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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연극인 토론회에 문체부도 참석, 무슨 말 오갔나?
왼쪽부터 오세곤 연출가, 이영열 문체부 예술정책관, 채승훈 연출가, 이양구 작가, 임인자 독립기획자, 김소연 평론가의 모습.
왼쪽부터 오세곤 연출가, 이영열 문체부 예술정책관, 채승훈 연출가, 이양구 작가, 임인자 독립기획자, 김소연 평론가의 모습.ⓒ민중의소리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로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진실이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연극인들이 지난 6일 시국토론회를 열고 향후 연극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모색했다. 이 자리엔 ‘블랙리스트’ 집행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이날 연극인들은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문체부가 주도한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문체부 관계자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문체부 관계자들은 내부에서도 노력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대책과 인적 청산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서울연극협회는 이날 대학로 스타시티에서 ‘2017 연극발전을 위한 1차 시국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연출가, 작가 등 연극인들은 물론이고 이영열 문체부 예술정책관을 비롯한 문체부 공무원 10명이 함께했다. 사회를 맡은 오세곤 연출가는 “이번 토론회는 성급한 결론과 결정을 내는 자리가 아니라 의견을 제기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기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채승훈 연출가 “용기 없었다는 말 이해할 수 없어”
이양구 연출가 “문체부가 주도한 명백한 국가범죄”

서울연극협회 1대 회장을 역임한 채승훈 연출가는 지난 2월23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및 임직원 일동’ 명의로 발표한 사과문을 통해 “국민과 예술가를 위한 기관으로서 부당한 간섭을 막아냈어야 하나 그러지 못했습니다.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한 기관으로서 힘이 없었고 용기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그대들은 권력의 부당한 요구를 받았을 때 왜 예술가들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나”라고 되물었다. 채 연출가는 이어 “그대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누구를 위해 그 자리에 있었나. 용기가 없었다는 말들은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예진흥법 29조를 보면 위원의 직무상 독립을 위해 ‘위원회의 위원은 임기 중 직무상 외부의 어떠한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아니한다’고 돼 있다”며 “이 조항을 읽어 봤나 의심스럽다. 부끄러워하길 바란다”며 법적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이양구 연출가는 “채승훈 선생님 발표를 들으면서 블랙리스트의 문제는 지원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며 “생각해보면 우리는 단 한 번도 민주주의 국가를 가져본 적이 없었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이 몰려 온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연출가는 ‘창작산실’ 검열 사태, ‘팝업씨어터’ 공연 방해 등 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하면서“블랙리스트 사태는 문체부가 주도한 명백한 국가 범죄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송수근 문체부 권한 대행은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도 사퇴는커녕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이라 사태의 전말이 파악되지 않았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인자 독립기획자 “부역자들 진실 밝히고 자리서 내려와야”
김소연 평론가 “문체부, 불법행위 진상 낱낱이 밝혀야 ”

변방연극제 전 예술감독 임인자 독립기획자는 “연극계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경제공동체로 만들어진 많은 부역자들이 있다”며 “공적 자금으로 사적 이익을 취하는 걸 언제까지 묵과해야 하나. 이것 역시 범죄 행위”라고 밝힌 뒤 부역자들은 진실을 밝히고 그 자리에서 내려올 것을 촉구했다.

또 임 전 예술감독은 지난 2015년 박근형 연출가의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가 ‘창작산실’ 지원 선정작으로 결정됐을 당시, 박 연출가를 찾아가 수혜 포기를 종용한 이한신, 장용석 예술위 직원에 대해서도 “이분들 아직 근무하고 있지 않나? 어떻게 됐는지 대답을 해주셔야 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김소연 평론가는 “특검이 불법 여부를 다룬다면 ‘문화정책 파행 및 검열 조사위원회’는 법적 책임 여부에 제한되지 않고 불법 행위의 기획과 지시가 어떤 구조와 과정으로 실행됐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이것이 문체부가 사과문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여는 것보다 더 시급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영열 문체부 예술 청책관 “예술인들과 만나 의논하겠다”

이영열 문체부 예술정책관은 “이번 일이 터진 이후 내부에서 저희도 토론하고 고민하고 있었다”며 “방법론에 있어서 책임 규명과 처벌을 말하는데 이미 굉장히 많은 과정을 지내고 검찰 특검에 직원들은 수시로 불러 다니며 죗값을 치루고 고통 받으며 협조 중”이라고 해명했다.

“앞으로 지켜봐달라고 말하셨는데 그 의미가 앞으로 예술인과 함께 의논해 나가겠다는 것을 포함한 것이냐”라는 채승훈 연출가의 질문에 이영렬 정책관은 “많은 대안을 생각 중이다. 당연히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며 “진영 논리를 떠나 다양한 분들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것은 기본 공직자의 의무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연극협회 의견을 당장 내일도 좋고 자꾸 만나면서 청사진을 만들 수 있도록 그런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토론회는 1부 지원 정책, 2부 복지교육, 3부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추후 2차 토론회(4월 3일)와 3차 토론회(5월 8일)도 진행될 예정이다.

김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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