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교실에서 세상으로] 세 번째 봄이 왔다

세 번째 꽃 우는 봄이 찾아왔다. 그사이 물러나지 않을 것 같았던 정권이 물러났고, 올라오지 않을 것 같았던 세월호도 올라왔다. 2014년 겨울에 인양이 결정되고 수백일 동안 올라오지 않았던 배가 대통령 파면 이후 며칠 만에 뭍으로 올라오는 기적을 우리는 보았다.

3년이라는 시간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국정 운영의 최고 책임자는 7시간 동안 행방불명되었으며, 사건 현장에서는 정상적인 구조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시간 동안 주요 언론은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터뜨렸으며, 오보에 대한 비난이 채 가기도 전에 ‘지상 최대의 구조작전’이라는 거짓말을 끄적거렸다. 사회적 공기가 되어야할 언론은 ‘기레기’가 되어 우리 사회의 공해로 비판받았다.

10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 철제부두에 올라온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에서 내린 자리에 추가 이동없이 그자리에 거치되어 있다. 세월호를 뭍으로 움직이는 과정에서 선체 변형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10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 철제부두에 올라온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에서 내린 자리에 추가 이동없이 그자리에 거치되어 있다. 세월호를 뭍으로 움직이는 과정에서 선체 변형이 발생했기 때문이다.ⓒ김철수 기자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을 향해 우리 사회는 너무도 잔인하게 대응했다. 사건 직후 언제나 찾아오라던 대통령은 지독하리만큼 유가족들을 외면했고, 약속대로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청와대로 향했던 유가족들 앞은 경찰들이 가로막았다. 구조 외면으로 수많은 아이들을 수장시킨 정부가 유가족들에게 물대포를 쏘는 사태가 발생했다. 반성을 모르는 언론은 신상까지 파헤치는 온갖 흑색선전으로 유가족들께 상처를 주었고, 일베를 비롯한 보수단체 사람들은 단식 투쟁을 하는 유가족들 앞에서 피자와 치킨을 입에 집어넣으며 유가족들을 비아냥거렸다. 유가족들과 함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민들은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았고, 유가족들이 그토록 지키고 싶어 했던 기억교실은 이전을 당했다. 그 시간동안 ‘아직까지 세월호냐’라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2016년, 우리 사회는 여느 때보다 뜨거운 겨울 보냈다. 최순실의 국정 개입 보도를 시작으로 벌어진 대통령 탄핵 촛불 집회에 100만이 넘는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으로 모였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촛불 집회의 성과로 대통령은 탄핵되었고, 돌아오는 5월 대선을 치르게 되었다.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운 시민들의 승리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부당한 권력에 기생하였던 많은 주류 정치인들이 탄핵 국면의 영웅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고, 거짓 보도를 일삼았던 주류 언론들이 정의의 사도처럼 행세하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3년이 다 되어가지만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이 시작도 하지 않고 있으며, 구조를 방기했던 책임자들의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아직 미수습자들이 돌아오지 않았다. 세월호엔 아직도 사람이 있다. 유가족들은 아직까지 아파하고 있다.

다시는 우리 사회가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을 겪지 않기 위해서 많은 시민들이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한다. 세월호 참사 당시 ‘잊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처음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다져야한다. 진상규명이 이루어지고, 이러한 참사가 재발되지 않는 안전사회를 위한 초석이 다져질 때까지 유가족들과 끝까지 함께 해야 한다.

※현장 교사들의 단체칼럼 ‘교실에서 세상으로’를 시작합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단원고 교사 오재영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