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 매 선거 때마다 우려먹는 ‘대북송금 특검’이 뭐길래?

어제(19일) KBS 대선후보 TV토론 봤어?

곰곰이

당연히 봤지. 스탠딩 토론이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난장판이더구만!

첫 스탠딩 토론 갖는 대선후보들

ㅋㅋㅋ 그런데 북한에 돈 퍼줘서 북한이 핵미사일을 만들었다는 게 진짜야?

곰곰이

그게 무슨 소리야?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그랬잖아.
과거 대북송금이 핵미사일이 돼 우리 머리 위에 떨어지고 있다고ㅎㅎ

유승민, 사퇴는 없다
곰곰이

아이고. 또 대북송금 특검 가지고 물고 늘어졌구나ㅡㅡ;;;

대체 언제적 이야기를 아직도 하는 건지...2017년 대선이 맞나 싶더라니까.

진짜 돈을 퍼준 건 맞아?

곰곰이

오해야;;;
정부가 북한에 돈을 준 게 아니라 민간의 남북경제협력 차원이었지.

어떻게 했는데?

곰곰이

2000년 남북정상회담 직전에 현대가 북한에 4억5천만 달러를 제공했어.

왜 줬는데?

곰곰이

현대가 철도, 통신, 관광, 개성공단 등 7개 사업권을 얻는 대가였지.

우리나라 대기업인 그 현대를 말하는 거야?

곰곰이

응. 현대는 이후 금강산 관광의 주사업자가 됐고, 개성공단이 문을 닫을 때까지 부지조성, 개성관광, 영업기업의 운영 등 상당한 권한을 행사했어. 나름 이득을 봤지.

물론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서면서 남북관계 악화로 다 중단됐지만ㅠㅠ

그런데 왜 특검까지 한 거야? 문제가 있던 거 아냐?

곰곰이

그건 6.15남북공동선언을 폄훼하려는 보수세력이 요구한 거였어.

2000년 6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평양에서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한 사실 알고 있지?

응, 책에서 두 사람이 악수하고 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어.

6.15 남북공동선언 당시 김대중 대통령(왼쪽)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오른쪽)
곰곰이

한반도 분단 이후 두 당국 대표가 처음 만난 역사적인 순간이었어. 그때 회담 마지막 날인 6월 15일 두 정상은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했는데, 그게 너도 알고 있는 6.15남북공동선언이야~

김대중 대통령은 그때 정상회담과 햇볕정책으로 한반도 평화를 증진시킨 공로 등을 인정 받아서 노벨 평화상도 수상했잖아.

곰곰이

응, 맞아. 공동선언 이후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북한의 남북 주최 스포츠 경기 행사 참가 등 민간 교류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됐지.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거야^^

와, 지금과는 완전 다른 분위기였겠구나.

곰곰이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었어ㅠㅠ

응????

곰곰이

김대중 정부에 이어 노무현 정부가 2003년 출범하자마자 미국으로부터 대북송금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거든. 2000년 남북정상회담 직전에 북한에 돈을 보냈다는 거야;;;

그게 아까 현대가 보냈다는 4억5천만 달러 아냐?

곰곰이

맞아. 하지만 남북경제협력 차원에서 한 것을 두고 보수세력은 “6.15 공동선언은 돈으로 산 것”이라고 왜곡하며 대북송금 특검을 주장했어. 대가성이 있는 돈이라는 거야.

그래서 특검 수사 결과 대가성이 입증됐어?

곰곰이

아니. 특검은 현대가 북한에 제공한 4억 달러는 ‘대북경제협력 사업의 선투자금 성격’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어. 또 정상회담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대가성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지.

그럼 나머지 5천만 달러는?

곰곰이

당시 정부 차원의 접촉에서 남북 간 정책지원금 1억 달러 제공 논의가 있었대. 하지만 정부는 1억 달러를 줄 수가 없었어. 정부가 몰래 그 돈을 만들 수 없었거든.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현대가 7대 사업권에 해당하는 4억 달러에 5천만 달러를 더 얹어서 북한에 제공한 것이었어.

그럼 위법 판결났다는 부분은 대체 뭐야? 불법이라고 막 몰아세우던데?

곰곰이

대북송금에 대한 절차적인 부분이었어. 정부가 산업은행에 압력을 행사해 현대에 불법 대출을 하게 하고, 송금 과정에 환전 편의를 제공한 것은 문제라는 판결이야.

그걸로 처벌을 받은 사람이 있어?

곰곰이

대표적으론 문화관광부 장관으로서 정상회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대북송금을 주도한 혐의로 징역 3년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 받고 실형을 살았지.

지금까지도 억울해 하고 있어.ㅎㅎ

고민에 빠진 박지원

가만...그때 노무현 정부도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계승하고 있었잖아? 그걸 몰랐을 리가 없었을 텐데, 왜 민간의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특검을 막지 못한 거야?

곰곰이

당시 보수세력의 공세도 심했고, 출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노무현 정부는 야당과의 협력적 관계가 필요했던 거 같아. 그래서 한나라당이 제기한 특검을 거부하지 못한 게 아닐까?

대북송금 특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도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더라고.

어쨌든 그걸로 이미 다 끝난 일 아냐?

곰곰이

그렇지. 하지만 어제 토론에서도 봤듯이 그 후폭풍은 보수세력에 의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지ㅠㅠ

왜????

곰곰이

보수세력은 대북송금 특검을 왜곡하면서 “남북 교류는 곧 은밀한 뒷거래”라는 식으로 계속 몰아가고 있어. 남북 화해 분위기를 해치는 거나 다름 없지.

어제 대선후보 TV토론에서도 보수정당 후보들이 대북송금 특검을 실시할 때 한나라당처럼 여전히 똑같은 공세를 펼치고 있는 모습이더라고ㅎㅎ

곰곰이

근거 없는 공세지.

그러면,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북한에 돈을 준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거야?

곰곰이

음...생각해보니 현금을 준 적은 딱 한 번 있었어!

언제?

곰곰이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산가족들이 더 많이 상봉할 수 있도록 화상상봉을 추진했거든? 그런데 영상 장비를 우리가 제공해야 하는데 법적으로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거야. 그래서 한나라당에 양해를 구하고, 영상장비를 중국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북한에 현금을 줬지ㅎㅎ

아버지 떠나기 전에 한번 안아보아요

이산가족 상봉을 못하게 할 수는 없으니까. 설마 그걸 가지고 ‘북한 퍼주기’라고 하는 거야? 너무하다ㅜㅜ

그런데 정부가 북한에 쌀 지원한 걸 가지고도 퍼주기라고 뭐라고 하는 사람이 있더라;;

곰곰이

그것도 공짜로 준 게 아니라 차관으로 준 거야. 빌려준 거니 도로 받아야 하는 거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말에 의하면, 북한에 현물로 준 것도 엄청 많다던데?

곰곰이

철도나 도로연결, 개성공단의 인프라투자 등을 위해 레일이나 도로포장재 같은 것들이 들어갔어. 그건 다 우리 기업 때문에 하는 거였어. 실제 공사에 사용되기도 했고. 그걸 가지고 어떻게 핵 개발을 할 수 있다는 걸까;;; 말이 안 되지.

곰곰이

그러면서 북핵 문제가 다 햇볕정책 때문이라고? 남북관계를 파탄 낸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몸 담았던 사람들이 과연 그런 말을 할 자격이나 있을까?ㅉㅉ

그러게 말야.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도,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다 대북송금 특검 얘기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몰아붙이는 분위기더라? 불법을 어떻게 옹호하냐고 말야;;;

곰곰이

자신들이 남북관계를 파탄시킨 잘못을 덮고, 문제의 본질을 흐린 거지.

종종 보수세력이 우려먹는 얘기야.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데, 이젠 정말 옛날에 써먹던 수법은 그만했으면 좋겠어.

정권이 바뀌면 좀 달라질 수 있을까?

곰곰이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6.15공동선언 1항의 내용이야.

이 정신만이라도 이어나간다면, 남북관계가 지금보다는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 이 기사의 일부는 김연철 인제대 교수 페이스북 글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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