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포스코 회장 “미르·케이 출연 靑 압박 느껴...배드민턴팀 창단 요구 어처구니 없어”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뉴시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청와대의 지시에 압박을 느껴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금을 출연했다고 증언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여자 배드민턴팀 창단 요구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권 회장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판사)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검찰 측이 “청와대의 출연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느냐”고 묻자 “재단 설립 취지에는 찬성을 하지만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기 보다는 압력이나 부담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답했다.

권 회장은 “포스코가 당시 (정부와 관련된) 현안이 없었기 때문에 (부당한 압력 등을 우려해) 출연을 해야겠다고 결정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나중에라도 혹시 그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 우려했던 것”이라고 막연한 우려가 있어서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2월 22일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창단 요구를 받고 “어차구니 없는 일”로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권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의 요구 직후 최순실씨 소유의 매니지먼트 회사 ‘더블루 K’의 연락처를 전달받았다고 진술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특히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을 위해서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배드민턴팀이 만들어져서 거기에 포스코 같은 기업이 지원을 해주면 대한민국 체육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란 취지의 말을 했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독대 직후 인근에서 대기하던 안 전 수석이 더블루K 조성민 대표의 전화번호를 건네주며 만남을 주선했고 권회장은 이를 황은연 포스코 사장에게 전달해 만나도록 했다.

황 사장은 조 대표, 고영태, 노승일씨와 함께 만나 더블루K에 대한 소개를 듣고 46억원 규모의 여자 배드민턴팀 창단을 제안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 사장은 이를 “말도 안 되는 요구”라며 거절했다.

그러자 다음날 안 전 수석이 권 회장에게 연락해 ‘포스코의 소극적 태도에 더블루K가 불쾌해하니 사과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포스코는 여자 배드민턴팀이 아닌 펜싱팀을 창단해 선수단에 16억원을 지원하고, 운영을 더블루K에 맡기기로 협의했다.

이와 관련해 권 회장은 “그때 제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생각을 해보면, 뭐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우리 지구상에 일어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며 “국가에서 다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이니까 우리가 도외시할 수 없지 않느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