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탐구] 프랑스 대선 1차 투표가 알려준 6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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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크롱과 르펜이 결선에 올라갔다
  2. 변화와 개혁 (Change and renewal)
  3. 포퓰리즘은 졌지만, 죽지는 않았다. (Populism beaten but not dead)
  4. 마크롱과 그의 신당은 총선을 준비해야 한다
  5. 지도자 없는 우파 (The right without a leader)
  6. 사회당의 몰락 (Farewell to the Socialist Party)
  7. 프랑스의 여론조사는 맞았다 (Give it to the pollsters:they were right…)
Voice of the World / 편집 : 이정무 기자 최종업데이트 2017-04-25 07:14:14
  • CARD 1/

    마크롱과 르펜이 결선에 올라갔다

    프랑스 유권자들은 중도신당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를 선택했다. 이 둘은 5월 7일 결선투표에서 맞붙게 된다.

    지난 일요일 밤 치러진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의 출구조사 예상치와 잇따른 개표 결과를 종합해볼 때, 마크롱 후보가 24%, 르펜 후보가 22%의 득표율을 얻어 1,2위를 차지했다. 기존의 주류 양당 중 하나였던 보수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는 극좌 선동가 스타일의 장 뤽 멜랑숑 후보와 득표율 19%대로 3위 싸움으로 밀려났다.

    폴리티코가 분석한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결과가 시사하는 6가지를 소개한다. 원문은 6 takeaways from French election’s first round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결과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결과ⓒ뉴시스

  • CARD 2/

    변화와 개혁 (Change and renewal)

    프랑스 중도 신당 '앙 마르슈'의 대선 후보인 에마뉘엘 마크롱이 23일(현지시간) 1차 투표 결과에서 결선 진출이 확실시되자 자축하고 있다. 2017.4.24.
    프랑스 중도 신당 '앙 마르슈'의 대선 후보인 에마뉘엘 마크롱이 23일(현지시간) 1차 투표 결과에서 결선 진출이 확실시되자 자축하고 있다. 2017.4.24.ⓒAP/뉴시스

    마크롱 후보는 사회당의 몰락을 가져온 프랑스아 올랑드 대통령 시절 경제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이번 대선에서 마크롱 후보는 사회당 브누아 하몽 후보는 물론 공화당의 피용 후보까지 제치고 1위로 결선에 진출하였다.

    사회당과 공화당의 주류 양당 후보들은 지지자들에게 (결선에서) 마크롱 후보에게 표를 던져 달라고 읍소했다. 피용 후보는 “극우파가 뽑히게 놔둘 수는 없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이 르펜을 60대 40으로 정도로 누르는 것으로 나왔다.(그러니 르펜을 막기 위해 마크롱을 뽑아 달라)”고 말했다.

    그러니 다음 프랑스 대통령의 자리에 앉게 될 이는 아마 마크롱일 것이다. 3년 전 주류 정치권에 영입되기 전까지 그는 자전거로 해변가를 돌던 젊은이였다. 2년 전에는 사회당 올랑드 정권에서 경제장관을 지내며 여당인 사회당으로부터 가장 많이 공격받은 장관이었다. 1년 전에는 군소 정치인들을 모아 정체도 불분명한 “정치운동” 단체를 만들어 대도시 시장직에 도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찌되었건 유권자들은 마크롱 후보를 선택했다. 그는 EU(유럽연합)를 칭송하고, 이를 개혁하겠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선거 유세마다 EU는 프랑스의 문제점이 아니라 해결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크롱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일종의 행운이다. 유력 경쟁자들이 스스로 무너지는 악재를 겪었기 때문이다. 피용은 여러 스캔들로 주저 앉았고, 하몽의 선거전략은 형편없었다. 하지만 그가 르펜을 꺾게 된다면, 이는 아마도 ‘비관론에 맞선 낙관주의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그가 결선에서 승리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왜냐하면 그의 돌풍의 근원이 무엇인지 아직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그의 인성이나 정치 프로그램에 유권자들이 열광하여 모여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하고, 또 다른 일각에서는 그 동안 오랫동안 프랑스를 지배해온 기존 정치권 혹은 정치인 구세대에 대한 반감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 CARD 3/

    포퓰리즘은 졌지만, 죽지는 않았다. (Populism beaten but not dead)

    2월 초까지만 해도 마린 르펜의 지지율은 28%를 상회했다. 하지만 선거전 내내 김빠진 선거운동을 펼치며 지지율은 급락했다. 이번 대선 결과는 선거전 막판까지 예상되었던 그녀의 예상 득표율을 현저히 밑도는 가장 낮은 수치이다.

    하지만 (급진 좌파인) 멜랑숑 후보가 거둔 19%의 득표율을 합친다면, 포퓰리스트가 거머쥔 득표율은 전체의 40% 이상이다. 1차 투표를 함께 치른 기타 군소 포퓰리즘 후보의 표까지 합친다면 얼추 49% 가까이로 올라간다. 그간 프랑스 사회를 양분했던 두 세력, 세계화와 유럽 통합을 찬성하는 측과 경제 개방을 사회악의 주범이라고 치부하는 측이 이번 대선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

    안보관련 행사에 참여한 장-뤼크 멜랑숑 프랑스 대선 후보. 2017.3.31
    안보관련 행사에 참여한 장-뤼크 멜랑숑 프랑스 대선 후보. 2017.3.31ⓒAP/뉴시스

    마크롱이 대통령직에 오른다면, 그에게 놓인 과제는 유권자 절반 가량의 의구심과 적대감을 빠르게 극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전에, 결선에서 기권하기로 결심한 일부 멜랑숑 후보 지지자들을 설득하는 것 또한 그에게 남은 숙제다.

    극좌파 반짝스타와 사회당 하몽 후보 양측으로부터 끈질긴 공격을 받으면서도 마크롱 후보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더욱이 지난 3주간 멜랑숑 후보 지지율이 급등한 것은 르펜에게서 떨어져나온 유권자들 덕분이었다. 이 표가 결선에서 다시 원래의 주인(르펜)을 향할지도 모를 일이다.

  • CARD 4/

    마크롱과 그의 신당은 총선을 준비해야 한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또 있다. 곧 다가오는 총선에서 다수당으로 올라서기 위해 마크롱은 총선에 집중해야 한다.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대권을 잡는다고 해도 당장 6월초부터 허울뿐인 대통령 혹은 명예직 대통령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결선 진출에 실패한) 사회당과 공화당 후보가 일요일 밤 즉각적으로 마크롱 후보 지지를 선언해 대선결선에서 마크롱 후보가 이 표를 얻는다고 쳐도, 이것이 그의 지지율로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마크롱의 ‘앙 마르슈(En Marche, 전진)’라는 신당은 당장 6월 총선에서 하원을 채울 557명의 후보자들을 찾아야 한다.

    마크롱 후보도 지난 일요일 밤 총선 다수당을 향한 선거전을 신속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공화당과 사회당에 속한 정치인들에게도 호소했다. “출신은 묻지 않겠다. 프랑스를 개혁하고 유럽을 새롭게 만들자는 데 나와 뜻을 같이하는 분이면 된다”는 게 마크롱의 주장이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당장 몇 주 후면, 총선전에서 그가 약속한대로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능력”을 내세워, 공약대로 남녀의 비율도 맞춰야 하고 이 모든 것을 지켜가면서 튼튼한 다수당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 아마 그로서는 대선 결선 투표 승리의 탄력을 총선으로 이어가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오는 6월 총선에서 그에게 복수를 노리고 있는 사회당원들의 에너지는 만만치 않다.

  • CARD 5/

    지도자 없는 우파 (The right without a leader)

    프랑스 대선에서 보수진영의 대표로 나선 프랑수아 피용 공화당 대선 후보 2017.2.1
    프랑스 대선에서 보수진영의 대표로 나선 프랑수아 피용 공화당 대선 후보 2017.2.1ⓒAP/뉴시스

    지난 11월 공화당 경선에서 깜짝 승리한 피용 전 총리는 결국 2002년 사회당이 겪었던 정치적 대실패의 멍에를 짊어지게 되었다. 그 해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후보는 장 마리 르펜(마린 르펜의 아버지)에게 패해 결선진출에 실패했었다.

    물론 피용은 선거전에서 절대 불리한 위치였다. 잇따른 스캔들은 결국 검찰수사까지 이어져 후보직마저 위태로웠다. 그는 이 위기를 극우라고 불릴만한 보수적인 사회 정책으로 돌파하고자 했으나, 결국 중도표만 잃고 말았다.

    현재 공화당은 지도자가 없는 상태다. 아마 향후 몇 주간 극심한 내홍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둠 속에서 때를 기다린 한 사람, 니콜라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있기는 하지만 그는 피용 후보에게 총리직을 놓고도 밀렸던 전력이 있다. 그럼에도 그는 6월 총선에서 당을 이끌 유일한 희망이기도 하다. (승리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대참사를 막아줄 인물이기 때문이다.

    사르코지가 현재 기댈 곳은 좌절한 보수 유권자층이다. 작년 내내 2017년 대선이야말로 절대 질 수 없는 게임이라고 벼르고 별렀던 이들이다. 마크롱이 대다수 중도보수 유권자층에게 어필하긴 했지만 이들이 6월 총선에서도 마크롱의 “앙 마르슈”당에게 표를 던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공화당이 총선에서 다수당을 차지한다면, 마크롱은 보수 인재 풀에서 총리를 골라야 한다. 흔히 말하는 “동거정부” 혹은 “분단정부(divided government)”가 그것이다.

  • CARD 6/

    사회당의 몰락 (Farewell to the Socialist Party)

    몇 주 전부터 예견되었듯이 브누아 하몽은 6%대를 겨우 넘는 형편 없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1969년에 벌어진 사회당의 ‘역사적인 참패’였던 5%의 득표율에 근접한 수치이다. 이후 사회당은 2년간의 혹독한 위기와 자기성찰을 거쳐 1971년에야 프랑수아 미테랑과 함께 기사회생하였다. 그 사회당이 이번 일요일 다시 몰락했다.

    하몽은 프랑수아 올랑드 정권에서 장관직을 맡으면서도 올랑드의 온건한 경제 정책을 앞장서서 비판하던 인물이다. 그는 당내 경선에서 극좌적 사회주의 유토피아 정책을 가지고 승리했다. 그는 오랫동안 사회당 안에 개혁주의와 자유주의 진영, 그리고 강령의 선명함에 방점을 두는 극좌 진영이 나뉘어져 왔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하몽 후보는 마크롱 후보를 ‘부자들의 대변인’이라고 맹폭했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사회당 대신에 마크롱을 선택했다.

    당내 분열이 어떻게 수습될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힘들다. 또한 이 상태로 다가오는 총선을 어떻게 치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대로는 하원 의석을 다수 잃게 될 것이다. 하몽이 선거전을 치르면서 스스로 노출한 당내 분열은 하루 아침에 봉합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중도좌파 인사들은 마크롱의 ‘앙 마르슈’에 합류하든지 아니면 새로운 정치조직(사실상의 신당)을 만드는 식으로 마크롱 진영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사회당은 역사상 가장 좌측으로 위치하게 되는데, 이 경우 멜랑숑 진영에 흡수되거나 프랑스 좌파의 습성상 새로운 소수당을 창당할 가능성도 있다.

  • CARD 7/

    프랑스의 여론조사는 맞았다 (Give it to the pollsters:they were right…)

    유럽의회 의원들과 만나는 FN지도부. 가운데가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FN) 대표인 마린 르펜, 오른쪽이 플로리안 필리포 부대표다.
    유럽의회 의원들과 만나는 FN지도부. 가운데가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FN) 대표인 마린 르펜, 오른쪽이 플로리안 필리포 부대표다.ⓒAP/뉴시스

    (브렉시트를 예측하지 못한 영국이나 트럼프가 낙선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미국과는 달리) 프랑스의 여론조사는 이번에도 정확했다.

    지난 몇 주간의 선거전에서 여러 여론조사가 예측했듯이 4명의 유력후보가 비슷한 수준을 득표했다. 르펜의 추락과 멜랑숑 돌풍, 그리고 횡령 혐의가 처음 불거진 이후로 줄곧 17% 수준의 낮은 지지율을 보이던 피용 후보의 뒤늦은 지지율 만회까지 모든 것이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그대로였다.

    지난 일요일 대선 1차 투표의 투표율은 2012년 대선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약 한 달 전 여론조사는 올해 투표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마지막 2주간 네 명의 후보가 모두 결선에 진출할 가능성이 점쳐질 정도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자 유권자들의 투표 의지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목요일 밤, 한 명의 경찰이 살해된 파리 샹젤리제 테러는 1차 투표 결과에 이렇다할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테러에 대해 마크롱이나 하몽 후보처럼 “차분히 대응하자”는 측과 르펜과 피용 후보처럼 “우리가 더 강해져야 한다”는 측으로 유권자들 역시 양분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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