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사설] 만약 박영수 특검이 연장되었더라면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등 18개 혐의로 기소하면서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수사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검찰은 롯데가 출연했다가 다시 돌려받은 K스포츠재단 출연금 70억원과 SK에 요구했던 89억원 등을 뇌물혐의에 추가했지만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불구속 기소에 그쳤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특검의 수사결과를 대부분 이어가면서 삼성 뇌물과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는 세부적으로 구체화했다. 여기에 롯데와 SK그룹의 지원금을 뇌물에 포함시켰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의 뇌물가액은 총 592억원이 됐다. 돈을 줬다가 돌려받은 신동빈 롯데회장은 불구속 기소하고, 뇌물 액수에서 이견을 보여 실제 돈이 오가지 않았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리했다. CJ그룹에 대해서는 아예 제대로 된 수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특검의 수사결과를 진척시켰지만 마지막 남은 과제로 여겨졌던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해서는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초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 등이 검토됐으나,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하기 전에 사건 수사를 모두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불구속 기소에 그친 것이다.

무엇보다 우 전 수석의 세월호 수사 외압 혐의와 최순실 게이트 수사 축소 혐의에 대해서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우 전 수석이 지난해 7월부터 10월 사이에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과 1천여 차례, 김수남 검찰총장과 12차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되었음에도 그는 결국 법망을 빠져나갔다. 도리어 검찰은 17일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30분여를 들여 ‘부실 수사가 아니’라는 해명에 열을 올렸다.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보면서 ‘만약 박영수 특검이 연장되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질문을 떠올려본다. 대다수 국민들은 박 특검이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가로막히지 않고 끝까지 수사를 했다면 지금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볼 것이다. 검찰이 ‘제 식구 봐주기’라는 의혹을 받지도 않았을 것이다. 결국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수사가 남긴 것은 검찰 개혁의 필요성이다. 검찰은 지금 수사권·수사지휘권·수사종결권·기소독점권 등 수사 전 과정의 권한과 책임을 독점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검찰이 자신들의 윗선에 대해서는 칼을 들이댈 수 없는 구조가 된 셈이다. 이번 대선에서 선출될 차기 정권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나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 등 근본적 검찰 개혁을 피해서는 안된다.

민중의소리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