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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의 Digital 道] 어떻게 혼자 DVDprime을 운영하냐고요? 다 아내 덕분이죠! (3/4)

창작자는 어떤 사람들일까요? 저는 글과 그림, 사진과 영상뿐만 아니라 사용기, 개봉기, 창작 유머 등 어떤 것이든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을 창작자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아마추어 창작자들의 끓어오르는 창작열을 받아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자신의 창작물을 개인 홈페이지에 올려봤자 아무도 보지 않을 것이므로 창작자들은 결국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사이트를 찾아가야 합니다. 동영상과 웹툰, 팬픽 등은 돈까지 벌 수 있는 전용 사이트가 있지만,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 잘 찍은 사진, 자신이 좋아하는 기기에 대한 정보 등을 올릴 곳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커뮤니티 사이트의 역사

온라인에는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 많습니다. 아마추어 창작자들이 모이는 곳도 이런 곳 중의 하나입니다. 자기 관심사를 올리던 개인 사이트가 유명해져서 사람들이 몰리기도 하고(게임 정보 사이트 루리웹, 디지털 카메라 정보 사이트 SLRCLUB), 특정 분야에 관한 전문 사이트가 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디시인사이드, 보배드림)도 있습니다.

어떤 곳이든 초기에는 전문 영역에 대한 정보 제공으로 유명세를 타서 성장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유게시판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가 중심이 됨으로써,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니에서 만든 PDA 제품인 “클리에를 좋아하는 사용자들의 모임”으로 시작한 클리앙 사이트는 다양한 기기에 대한 정보를 축적함으로써 클리에가 단종되었음에도 IT 전문 커뮤니티로 여전히 위력을 떨치고 있습니다.

전문 분야에 관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는 이미 PC 통신 시절부터 성숙해 있었습니다.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인티즌, 네티앙 등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이들을 흡수했습니다. PC 통신이 몰락하는 속도에 비례해서 커뮤니티 사이트들도 가파른 성장을 했습니다.

포털은 초기부터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카페를 개설하여 무료로 서비스했습니다. 검색 광고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포털에 비해, 수익 모델이 빈약했던 네티앙 등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유료화 정책과 같은 회원들의 반발을 초래하는 선택을 함으로써 서서히 몰락해 갔습니다. 회원들은 포털 카페로 넘어가거나 독자 사이트로 존재하는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로 이동해갔습니다.

상업성에 물들고 있는 포털 카페

포털 카페에는 지금도 수많은 동호회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행기를 올릴 수 있는 곳, 영화 감상기 수준을 넘어 전문 평론에 가까운 글이 올라 오는 곳, 각종 음향 기기에 대한 자세한 리뷰가 올라 오는 곳 등 세상의 모든 정보가 이곳에 모입니다.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들은 대부분 운영진을 포함한 몇몇 회원들의 적극적으로 활동으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회원이 증가하면 광고 수입이 생기기는 하지만 그 액수는 미미합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들은 회원들의 추천과 감사 표시를 대가로 받을 뿐입니다.

하지만 포털 카페를 상업적으로 운영할 경우 운영자가 억대의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루 방문자 수 10만명 이상인 미용 성형 카페의 경우 화장품 체험단 모집으로 수익을 얻을뿐만 아니라, 성형외과 입점과 같은 불법 행위까지 하고 있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포털 내에서 성공한 카페들은 포털을 벗어남으로써 독자 생존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남성 의류 전문 카페였던 멋남은 200억 매출을 달성한 사이트가 되었습니다. 다음 카페에서 시작한 야놀자는 카페 시절 광고 수익만으로 독립 사이트로 자립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모바일 앱을 통한 모텔 소개 사업체로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팔려 버린 카페:풋볼 매니저 게임 카페였던 “FM 폐인들의 모임”이 갑자기 “그랜저 IC 공식 동호회”로 바뀌었습니다.
팔려 버린 카페:풋볼 매니저 게임 카페였던 “FM 폐인들의 모임”이 갑자기 “그랜저 IC 공식 동호회”로 바뀌었습니다.ⓒ네이버 카페 화면 캡처

개념 없는 운영자가 소유한 카페들은 매물로 팔리기도 합니다. 특히 회원수가 많고 역사가 오래된 카페일수록 비싼 가격에 카페가 거래됩니다. 오래된 카페에 올라온 글은 포털 검색 상위에 오르기 때문입니다. 회원들의 동의도 없이 카페 성격이 바뀐 것에 대해 항의하는 회원들은 새 운영진에 의해 영구 제명 당하기도 합니다.

회원들의 반발에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카페를 구입한 측이 장기간에 걸쳐 운영할 의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회원들도 필요 없습니다. 이 카페의 글이 검색에서 상위에 노출되어 왔으므로 광고 글을 올려도 검색 상위에 노출될 것이기 때문에 적지 않은 금액을 주고 카페를 구입한 것뿐입니다.

하지만 광고 글이 검색 상위에 오르는 것은 단기간에 그칠 것입니다. 운영진이 구입가보다 더 많은 광고 수익을 얻기 위해 카페를 광고판으로 활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용자가 다 떠나고 광고로 도배된 카페는 결국 죽은 카페로 변해 가게 됩니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커뮤니티 카페

회원 수를 광고 단가와 동일시하는 사이트들은 창작자들에게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제가 관심 있는 것은 창작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사이트가 광고만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상업성에 물들지 않은 포털의 전문 카페, 독립된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가 발전해야 창작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 커뮤니티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아마추어 창작자들의 창작물들이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창작물을 올릴 적당한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다가 그나마 적절한 게시판을 발견해 올렸으나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다고 이동 당했거나, 자유게시판에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긴 글을 올렸다가 아무런 반응도 얻지 못하고 묻혔던 경험을 창작자들은 다들 한 번씩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루리웹 없만갤:대단히 매니악한 취미를 스스로 공개하는 사이트. 매니악한 정도가 도를 넘어 일반인들도 경악할 수준이 되면 베스트에 등극하여 전설이 됩니다. 그리하여 3D 프린터로 만든 가스 밸브 제작기도 게시판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게시물에는 6개 이상의 광고가 붙어 있습니다.)
루리웹 없만갤:대단히 매니악한 취미를 스스로 공개하는 사이트. 매니악한 정도가 도를 넘어 일반인들도 경악할 수준이 되면 베스트에 등극하여 전설이 됩니다. 그리하여 3D 프린터로 만든 가스 밸브 제작기도 게시판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게시물에는 6개 이상의 광고가 붙어 있습니다.)ⓒ루리웹 없만갤 화면 캡처

사실 이런 사이트에 콘텐츠를 올리는 창작자들은 아무런 수익을 얻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중소 커뮤니티 사이트와 온라인 카페는 아마추어 창작자들이 자신의 창작물을 널리 알릴 기회를 제공해줍니다. 창작물이 인기를 얻는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수익을 얻을 기회가 생길 수 있으므로 이런 사이트들은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곳입니다.

대중적이지 않은 창작물을 마음대로 올릴 수 있는 곳이 없어진다면 아마추어 창작자들의 창작 의욕도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따라서 전문 커뮤니티가 커뮤니티 운영만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중소 전문 사이트가 지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그들의 수익이 전문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낸 창작자들에게 대가를 지불할 수 있을 수준까지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수익을 내는 곳은 몇몇 인기 포털과 완전한 상업성을 표방하는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 뿐입니다.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이트들의 경제적 상황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와 포털의 카페들은 대부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카페나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라면 운영자가 전업에 가까울 정도로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하는데 협찬, 공동 구매 등 수익 사업을 병행하지 않으면 운영진에게 돌아오는 수익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검색 차별:전문 커뮤니티 사이트는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습니다. 광고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검색 사이트에서 사용자가 유입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는 검색 결과에서 차별 받고 있습니다. “3D 프린터로 만든 가스밸브 제작기”도 검색을 통해 접근할 수 없습니다.
검색 차별:전문 커뮤니티 사이트는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습니다. 광고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검색 사이트에서 사용자가 유입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는 검색 결과에서 차별 받고 있습니다. “3D 프린터로 만든 가스밸브 제작기”도 검색을 통해 접근할 수 없습니다.ⓒ네이버 화면 캡처

DVDprime 사례

지금 유명한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포털이 커뮤니티 사이트를 집어 삼키는 동안 개인 사이트로 명맥을 유지했거나, 유명세를 얻은 후에도 여전히 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유지하고 있는 곳 뿐입니다. 성장을 위해 범용 사이트를 추구했던 곳은 거의 다 사라지고 없습니다.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의 회원들은 처음에는 정보 획득을 위해 찾아오지만 결국 회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 위주가 되어 자유게시판에 상주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회원간 커뮤니케이션 기능은 점점 약화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가 이런 기능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 커뮤니티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일부 회원들 간의 과도한 친목 활동이 파벌을 일으키는 경우가 빈번해지자,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회원간의 사적 활동을 “친목질”이라며 금기시하는 것도 이런 경향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dvdprime.com:DVD에 취미가 있는 유저들이 모인 커뮤니티, 한때 비디오 대여점 업주들이 상주했던 시절이 있어 지금도 불법 콘텐츠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이트.
dvdprime.com:DVD에 취미가 있는 유저들이 모인 커뮤니티, 한때 비디오 대여점 업주들이 상주했던 시절이 있어 지금도 불법 콘텐츠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이트.ⓒdvdprime 홈페이지 화면 캡처

dvdprime도 마찬가지입니다. dvdprime은 한때 활발한 오프라인 만남과 음향 기기 시청회를 개최했지만 현재는 게시판에서의 정보 교류용 글쓰기 이외의 활동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회원 규모뿐만 아니라 업로드되는 콘텐츠 등 모든 것이 줄어들고 있는 중입니다.

dvdprime은 DVD로 영화를 보던 시기에 번성했던 사이트지만 이후 디지털 영상 매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는 바람에 도메인이 계속 바뀌어 왔습니다. (dvdprime.intizen.com, dvdprime.dreamwiz.com, dvdprime.connect.kr, dvdprime.paran.com, dvdprime.cultureland.com)

dvdprime의 도메인 변경 이력은 이 사이트의 트래픽을 활용하려는 업체들과 제휴관계를 맺어야 생존할 수 있었던 전문 커뮤니티의 역사를 보여 줍니다. 최근까지dvdprime.donga.com 으로 잘 정착하고 있는 듯했으나 올해 초 다시 donga.com과의 제휴 관계가 끊기는 바람에 dvdprime.com도메인으로 독자 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중입니다.

dvdprime의 연간 매출은 1억원 정도로 70% 이상의 매출이 광고에서 나옵니다. 블루레이 영화 리뷰 등 자체적으로 생산한 콘텐츠나 회원들이 올린 정성스러운 사용기 등은 적지 않은 조회수가 나오기 때문에 사이트 운영에 도움이 되지만 이런 글들이 줄고 있어서 매출도 같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Dvdprime은 협찬과 공동 구매 등을 통해서 매출을 늘리려고 노력 중이지만 사용자 수 감소로 이 또한 쉽지 않은 상태입니다.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와 마찬가지로 dvdprime도 포털 검색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때 포털이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를 제대로 검색해 주지 않고, 불법 복제된 포털 내부 자료를 먼저 보여 주는 사례로 dvdprime이 소개되면서 검색 혜택을 본 적이 있으나, 이런 비판이 잦아들면서 검색 유입도 줄어들고 있는 중입니다.

이 때문에 5명 이상의 직원과 함께 일하던 박진홍 대표는 3년 전부터 직원들을 내보내기 시작하여 현재는 혼자서 dvdprime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악성 코드 문제로 골머리를 썩여 왔지만 마땅한 기술적 해결책이 없어 땜질식 운영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다행히 실비에 가까운 비용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줄 업체를 만난 덕에 그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7년, 박대표는업그레이드한 시스템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나마 젊은 친구들이 블루레이 등 디지털 매체에 대한 관심이 조금 살아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박대표는 “dvdprime이 오래된 회원들과 함께 늙어가는 듯한 분위기라서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혼자서 이 크고 말 많은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이 힘들지 않은지 묻자, “다행히 아내가 사이트 운영을 도와주고 있어 끌고 나가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의 생존이 필요하다

dvdprime은 한국에서 손에 꼽히는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입니다. 이런 사이트가 직원 한 명 뽑을 여력이 없어, 대표 한 명이 아내의 도움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것이 한국 온라인의 참담한 현실입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한국에서는 더 이상 콘텐츠가 생산될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루빨리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의 생존 조건이 개선되어야 합니다.

한국 인터넷 사이트의 생존을 위해서 통신사의 횡포를 막아야 하듯이, 한국 중소 커뮤니티 사이트의 생존을 위해서 대형 포털 사이트의 횡포를 막아야 합니다. 콘텐츠와 사용자 트래픽을 독점하고, 검색을 차별하는 포털의 횡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여 중소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사이트 운영 자체만으로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사이트가 존재해야 창작자들이 숨을 쉴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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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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