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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의 Digital 道] 그들은 어떻게 IT를 망쳤을까? – 통신사를 국유화해야 할 7가지 이유(4/4)

통신사는 인터넷의 기술, 시장, 서비스를 망쳤고 매달 정기적으로 사용자의 돈을 뺏어가는 세금 비즈니스를 추구했습니다. 이를 영구화시키기 위해서 통신사들은 무슨 짓을 했을까요?

7. IT 발전을 위한 정책을 가로막은 죄

한국의 3개 민간 통신사는 성장 단계에서 예외 없이 정부의 막대한 지원과 특혜를 받았습니다. KT가 보유하고 있는 재산 중 유선 전화뿐만 아니라 한국 인터넷의 주요 동맥인 인터넷 기간망과 국제망은 원래 국가 소유였습니다. KT가 민간 기업으로 전환되면서 이 모든 것들이 KT로 이전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국가 기반 시설을 사 기업이 소유해도 되는지에 대한 별 고민은 없었습니다. 민간 기업인 KT가 전쟁 등 비상시에 국가 행정 업무를 위해 만들어진 보안 통신인 ‘국가지도통신망’까지 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사실 망 사업은 세금 비즈니스와 같습니다. 한 번 설치해 놓으면 정기적으로 돈을 걷을 수 있는 매우 매력적인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로, 기차, 송유관, 전기 등 물리적인 공급망을 건설하는 기업들은 모두 통신에 욕심을 냅니다. 도로 닦을 때, 송유관 묻을 때, 기차선로 깔 때 선 하나만 더 묻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하철 공사도 지하철 건설하면서 네트워크 공사를 했고 이 선으로 전용망 사업을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한국전력도 전기선으로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하는 전력선 인터넷 사업도 벌였는데 무선랜에 비해서 불편하고 속도도 빠르지 않아 고전 중입니다. 아마 규제가 없었다면 전국의 지상과 지하는 인터넷 선으로 뒤덮여 버렸을 것입니다.

전국 모든 곳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 한국전력이 전기선 공사를 할 때 네트워크 선도 함께 가설해 왔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 전력이 통신 산업까지 욕심을 내자 정부가 한전의 통신 분야를 강제로 분리 시켜 버렸습니다. 이 기업이 바로 LGU+가 흡수한 LG파워콤입니다.

SK는 통신 사업을 시작부터 끝까지 특혜를 받고 있는 기업입니다. SK의 최태원 회장은 노태우 대통령의 사위였습니다. SK는 노태우 정부의 특혜로 이동통신 사업자에 선정되었으나 정경유착 논란으로 탈락했지만 결국 김영삼 정부 때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함으로써 제1위 이동통신 사업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SKT가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동통신에 가장 적합한 주파수를 장기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SK는 분식회계, 불법정치자금 수수 등으로 회장 등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회장 사면을 위해 최순실과 거래했다는 증거가 특검에 의해서 드러나고 있기도 합니다.

SKT의 무선 전화 광고:SKT가 독점했던 800MHz 주파수 대역은 2G 통신에 최적의 품질을 낼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아직도 SKT의 2G 폰을 사용하고 있는 분들이 많아 여전히 SKT는 2G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SKT의 무선 전화 광고:SKT가 독점했던 800MHz 주파수 대역은 2G 통신에 최적의 품질을 낼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아직도 SKT의 2G 폰을 사용하고 있는 분들이 많아 여전히 SKT는 2G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한국 인터넷 정책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통신사는 KT입니다. 공기업이었던 시절의 KT에 근무했던 공무원들이 지금도 정부에 다수 포진하고 있습니다. KT는 정경유착 시비의 단골 기업으로 민간기업으로 전환된 뒤 임명된 회장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유죄를 받아 왔습니다. 최근 연임을 노리고 있는 황창규 회장도 최순실 특혜 지원 문제로 특검의 조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있습니다.

사실 거의 대부분의 한국의 재벌 기업들은 정경 유착과 특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대표적인 기업 삼성은 창업자부터 3세까지 모두 뇌물과 불법으로 권력을 유지해 온 사악한 기업입니다. KT 황창규 회장이 삼성 출신이라는 이유로 KT가 재벌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업계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CDMA 발전을 가로막은 통신사

통신사들은 기술력과 정당한 경쟁을 통한 성장보다는 정경유착을 통한 특혜를 추구함으로써 한국 IT의 걸림돌이 되어 왔습니다. 통신사의 비리는 IT 정책을 왜곡시켜 국가 차원의 경쟁력 향상 시도를 좌절시켰습니다. 통신 분야의 역사를 보면 중요한 정책이 실행될 때마다 통신사 이익을 위해 정책을 좌초시켜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날로그 이동통신에서 2G 디지털 이동통신으로 넘어오던 시기 이동통신에 대한 기반이 없었던 한국은 유럽의 GSM 방식이 아닌 CDMA방식을 선택합니다. GSM은 이미 많은 기업들이 기술력 우위를 보이고 있던 방식이지만 CDMA는 한국이 최초 진입자가 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었기 때문입니다.

CDMA 기술을 주도함으로써 한국은 2G 강국으로 부상합니다. 특히 신생 기술인 CDMA방식에 맞는 휴대폰을 생산하는 국가는 없었으므로 한국 기업들이 직접 CDMA폰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CDMA폰 자체 생산과 운영 경험 덕분에 한국은 2G 휴대폰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CDMA 시절 휴대폰 다양성 부족 현상을 겪었던 한국의 통신사들은 그 다음 세대인 3G 기술을 선택할 때 CDMA 기반이 아닌 GSM기반의 WCDMA를 선택합니다. 통신사들은 한국에 필요한 신 영역 개척보다는 국가 간 호환성 확보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 확보에 더 관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3G 시장에서도 한국이 여전히 휴대폰 시장에서 잘 나갔지만 실제로 시장에서 힘을 가진 측은 휴대폰 제조사가 아닌 중계 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이었습니다. 만약 한국이 CDMA 기반의 3G 기술을 선택했다면 지금쯤 한국은 휴대폰뿐만 아니라 이동통신 중계기 분야에서도 강자가 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한국의 선례를 알고 있는 중국이 이동통신 분야에서 끝끝내 중국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통신사들은 또 LTE와 대등한 기술인 와이브로도 사장시켰습니다. 사실 디지털 이동통신이란 와이파이 무선랜과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1층의 무선랜에 연결되어 있다가 2층으로 가서 다른 무선랜으로 연결되더라도 계속 인터넷 접속을 유지해줄 수 있으면 그게 바로 이동통신입니다.

와이브로를 사장시킨 통신사

4G는 음성까지 완전히 디지털로 처리하는 방식이므로 완전한 디지털 방식인 LTE나 와이브로 어떤 방식을 쓰더라도 상관없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와이브로 기술을 차세대 통신으로 선택하고 통신사들이 이 기술을 사용하도록 당근과 채찍 전술을 구사합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당근은 챙기면서 와이브로에 대한 투자는 미루다가 결국 3G WCDMA와 호환성을 가진 LTE로 갈아타 버렸습니다.

와이브로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통신사들은 끝내 전국망 구축을 회피함으로써 제구실을 못하는 반쪽짜리 통신망으로 전락시키고 말았습니다. 와이브로는 한국이 만든 기술이므로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중계기 사업까지 노려볼 수 있었지만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와이브로:차세대 통신을 주도하기 위해 한국이 야심차게 추진했으나 통신사의 몽니로 좌절되고 만 비운의 기술. 이후 한국에서 세계를 주도할 새로운 기술을 기치로 내거는 시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와이브로:차세대 통신을 주도하기 위해 한국이 야심차게 추진했으나 통신사의 몽니로 좌절되고 만 비운의 기술. 이후 한국에서 세계를 주도할 새로운 기술을 기치로 내거는 시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체 통신 방식을 고집하는 중국은 중계기 시장과 휴대폰 시장에서 강자가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화웨이가 중계기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을 위협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입니다.

중국은 휴대폰 성능, 디자인, 최신 기능 도입 속도에서 한국을 따라잡고 있으며 곧 생산 대수, 매출액 그리고 순이익에서도 한국을 따돌리게 될 것입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디자인, 브랜드 가치, 사용자 선호도 그 어떤 것도 차별화하지 못한 한국의 휴대폰 경쟁력은 곧 사라질 신기루와 같습니다.

제4 이동통신의 출현을 방해하고 있는 통신사

세 통신사의 담합과 독점 행위가 도를 넘고 있어 그동안 경쟁 체제 도입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 방법 중의 하나로 제4 이동 통신을 허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명박 정부 때부터 제4 이동 통신 선정 사업을 진행해왔으나 이상하게도 지원했던 모든 업체가 낮은 평가 점수를 받아 탈락했습니다.

물론 이명박 정권 때는 제4 이동통신 선정 사업이 대통령 친인척이 관련된 비리 의혹이 제기되어 난장판이 된 사업이긴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지원 기업이 부실하다고 해도 7차례나 심사하는 동안 커트라인을 통과한 기업이 단 한 개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저는 이 과정에 제 4 이동통신 업체가 출현하면 타격을 입을 기존 통신사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자유로운 경쟁을 위해서는 제 4 이동 통신 뿐만 아니라 제 5, 제6 이동 통신 업체도 자유롭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독점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세 통신사들이 행위들이 IT분야에 너무나 많은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되어 결국 국가 경쟁력까지 사그러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통신사를 극복하는 방법

통신사의 죄는 제가 거론한 것들 이외에도 차고 넘칩니다. 사실 저는 소비자의 피해는 거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통신사를 국유화하지 않는 한 그들의 악행은 나라가 망할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변화의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정부와 언론까지 통신사의 손아귀에 들어 있기 때문에 여론을 환기하고 정책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글에서 아무런 결과도 만들지 못할 무의미한 비판만 할 생각이 없습니다. 언론이 입을 닫고 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많습니다. 제가 믿는 진리는 결국은 콘텐츠를 만드는 자들이 승리한다는 것입니다.

통신사가 아무리 인터넷 망을 독점하고 있어도 그들은 결국 중개업자에 불과합니다.
유튜브 사례는 콘텐츠 저장소가 중개업자보다 훨씬 우위에 있음을 보여 줍니다. 이것은 미국 기업과 한국 통신사의 대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통신사를 이겨 온 한국 기업들도 있습니다.

인터넷을 흘러가는 것은 콘텐츠이고 콘텐츠의 소유권은 창작자에게 있습니다. 창작자가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야 건전한 유통이 가능합니다.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콘텐츠를 가진 측이 결국 승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제 그 성공으로 가는 방법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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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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