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특검 수사기간이 좀 있음 끝나네?

강 기자

ㅇㅇ 벌써 그렇게 됐네.

독자

박근혜 조사는 이대로 물 건너가는 건가?

강 기자

황교안 권한대행이 수사기간 연장 승인을 해주지 않는 이상 어렵다고 봐야지.

독자

아직 황교안은 답이 없지?

강 기자

ㅇㅇ 황교안 입장에서는 굳이 미리 답할 이유가 없으니깐. 특검 종료 직전까지 입장을 밝히기만 하면 돼.

"특검 조사에 응하겠다"더니...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근혜 게이트’ 관련 3차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독자

상황이 왜 이렇게까지 온거지? 박근혜는 줄곧 특검 조사에 응하겠다고 했잖아?

강 기자

특검은 박 대통령이 특검 조사마저 거부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던 것 같애.

독자

체포해서 조사할 수 있지 않아?

강 기자

음...아쉽지만 특검은 처음부터 체포는 힘들다는 입장이었어.

독자

이유가 뭐야? 수사권을 포기한 건가?

강 기자

대통령 불소추특권 때문이지 뭐...

독자

그건 대통령 기소를 할 수 없다는 거잖아. 수사와 기소는 별개 문제 아닌가?

강 기자

음...내 생각도 그래. 그렇지만 현실에서 강제수사 다음 절차는 기소니깐...법원이 체포영장을 내줄 지도 확실치 않고, 설사 영장을 내준다고 하더라도 청와대가 문을 안 열어주면 집행할 수가 없어. 저번에 압수수색 하러 갔을 때 봐서 알잖아. 그런 여러가지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고려했겠지

독자

청와대가 마치 범죄자 은신처인 셈이군...

강 기자

그렇게 됐지 뭐 ㅎㅎ;;

독자

어차피 이런 식으로 버틸거면 조사 받겠다는 말은 왜 한 거야?

강 기자

조사를 안 받겠다고 하면 자기한테 좋을 게 없으니깐 ㅎㅎ

독자

아니 그럼. 이런 식으로 국민을 기만하면서 버티는 건 자기한테 좋은 건가?

강 기자

워워...진정해 ㅎㅎ 박근혜도 나름의 계산과 명분(?)이 있다고 판단한 거지.

독자

ㅡㅡ 도대체 무슨?

강 기자

일단 헌재 탄핵심판 대상이잖아. 특검 수사 사안의 대부분이 '탄핵사유'와 관련돼 있으니깐 수사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면 그 자체로 헌재 결정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가 있을 거 아냐? 그래서 일단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식으로 언론 플레이를 한거지.

독자

헌재 결정도 아직 남았고...결과적으로는 수사에 협조하지 않은 꼴이 됐잖아. 이런 모습도 헌재에서 안 좋게 보지 않을까?

강 기자

그럴 수 있지. 그런데 '버티기'에도 나름의 명분이 있어 ㅎㅎ

독자

헐...무슨 명분?

강 기자

또 '불소추특권'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

독자

ㅡㅡ 강제수사도 아니고 자진해서 조사받는 것과 불소추특권이 무슨 관련이 있어?

강 기자

특검은 이미 이재용 부회장을 뇌물죄로 구속하고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김기춘 무리들을 재판에 넘기면서 특검이 박근혜를 일종의 '공모자'로 규정했어. 박근혜 입장에선 '기소할 수도 없는 사람을 피의자로 규정해놓고 수사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논리를 펼 수가 있지.

독자

그럼 수사를 받겠다고 말을 하지 말고 처음부터 그런 이유를 대면서 거부하던가!!

강 기자

그동안 박근혜가 한 말을 잘 되짚어봐. 박근혜는 절대 '피의자'로 수사를 받겠다고 한 적이 없어. 단지 '필요하다면 조사에 응하겠다'는 식이었지.

독자

하...암 걸리겠네...

어차피 탄핵되면 검찰 수사도 받아야 하는데?

독자

아니 그럼...어차피 헌재가 3월 초에 탄핵을 시켜버리면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잖아? 특검이든 검찰이든 어차피 수갑 차야 하는 거 아니야?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 이중환 변호사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 참석해 대리인단과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강 기자

박근혜는 헌재가 자기를 탄핵시킬 거라는 전제를 깔고 행동하지 않아. 대리인단이 헌재에서 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 알 수 있잖아. 범죄자들이 재판에서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는 것과도 같은 논리지.

독자

재판관 탄핵 반대표도 쥐고 있다는 건가?

강 기자

그럴 수도 있지. 반대표에 대한 확신이 없다 하더라도 이정미 재판관 퇴임 이후로 선고를 미룰 수만 있다면 '7명으로 선고하는 게 바람직하냐' '재판관을 새로 선임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논란을 이끌어갈 수 있으니 지금까지 지연 전략을 편 것이라고 봐.

독자

그런데 헌재 최종 변론기일이 2월 27일로 확정됐으니 3월 초 선고는 거의 확실시 됐네. 이렇게 된 마당에 차라리 특검 수사에 협조하는 게 자기 안위에 좋지 않을까?

강 기자

굳이 그럴 이유도 없어. 특검 조사를 받게 되면 자기 범죄와 관련된 내용들이 모두 '조서'로 만들어지는데, 그런 공식 기록이 남게 되는 한 탄핵심판에서 불리하니깐.

독자

묵비권을 행사하면 안 돼?

강 기자

대통령 신분으로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돼.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신임이 있느냐'는 게 헌법재판소 판단의 핵심 요건 중 하나인데,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수사받으러 가서 자기 죄를 면피하려고 묵비를 한다? 결국 특검에서 말을 하든 안 하든 자기한테 불리하지.

독자

아...난 몸에 사리 생길 거 같아...ㅜㅜ

황교안에게 "알아서 하라"는 박근혜

독자

그럼 박근혜가 특검 수사를 받을 가능성은 아예 없는거야?

강 기자

그렇진 않아. 수사기간이 연장되면 가능하지. 3월 13일 이전에 탄핵되고 나면 특검은 박근혜를 구속까지 시킬 수 있게 되니깐.

독자

황교안은 박근혜 아바타잖아!!그런 사람이 연장을 승인해줄까?

강 기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황교안이 특검 수사기한 연장을 승인하지 않을 명분이 거의 없어진 상태라...고민을 하긴 할거야.

독자

명분이 없어지다니?

강 기자

특검이 이번 수사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게 이재용, 최순실, 박근혜가 연결돼 있는 뇌물죄에 대한 거잖아.

독자

그런데?

강 기자

그런데 특검이 이재용을 구속시켰잖아. 뇌물을 준 사람을 구속했으니 당연히 뇌물을 받은 사람을 수사하는 게 다음 순서지. 법조계에서 이런 수사원칙을 부인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

강 기자

이재용이 구속되기 전에 황교안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특검이 수사기간 연장 이야기를 하는 건 수사를 열심히 하지 않겠다는 말이다"고 엉뚱한 소리를 한 적이 있지?

독자

응 그랬었지. 그 말 듣고 완전 빡쳤잖아!!!

강 기자

근데 특검이 어떻게든 수사를 진척시켜서 뇌물을 준 사람을 구속시켰어. 열심히 수사해서 성과를 낸 거잖아? 그렇다면 '뇌물을 받은 사람도 수사해야 하니 수사기간을 연장해줘야 한다'는 논리를 반박할 명분이 없어지는 거지. 검찰 출신인 황교안이 이 논리를 무작정 쌩깔 수가 없어.

강 기자

반대로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면, 오히려 황교안이 큰 고민 없이 일찌감치 수사기간을 연장해주지 않겠다고 나왔을 수도 있어.

독자

왜?

강 기자

'특검이 무리한 법리를 동원해서 이재용과 박근혜를 엮으려고 한다'는 논리에 힘을 실을 수가 있으니깐!

독자

ㅎㅎ 특검이 일종의 도박을 한 셈이군!!

강 기자

그렇다고 할 수 있지 ㅋ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독자

그럼 박근혜는 황교안이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할 명분이 딱히 없다는 것도 알고 있겠네?

강 기자

그렇겠지~

독자

ㅎㅎ 결국 특검이든 박근혜든 황교안에게 운명을 맡긴 셈이군!!

강 기자

충신으로서의 의리와 법조인으로서의 명분 중 무엇을 취하느냐...선택의 기로에 놓인 셈이지 ^^


글쓴이를 후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강경훈 기자에게 전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