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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주한미군 ‘부산 생화학 실험장비 도입’ 비밀리에 추진 드러나 ‘파문’
2013년 주피터 관련 주한미군 병사들이 탐지 장비를 설치하고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2013년 주피터 관련 주한미군 병사들이 탐지 장비를 설치하고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미 육군 공개 사진

주한미군이 생화학 실험 프로그램인 '주피터(JUPITR)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부산에 도입해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한미군은 주피터 프로젝트가 방어용이며 살아있는 생화학 샘플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도 관련 추진 상황을 일체 비공개로 하고 있어, 해당 지역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는 등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민중의소리>는 지난해 5월 2일 기사를 통해 생화학 실험 프로그램인 '주피터 프로젝트'가 부산 8부두 미군 시설에 도입될 예정이라고 단독으로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주피터 프로젝트'의 최고 책임자인 미군 '생화학방어합동참모국(JPEO-CBD)'의 케네스 캄머러 소장(director)은 한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 3/4분기 안에 부산 8부두에 처음으로 도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독 보도가 나가자, 같은 해 5월 16일, 주한미군 측은 "주한미군 사령부는 2015년 11월에 부산 8부두를 주피터의 첫 도입 장소로 선정했다"고 뒤늦게 인정했다. 당시 주한미군 측은 "군사항구로서의 전략적 중요성과 인구 밀집 지역의 근접성에 기인해 결정했다"며 "동맹국으로서 한미 양국 모두는 생화학 방어협력이, 점증하는 북한의 생화학무기 위협과 국제적인 생화학 테러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데 필수적"이라며 부산 지역 도입 이유를 밝혔다.

이후 미 국방부와 주한미군 측은 부산 지역 주피터 프로젝트 추진 상황에 관해 기자가 여러 차례 공식, 비공식 질의를 거듭했으나, 일절 이에 관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민중의소리>가 최근 확보한 문서에 의하면 캄머러 소장이 지난 2월 2일, "한국 부산 8부두 첫 실행 작전에서 긴급 장비들의 배치가 지난 1월 17일, 생화학방어합동참모국(JPEO-CBD)에 의해 결정됐다"며 관련 업계에 브리핑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2일 주피터 프로젝트 담당 부서장이 관련 업계에 브리핑한 내용 표지
지난 2월 2일 주피터 프로젝트 담당 부서장이 관련 업계에 브리핑한 내용 표지ⓒ해당 문서 캡처

2019년 평택 미군기지 추진 사실도 드러나
부산 시민단체 "시민 무시하는 행위, 강력한 반대 운동 펼칠 것"

이 문서에는 부산 8부두 도입 사실만이 아니라, "2019년 회계연도(2018년 10월~2019년 9월) 안에 추가로 평택에 있는 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Camp Humphries)에도 도입될 예정"이라며 관련 전문 인력을 모집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주피터 프로젝트를 향후 주한미군 기지에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임을 그대로 밝히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 17일 부산항 8부두에 주피터 실행 작전이 개시되었다는 것과 2019년 회계년도에 팽택 미군기지에도 실시 예정임을 밝히는 내용
지난 1월 17일 부산항 8부두에 주피터 실행 작전이 개시되었다는 것과 2019년 회계년도에 팽택 미군기지에도 실시 예정임을 밝히는 내용ⓒ해당 문서 캡처

그러나 주한미군 측은 이에 관한 <민중의소리> 공식적인 질의에 일절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주한미군 한 관계자는 "위에서 답변을 하지 않으니, 무엇이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식통은 "주한미군 측이 최근 사드 도입 문제와 마찬가지로 주피터 프로젝트 도입도 주민 반발을 우려해 비공개로 전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3일, 국방부 당국자는 이에 관해 기자와의 통화에서 "실무자를 통해 주한미군 측에 해당 내용을 알아보니, 주한미군 측에서 공개를 안 한다"고 난감함을 표시했다. 이 당국자는 "주피터 프로젝트가 방어용이며 살아있는 샘플도 사용하지 않는 등 안심하라고 해놓고 이제 와 공개를 안 하는 이유가 납득이 되느냐"의 질의에 "그 문제 역시 저희도 주한미군 측과 실무자를 통해 입장을 전달받는 측면이 있는 만큼, 관련 사항은 주한미군에 직접 알아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며 답변을 미뤘다.

부산시청 관계자는 "주피터 프로젝트가 비공개로 부산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의 질의에 "관련 사항은 (한국) 국방부와 협의 하에 부산 시민의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이 관계자는 "그렇다면 주한미군 측에서 통보받거나, 교류 라인은 없느냐"는 질의에 "우리는 국방부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주한미군 측이 비밀리에 부산 8부두에 주피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에 관해 부산 지역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4일, "부산 시민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충격적이고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동안 생화학 실험실 설치 반대 등을 추진하며 주한미군과 부산시청 등에 공개를 요청해 왔으나, 오히려 시민들 모르게 추진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부산 시민의 안전과 생명이 달린 문제인데, 추진 당사자인 주한미군을 포함해 국방부와 부산시청 모두 무책임하다"며 "관련 시민 단체와 부산 시민들의 힘을 모아 강력한 반대 운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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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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