모가 기업 경쟁력의 척도가 될 정도입니다. 한국에는 어느 기업의 글로벌 데이터센터가 있을까요?
글로벌 인터넷 기업의 데이터센터:대규모 데이터를 다루는 업체들은 전세계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했습니다. 데이터센터 규모가 기업 경쟁력의 척도가 될 정도입니다. 한국에는 어느 기업의 글로벌 데이터센터가 있을까요?ⓒAtomia

하지만 자체 데이터센터를 짓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망 접속료를 줄이기 위한 이유가 가장 큽니다. 인터넷을 물리적인 케이블 연결의 관점에서 보면 인터넷 업체, 데이터센터 사업자, 통신사, 케이블 방송사 등 인터넷 관련자들이 어딘가에서 서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접속을 원하는 누구라도 물리적인 선을 서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해 놓은 곳이 “인터넷 익스체인지”라는 곳입니다. 인터넷 관련자들은 이곳에서 서로 선을 연결한 다음 데이터 사용량의 차이만큼 접속료를 정산합니다.

여기서는 누구라도 상대편에게 직접 접속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중소 통신사가 거대 통신사에게 직접 연결을 요청할 수 있고 거대 통신사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접속을 허용합니다. 데이터는 대개 대형 통신사에서 중소 통신사로 더 많이 흘러갈 것이므로 중소 통신사가 대형 통신사에게 접속료를 내게 됩니다.

통신사의 데이터센터에 입주한 인터넷 사이트는 통신사에 망 사용료 등 각종 요금을 내야 하지만 자체 데이터센터를 가지고 있으면 이런 부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구글, 페이스북 등 전 세계적인 서비스를 하고 있는 사이트들은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인터넷 익스체인지”로 직접 선을 끌고 오는 비용만 내면 망 사업자에게 접속료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

페이스북에 접속하려는 통신사의 가입자들이 많을 경우 통신사들이 알아서 접속을 요청하기 때문입니다. 대형 통신사 아래에 접속해서 인터넷 서비스를 하는 중소 망 사업자들의 경우 페이스북 사용자가 급증할수록 대형 통신사에 접속료를 내는 것보다 페이스북에 직접 접속하는 것이 유리하다면 스스로 “인터넷 익스체인지”까지 선을 끌고 와서 페이스북 직접 접속을 요청하게 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KT, SKT, LGU+ 세 통신사가 막고 있어서 상호 자유로운 접속 방식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국내 인터넷 업체들도 성장하면서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서 망 접속료를 줄이려고 했습니다. 자체 데이터센터에 SKT, KT, LGU+ 각각 직접 접속을 하면 한 통신사에 장애가 생겨도 접속에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각 통신사 가입자들의 서비스 속도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생깁니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직접 접속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탓에 결국 데이터센터 구축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실제로 네이버가 춘천에 “각” 데이터센터를 지으며 직접 접속을 통한 이익을 기대했는데 통신사들이 직접 접속을 거부하고 있어 중소 망 사업자를 통해 겨우 서울의 서버들과 연결하여 사용하는 바람에 반쪽 데이터센터로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인터넷 업체가 자체 데이터센터를 통해 가격 절감을 함으로써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자체 데이터센터에 국내 서비스 속도 향상은 물론 독자적인 해외망 접속을 통해 국제 서비스 품질 향상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통신사가 직접 접속을 불허함으로써 수포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넷 업체가 최소한 외국 기업 수준의 데이터센터 독립을 얻을 수 없다면 한국 인터넷 서비스의 경쟁력 확보는 불가능합니다. 인터넷 기업이 자체 데이터센터도 마음대로 짓지 못하는 나라가 어떻게 인터넷 강국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데이터센터 독립은 다음 정권이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안입니다.

제가 이 내용을 취재하며 만난 인터넷 업체분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데이터센터 독립은 불가능하다. 통신사가 허용할 리 없다. 정부 기관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절대로 전향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저도 그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통신사의 횡포를 이 십년 이상 겪어 온 분들은 당연히 현실을 바꿀 수 없다는 비관적인 사고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무소불위의 금권을 휘두르던 재벌 삼성이 특검의 단죄를 받고 이재용이 구치소에 수감되는 일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재용을 구속하라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 이재용이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경제 민주화가 실현되려는 순간이 눈앞에 와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업계의 비관론을 떨쳐 버리고 용감하게 데이터센터 독립을 위해 나서야 할 때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 한국 IT를 말아먹고 있는 양아치 기업인 통신사들을 단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또다시 긴 절망의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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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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