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서정민갑의 수요뮤직] 오늘도 계속되는 한국 대중음악인들의 해외 진출
걸그룹 트와이스(나연,정연,모모,사나,지효,미나,다현,채영,쯔위)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용산 블루스퀘어삼성전자홀에서 열린 네 번째 미니앨범 '시그널' 쇼케이스에서 마이크로 인사하고 있다.
걸그룹 트와이스(나연,정연,모모,사나,지효,미나,다현,채영,쯔위)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용산 블루스퀘어삼성전자홀에서 열린 네 번째 미니앨범 '시그널' 쇼케이스에서 마이크로 인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한국 대중음악인들의 해외 진출은 이제 일상화 되었다. 아이돌 뮤지션들은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으며, 이제는 서구 대중음악 시장의 문을 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이돌 뮤지션이 국내에서 잘 보이지 않을 때, 즉 국내 활동 휴식기 때는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보아도 될 정도이다. 사실 2000년대 이후 아이돌 뮤지션들의 활동은 처음부터 국내외 시장을 동시에 겨냥해서 기획되고 있다. 외국인 멤버를 발탁하고, 중국어나 일본어 싱글을 발표하는 것. 유튜브에 뮤직 비디오를 올리고,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활용해 소식을 알리는 것 등등은 모두 해외 팬들을 염두에 둔 활동이다. 그러다보니 인기 아이돌 뮤지션의 뮤직비디오나 이미지가 업데이트되면 외국어로 리플이 달리는 경우가 흔하다.

가장 가깝게는 인기 절정의 걸그룹 트와이스가 7월 2일에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첫 쇼케이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걸그룹 블랙핑크도 7월 20일 일본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데뷔 음반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재결성한 젝스키스가 해외 진출 계획을 발표해 관심을 끌기도 했고, 6월 5일로 예정된 록 밴드 국카스텐의 첫 일본 단독공연 티켓이 5분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경우는 해외의 인기가 뜨거워 더욱 주목받았다.

잠비나이
잠비나이ⓒ잠비나이

해외에서도 ‘먹히는’ 국내 인디 뮤지션들

국내의 인디 뮤지션들도 여러 가지 방식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있다. 크로스오버 록 밴드 잠비나이는 수시로 해외 투어를 진행할 정도로 널리 알려졌다. 여러 밴드들도 제각각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3인조 록 밴드 구텐버즈가 4월 30일부터 5월 3일까지 대만 투어를 하고, 록 밴드 세이수미가 지난 4월 28일 영국의 현지 레이블을 통해 음반을 내고, 투어를 진행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올해 프리마베라 사운드 페스티벌의 프리마베라 프로에는 다이얼라잇, 로바이페퍼스, 빌리카터, 페이션츠 등이 참여할 예정이기도 하다. 이제는 관심을 갖고 보지 않으면 다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국내 밴드들의 해외 진출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국내 대중음악 뮤지션들의 해외 진출이 늘어난 데에는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페스티벌을 비롯한 해외 쇼케이스 페스티벌에 대한 관심이 늘고, 국내에서도 쇼케이스 페스티벌이 지속적으로 개최되기 때문이다. 서울국제뮤직페어, 울산의 에이팜, 잔다리페스타, 전주세계소리축제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번 주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특별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되는 서울뮤직위크 역시 그 중 하나이다. 지난 해부터 시작된 서울뮤직위크는 국제 음악 쇼케이스 페스티벌로서 컨퍼런스, 스피드 미팅, 멘토링 워크샵, 뮤직 마켓 등의 프로그램으로 3일동안 진행된다. 이 중 가장 핵심적인 프로그램인 쇼케이스 공연은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위 뜨락 무대와 예술의 정원에서 열린다. 국내에서는 3호선 버터플라이, 강허달림,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김반장과 윈디시티, 김사월X김해원, 김용우와 프렌즈, 김주리, 노선택과 소울소스, 루드 페이퍼, 레트로 트왱, 서사무엘, 서정민, 아마도 이자람 밴드, 아시안체어샷, 악단광칠, 오리엔탈 쇼커스, 요조, 이한얼 트리오, 초영, 최성호 특이점, 쿨 러닝, 커먼 그라운드, 킹스턴 루디스카, 큐바니즘, 태히언, 표진호 등이 참여한다. 한국전통음악, 퓨전국악, 록, 팝, 레게,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의 참여가 돋보인다. 국내 뮤지션들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말레이시아의 싱어송라이터 Alena Murang과 미국의 DJ ASTRO BLACK를 비롯한 해외 뮤지션들도 함께 참여한다. 쇼케이스를 위해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총감독 인재진, 잔다리 페스타 대표 공윤영을 비롯한 국내 음악계 전문가들과 해외 음악계 전문가들이 함께 할 예정이다. 올해의 서울뮤직위크를 통해서도 국내외 뮤지션들이 서로 더 많은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체적으로 대자본과 기획력을 가지지 못한 인디/비주류 뮤지션들의 경우에는 이렇게 공식적인 쇼케이스에 참여하거나 쇼케이스를 통해 확보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사례가 일반적이다.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들과 늘어난 쇼케이스 페스티벌은 국내 인디/비주류 뮤지션들이 더 활발하게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숨, 잠비나이, 최고은 등을 제외하면 아직 인디/비주류 뮤지션들 가운데 큰 성공 사례가 만들어지지는 못한 상황이다. 이는 해외 진출이 단시간내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활동을 한다고 해도 지속적인 클럽 공연을 통해 팬을 확보하고, 페스티벌에 진출해 팬을 확대하면서 음반을 내놓고 다방면으로 활동해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해외 진출을 할 때 장기간 활동할 수 있는 기획력과 자본, 네트워크를 갖춘 인디/비주류 제작사와 뮤지션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국내 인디/비주류 뮤지션들의 음악적 완성도와 라이브 퍼포먼스 능력은 매우 뛰어나지만 해외 음악 신에 존재하지 않는 한국적인 음악의 차별성을 보여주는 음악이 많지 않은 것도 원인일 수 있다. 그러다보니 적지 않은 국내 인디/비주류 뮤지션들이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아직 큰 성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국내 인디/비주류 뮤지션들의 해외 진출 시도가 관련 기관의 체계적인 지원과 결합될 경우에는 더 많은 성과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쇼케이스 페스티벌만이 아니라 쇼케이스 페스티벌 이후의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해외진출과 이를 위한 지원이다.

혁오(HYUKOH)
혁오(HYUKOH)ⓒ두루두루amc

국내 인디 뮤지션의 새로운 확장성을 보여준 ‘밴드 혁오’의 새 앨범

그럼 점에서 밴드 혁오가 최근에 발표한 새 음반 [23]의 수록곡 가운데 일부 곡의 가사를 영어와 중국어로 쓰고 미국과 몽골에서 뮤직 비디오를 촬영한 사례도 흥미롭다. 오혁은 해외 진출을 위해 일부러 한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가죽자켓’과 'Wanli万里’의 뮤직비디오는 미국의 캘리포니아와 몽골 등지에서 'Oui Kim'등의 전문 연출가가 함께 작업했다. 그 결과 두 곡의 뮤직비디오 유튜브 링크에는 외국어 댓글로 된 반응들도 적지 않게 발견된다. 실제로 혁오의 경우에는 새 음반을 발표하면서 해외에서의 반응과 공연 관련 문의가 조금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물론 이 정도 규모의 뮤직비디오는 혁오 정도의 인기를 가진 뮤지션만이 할 수 있는 작업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뮤직비디오와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활동이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실제로 밴드 잠비나이의 경우에도 공들여 작업한 뮤직비디오를 통해 해외 페스티벌 등의 공연 섭외가 늘어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국내 관계기관의 지원 역시 보다 다양한 지점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한 해외진출이 국내 활동의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 해외진출에 대한 지원만큼 보강되어야 할 것은 굳이 음악인이 아니더라도 인간다운 삶을 지켜갈 수 있는 보편적 복지의 확대이다. 그래야 음악인으로 살아갈 용기가 생기고, 큰 용기와 각오가 없어도 음악인으로 살아가는 일이 특별해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음악산업의 발전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꼭 해내야 할 가장 중요한 일도 바로 이것 아닐까.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