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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세상으로] 스승의 날에 생각하는 비폭력대화

벌써 교사로서 27번째 스승의날을 맞이한다. 스승의 날이 교사에게는 축하받는 날이기 보다는 나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다.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할지, 아이들과는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어야 할지, 지금 내가 하는 교육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 이런 고민의 결과로 나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것이 비폭력대화이다. 비폭력대화를 만난 것이 벌써 8년째가 되어 가고, 많은 분들과 함께 실천하고, 연습하면서 비폭력대화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비폭력대화를 처음 만났을 때에는 단순한 대화법으로 만났다. 이름에서 나오는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폭력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대화를 할 수는 없을까? 다른 사람에게 나의 의견을 폭력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전달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 지금 생각하면 너무 단순한 생각으로 배우기 시작한 비폭력대화였고, 그럼에도 적절한 방법이라는 것에는 지금도 동의한다.

단순한 대화법으로 알고 만난 비폭력대화가 배우면 배울수록 단순한 대화법이 아닌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여러 가지 꿈을 꾸어보게 되었다. 우리 어른들이 서로 대화하는 방법에 비폭력대화의 방식으로 대화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수많은 갈등들이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가정에서 부모들이 부부간에 대화, 자녀와 대화를 비폭력대화로 한다면 가정이 얼마나 평화로워질 수 있을까? 그 안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평화롭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이다.

지난해 5월 12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송죽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담임선생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12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송죽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담임선생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뉴시스

학교에서 비폭력대화가 자리잡는다면...

학교에서 교사들이 비폭력대화로 아이들과 연결될 수 있다면, 학교에서 일어나는 많은 갈등이 평화롭게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하는 경험을 학교에서 쌓은 아이들이 성장한 미래의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평화롭게 갈등을 해결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수많은 과제가 있지만, 비폭력대화를 배운 이후에 나는 학교를 평화롭게 하는데 기여해보고자 하는 책무를 스스로에게 지웠다. 교사들에게 비폭력대화를 알리고, 함께 배우며 성장한다면, 미래에는 비폭력대화로 갈등을 해결하는 학교, 비폭력대화의 상호 존중의 문화가 정착된 학교, 모두가 만족하는 해결책을 위해 끝없이 함께 만들어가는 학교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상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2010년부터 전교조경기지부에서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직무연수를 여름과 겨울방학 중에 지속적으로 개설하였다. 기초과정에서부터 비폭력대화의 심화과정, 중재과정, 자기성찰과정 등 다양한 과정을 지속적으로 개설하여 함께 하고 있다. 학기 중에도 개설하고, 방학 중에도 개설하는 과정이 2016년의 경우에는 8개 과정에 이르렀고, 2017년에 개설 완료되어 추진되고 있는 과정만 6개 과정이고, 2학기에도 비슷한 숫자의 연수과정을 개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연수를 거쳐 간 연인원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교사들이 비폭력대화를 접하고 있다.

많은 교사들이 수많은 종류의 연수를 받지만 지속적으로 실천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역마다 연습하는 모임을 만들기로 하였다. 전교조 교사들 중에서 함께 하는 동료들과 함께 경기도 시-군마다 연습하는 모임을 의욕적으로 조직하였다. 2013년에 8개 지역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14개 지역에서 모임이 지속적으로(2주에 한번씩) 이루어지고 있으며, 도단위 연구회를 만들어 지원하고 있어서, 경기도에서 비폭력대화를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교사들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비폭력대화를 배우고 실천하는 교사들의 활동 내용도 다양하다. 교사들이 비폭력대화를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에 적용함으로써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되고 있다. 연구회에서는 매년 겨울에 ‘서로배움터’를 열어서 그동안 실천한 사례를 함께 나누는 자체 행사를 진행하기도 하는데, 간단히 내용을 살펴본다.

- 비폭력대화의 철학을 바탕으로 하여 학교교육과정 내용을 재구성하여 수업을 진행하는 활동
- 학급운영에서 학생들의 아픔을 공감해주고, 서로가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활동
- 학급에서 발생하는 학생들간의 갈등을 비폭력대화의 방식으로 중재하는 활동
-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경우에, 징벌이라는 방식으로 처리하기 전에 대화를 통해서 서로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스스로 책임을 지는 활동
- 학교구성원(교사,학부모)간 갈등을 중재하는 활동
- 비폭력대화를 배우는 학생동아리를 운영하여, 학생들이 스스로 비폭력대화를 사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활동.
- 자녀와 대화하는 기술을 습득하게 하는 부모 교육
- 자기 자신을 살피고 성찰하는 방법으로 활용

경기도 학교에 비폭력대화가 많이 전파되어 있다고 평가되기는 하지만 함께 실천하는 교사들의 수는 1천명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서울과 인천, 경남, 경북 등지의 교사들에게 함께 배우고 실천하기를 제안하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도 공부하는 교사모임이 하나둘씩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더욱 확산되어 우리 사회에 비폭력대화로 모두가 연결된 평화로운 세상이 이루어지는 꿈을 꾸어본다.

노시구 경기 시곡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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