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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군기지 발암물질 다량 유출, 이게 나라냐

서울 용산의 주한미군 기지 지하수 오염 실태가 공개됐다.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의 경우 기준치의 최대 162배가 초과됐고 에틸벤젠은 2.6배, 자일렌은 2.5배, 톨루엔은 1.5배가 초과됐다. 이미 여러 차례 육안으로도 오염이 확인된 바 있고 환경단체 등에서도 오염정도를 밝혀왔지만 환경부의 공식조사에도 심각한 상황임이 확인됐다.

정작 심각한 것은 단지 오염 사실과 그 정도가 아니다. 지난 2011년 서울 지하철 녹사평역 기름 유출 사고가 벌어졌다. 서울시민의 안전이 위협받았지만, 미군은 실태조사에도 비협조적이었고 복원에는 아무 책임도 지지 않았다. 미군이야 언제고 자국으로 돌아가겠지만 오염된 땅과 물로 인해 우리 국민과 후손은 오랜 세월 피해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어떤 반성도, 책임도 찾을 수 없었다.

더욱 가관은 우리 정부다. 사고 4년만인 2015년에 처음으로 정부 차원의 공식 조사를 실시했고 이듬해인 작년 두 차례 추가 조사를 했다. 그런데 한미관계와 미군의 반응 등을 걱정해 조사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민변, 환경단체 등이 소송을 내고 대법원 판결이 나자 마지못해 1차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그리곤 2차, 3차 조사결과 공개를 놓고 미군과 협의 중이다. 주권자인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상전인 미군만 받드는 그야말로 사대적이고 굴종적인 태도다.

서울시는 미군기지 주변에서 오염을 감시하고 정화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비용은 정부에 구상권 청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기지 내부의 오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 서울시의 노력은 역부족이다. 미군기지로 인한 심각한 환경오염은 용산만이 아니다. 경북 왜관과 강원 춘천에서도 고엽제 매립으로 인한 대규모 오염이 있었다. 기름 유출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일단 용산기지 조사결과를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 또한 전국의 미군기지에 대해 정밀한 환경실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미국은 환경 원상복원의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이마저도 못한다면 이건 주권국가도 아니며, 정상적 외교관계도 아니다. 외국군의 환경피해도 막지 못하는 나라의 대통령을 뽑아 무엇 하겠는가.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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