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문8답 : 트럼프도 탄핵된다고? 가능성은 매우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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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탄핵 절차는 아직 시작도 안됐다
  2. 탄핵은 사법이 아니라 정치다
  3. 미국에서의 탄핵 절차는
  4. 탄핵의 사유는 어떤 것일까
  5. 실제 탄핵된 대통령이 있었나
  6. 하원에서 탄핵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
  7. 상원에서 탄핵 심리는 어떻게 진행되나
  8. 그렇다면 트럼프는 어떻게 될까
Voice of the World / 편집 : 이정무 기자 최종업데이트 2017-05-21 16:59:39
  • CARD 1/

    탄핵 절차는 아직 시작도 안됐다

    편집자주/트럼프 대통령의 코미 전 FBI국장 파면을 둘러싸고 워싱턴의 정가는 시끄럽다.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해 온 진영에서는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하지만 실제 이것이 행동으로 옮겨질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할 정도다. vox.com에서는 미국 헌법과 역사에서의 탄핵에 대해 Q&A식으로 정리한 기사를 내보냈다. 원문은 Impeachment of the president, explained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의회에서 탄핵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수요일, 공화당의 저스틴 아매쉬 하원의원은 공화당 내에서는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FBI 국장을 파면한 것은 탄핵의 사유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의원들을 포함하여 맥신 워터스 의원, 알 그린 의원 등의 민주당 하원의원 등 다수는 이보다 훨씬 이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임스 코미 전 미연방수사국장(자료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임스 코미 전 미연방수사국장(자료 사진)ⓒ민중의소리

    현재 탄핵 논의는 여기까지이다.

    대통령을 탄핵하고, 유죄 판결을 내려 대통령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일은 꽤 어려운 일이다. 미 역사상 대통령 탄핵은 그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매우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두 번의 탄핵 시도가 있었으나 무위로 돌아갔고, 또 다른 한명은 탄핵이 임박해오자 이를 피하기 위해 사임하였다. 현재까지 트럼프 대통령 탄핵은 정치적 프로세스조차 시작되지도 않았으니 그 실행까지는 요원한 상태다.

  • CARD 2/

    탄핵은 사법이 아니라 정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시위는 그가 당선된 직후부터 계속 이어져왔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다음날 시애틀에서 열린 시위. 2016.11.9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시위는 그가 당선된 직후부터 계속 이어져왔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다음날 시애틀에서 열린 시위. 2016.11.9ⓒAP/뉴시스

    탄핵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걸 유의해야 한다. 탄핵절차가 매우 법적인 혹은 사법적인 절차적인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 탄핵절차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적인 판단에 의해 진행된다는 점이다. 탄핵 혹은 이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법원에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이 하원과 상원에서 처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현직 미국 대통령이 뉴욕의 번화가 한 가운데에서 대낮에 지나가는 행인을 무작위로 저격하고 증거가 뚜렷한 상태로 체포된다면, 그때는 아마도 의회가 여야에 관계없이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한 표결을 거쳐, 유죄 판결을 내리고 그를 권좌에서 끌어내릴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치적 스캔들은 이런 예시처럼 명백하거나 확실하게 죄가 있다고 볼 수 있거나 혹은 증거가 뚜렷하기 힘들다. 또 대통령이 진술거부권을 사용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들이 달려들어 무죄추정의 원칙(benefit of the doubt)을 강력하게 적용하고자 할 것이다.

    따라서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으로 존재하는 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힘을 갖기는 힘들 것이다.

    탄핵 움직임이 현실화 되기 위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심각한 범죄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있어야만 한다. 설사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으로 올라선다 할지라도 상원의원 2/3의 찬성을 끌어내 대통령에게 유죄판결을 내리기 위해서는 강력한 증거를 준비해야만 한다. 민주당이 상원까지 2/3 이상으로 강력하게 장악하지 못한다면, 정쟁으로 인해 탄핵 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 CARD 3/

    미국에서의 탄핵 절차는

    “탄핵”이라는 용어 자체는 영국의 고대 역사로부터 기원한 것인데, “대귀족이나 고위 공직자가 법이 정한 범위를 벗어나게 될 경우 그를 기소할 수 있는 장치”라는 의미다. 이는 앤드류 존슨 전 미국 대통령의 탄핵을 다룬 “Impeached”라는 책을 쓴 데이비드 스튜어트의 주장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탄핵이란, 상원이 대통령을 권력에서 끌어내릴 수 있도록 마련된 절차로, 이는 헌법을 제정한 사람들이 직접 만든 것이다.

    우선 하원이 대통령 탄핵절차를 개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단순 과반수만 넘으면 탄핵소추안이 의결된다. 탄핵소추안에는 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열거되어야 한다.

    그 뒤 탄핵 절차는 상원에게로 넘어가게 되는데, 상원에서는 연방 대법원장 주재로 심리가 진행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과정은 상원의원 3분의 2의 찬성이 있어야 유죄판결이 내려지게 된다. 이 유죄 판결로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고 부통령이 그 권한을 승계한다.

    중요한 점은 상원의원 3분의 2, 즉 67표가 있어야 한다(미국 상원의석은 100석이다)는 점이다. 사실 이 숫자는 당파성이 거의 없는 사안에 대해서도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높다. 헌법 제정자들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상원에서 쉽게 끌어내리지 못하도록 만들어놓은 것이다.

  • CARD 4/

    탄핵의 사유는 어떤 것일까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탄핵의 구체적인 두 가지 범죄 요소는 반역죄와 뇌물죄이다. 그 뒤에 “기타 중범죄와 경범죄”라는 문구가 추가되어 있다. 이것이 헌법에 명시된 전부다. ‘기타’라는 모호한 구절은 미 역사상 수많은 논란거리가 되곤 하였다.

    제럴드 포드(닉슨 사임 이후 부통령으로서 대통령직을 승계한 인물)가 하원 소수당 리더였을 당시 그는 “탄핵 대상이 될만한 불법 행위는 사실상 하원 다수당이 판단하기에 그 순간에 필요한 것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그의 지적은 전적으로 타당하다. 하원의 다수당이 대통령 탄핵 표결을 원한다면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헌법에서 하원을 “탄핵의 유일한 기구”로 못박아두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재판과는 달리 증거의 요건이나 심지어 기소조차 법적인 근거를 갖출 필요가 없다. 이후 판단은 모두 상원에 달린 것이다.

    상원이라고 해도 여전히 탄핵을 위한 노력들은 완전히 정치적인 영역이다. 실제 심각한 범죄 행위가 아주 구체적으로 벌어졌다는 내용이 없어도 탄핵은 가능하다. 실제로 탄핵 절차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내세워졌던 몇몇 혐의들은 매우 정치적인 것들이었다. 탄핵을 당하거나, 주도하는 주요 행위자들의 가장 근본적인 행위 동기 역시 정치적인 것이다.

  • CARD 5/

    실제 탄핵된 대통령이 있었나

    탄핵 절차가 진행되었던 미 대통령은 단 두 명이다. 1868년 앤드류 존슨 대통령과 1998~99년 빌 클린턴 대통령. 하지만 두 명 모두 실제로 유죄판결을 받지는 않았다.

    반면 1974년 리차드 닉슨 대통령은 탄핵 절차가 진행되어 유죄 판결이 확실해지자 이에 앞서 사임하여 버렸다. 이 외에 미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실제로 진행되었던 적은 없다.

    ◇ 앤드류 존슨

    존슨 대통령은 아브라함 링컨의 암살 이후 대통령직을 맡게 됐다. 그가 남북전쟁의 전후처리에서 패배한 남부군에 대해 우호적인 정책을 펴자 상원의 다수당이었던 공화당원들은 이에 크게 반발한다. 존슨은 태생적으로 남부측 백인의 이해관계에 훨씬 동조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이 전쟁 이전처럼 남부연합의 형태로 진영을 갖추기를 원했다.

    1년 여에 걸친 정책적인 혹은 정치적인 갈등은 존슨의 탄핵 사유로 대두되었다. 1867년 하원은 존슨의 탄핵 소추 여부에 관해 논의하였지만, 부결됐다. 당시에 존슨에게 어떠한 구체적인 중범죄를 적용할 지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탄핵 사유가 될만한 핑계거리는 찾아졌다. 같은 해 정치권은 ‘Tenure in Office Act(관직보유법)’라는 위헌성이 다분한 법을 근거로 존슨의 탄핵을 추진한다. 이 법은 대통령이 상원의 동의 없이 관료를 파면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이 적용된 이유는 존슨이 파면시킨 에드윈 스탠턴 전쟁장관을 구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스탠턴 장관은 링컨 대통령이 남북전쟁 후 재건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지명한 장관으로 공화당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존슨 대통령은 결국 스탠턴 장관을 해임하였고, 하원은 이에 신속히 대응해 대통령 탄핵 절차를 진행하였다. 그러나 상원에서 단 1표 차이로 탄핵은 기각되었다.

    닉슨 대통령의 탄핵 문제를 논의하는 하원 법사위원회에 참석한 의원들. 왼쪽이 찰스 랭글, 오른쪽이 바바라 조던 의원이다. 1974.7.26
    닉슨 대통령의 탄핵 문제를 논의하는 하원 법사위원회에 참석한 의원들. 왼쪽이 찰스 랭글, 오른쪽이 바바라 조던 의원이다. 1974.7.26ⓒAP/뉴시스

    ◇ 리차드 닉슨

    미 역사상 그 다음 탄핵 시도는 한 세기 이상이 흐른 뒤에 벌어졌다. 1973년 닉슨 대통령의 보좌관이 워터게이트 호텔에 있던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에 무단침입하고 이를 은폐한 이른바 ‘워터게이트’ 사건이 그것이다.

    닉슨이 물러난 것은 민주당 사무실을 무단침입 했기 때문이 아니라, 잇따른 수사 과정에서 보여준 일련의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복잡한 자충수들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백악관이 매우 심각한 수준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을 사게 되었고 이에 대통령이 연루되었거나 적어도 책임이 있는 정도라고 사람들이 인식하게 된 것이다.

    무단침입과 정치적 정적 혹은 비평가에 대한 비방, 그리고 이에 대한 은폐, 조사과정에 대한 실력행사 나아가 은밀한 금전 거래 등이 낱낱이 폭로되었고 이로 인해 닉슨 대통령의 수석보좌관 몇몇이 재판을 통해 유죄판결을 받게 되었다. 결정적으로 닉슨 대통령이 이러한 사안에 대해 직접 의논하거나 승인한 내용을 담은 음성 테이프가 공개되었다.

    이 결정적인 증거로 인해 닉슨 대통령 측은 반박이 불가능한 정도로 수세에 몰리게 된다. 1974년 여름, 하원 법사위원회는 닉슨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에 대해 세 가지 탄핵소유를 근거로 승인한다. 여기엔 사법권 방해와 권력 남용 그리고 국회모욕죄가 적용되었다. 하지만 탄핵 가결이 확실해지자 닉슨 대통령은 표결 직전 사임했다.

    ◇ 빌 클린턴

    케네스 스타 특검팀은 빌 클린턴 대통령과 측근들에 관한 여러 혐의에 대해 수년에 걸쳐 광범위하게 조사한 후, 결국 클린턴 대통령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관계가 밝혀지는 것을 막고자 사법권을 방해하고 거짓증언을 했다는 내용을 담은 조사보고서를 발표하였다.

    하원은 위증죄와 사법권 방해를 근거로 클린턴 대통령 탄핵안을 추진했지만 결국 상원에서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표차로 부결되었다. 당시 클린턴 대통령의 지지율은 높은 편이었고, 탄핵 시도는 당파적이라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수의 상원의원들은 탄핵 사유가 대통령을 실제로 파면하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결론지었다. 탄핵 가결을 위한 상원의원 2/3 이상이라는 수치는 달성하기 이처럼 매우 어려운 한계처럼 보였다.

  • CARD 6/

    하원에서 탄핵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

    탄핵절차는 하원에서 시작한다. 하원이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운영되므로 탄핵절차 역시 다수당의 판단에 의해 진행되게 된다. 먼저 하원은 하원 법사위원회에 탄핵소추안을 요청할 것인지에 대해 투표하고, 이를 본회의에 회부할 지 표결에 부친다.

    닉슨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 절차는 두 번 모두 20세기에 발생했는데, 닉슨 대통령의 경우, 하원 법사위원회가 워터게이트 등의 혐의에 대해 자체 조사를 시행하였다. 청문회와 증인 심문 등이 이에 포함되었다. 결국 세 가지 혐의에 대해 탄핵 사유로 귀결짓고 이를 하원 본회의에 회부한다. 하지만 표결 직전 닉슨이 사임한다.

    탄핵을 논의하고 있는 미 하원 법사위원회에서 열린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청문회. 이 청문회에서는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가 증언했다. 1998.12.19
    탄핵을 논의하고 있는 미 하원 법사위원회에서 열린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청문회. 이 청문회에서는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가 증언했다. 1998.12.19ⓒAP/뉴시스

    클린턴 대통령의 경우, 사법위원회가 자체 조사를 하지 않기로 결론짓고 스타 특검팀에서 제시한 보고서에 입각해 표결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네 가지 탄핵사유를 담은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였고 이를 표결에 부쳤다. 그 다음 주였던 1998년 12월에 절차가 마무리되어 하원 본회의로 송부되었다.

    하원의 네 가지의 탄핵사유는 개별적으로 다수결 표결에 부쳐졌다. 이 중 두 가지(위증죄와 권력남용)는 부결되었고, 두 가지(또 다른 위증죄와 사법방해) 탄핵사유는 가결되었다. 이는 공화당 의원들 다수와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판단이었다. 이로 인해 클린턴은 직무정지에 들어가게 되었고, 상원에서 탄핵 가결을 판단할 심리에 돌입하였다.

    19세기에 벌어진 존슨 대통령의 탄핵 시도는 이와는 조금 달랐다. 존슨 대통령이 상원의 동의 없이 전쟁장관을 해임시키자, 존슨의 정적들이 포진하였던 하원 재건특별위에서 발빠르게 탄핵안을 표결에 부쳤다. 이틀 뒤 하원 본회의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존슨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되었다. 당시에는 특별한 탄핵사유도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뒤이어 하원 탄핵특별위원회가 꾸려져 탄핵사유를 정리한 탄핵소추안을 마련하였다. 결국 하원에서 마련한 탄핵소추안에는 11가지 탄핵 사유를 담았는데 대부분 ‘관직보유법’ 위반에 관련된 것이었다. 이 중 하나의 조항에서 대통령이 의회를 심각하게 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 CARD 7/

    상원에서 탄핵 심리는 어떻게 진행되나

    하원에서의 탄핵 표결은 일반 법안이나 결의안에 대한 처리 과정과 비슷해 보이지만, 상원에서의 탄핵처리는 매우 특별하다. 상원에서 직접 심리를 연다는 것 자체가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원은 상원에서 탄핵안을 주장할 탄핵 소추위원을 지명하여 검사와 같은 역할을 하게 한다.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은 변호사가 된다. 대통령이 직접 출석할 필요는 없고 역사적으로 그러한 전례도 없다. 심리는 대법원장이 주재하며, 심리 기간 동안의 절차와 관련된 결정 역시 그의 소관이다. 그러나 상원의원들은 그의 결정에 대해 기각할 수 있다.

    상원의원들은 효율을 위해 심리 진행방식도 결정할 수 있다. 클린턴 때에는 상원의원들이 선고일을 정해놓았고, 하원에서 나온 검사측에서 신청한 증인을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도 직접 판단을 내렸으며, 증인의 증언을 직접 들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결정하였다. 상원은 이러한 일련의 심리 과정을 만장일치 혹은 표결을 통해 결정할 수 있다.

    1868년 존슨 대통령의 탄핵 심리는 실제의 재판처럼 진행되었다. 증인들이 소환되었고, 선서와 증언도 행해졌으며 현장에서 증거도 제시되었다. 재판 결과마저 팽팽하였다. 결국 개개의 혐의에 대해 표결이 이루어졌고, 탄핵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2/3의 지지가 필요했지만 공화당이 이 수치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세 가지 탄핵 사유는 모두 단 한 표 차이로 부결된다. 따라서 존슨 대통령은 복직할 수 있었다.

    반면 1990년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 심리는 약간 코메디에 가까웠다. 공화당의 표가 탄핵 가결을 위한 2/3에 한참 모자란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대통령의 인기는 높았고 탄핵 시도는 당파싸움으로 비쳐졌다. 제프리 투빈은 그의 저서 ‘더 나인(The Nine)’에서 이 상황을 아래와 같이 묘사하였다.

    상원에서는 실제 증언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하원 측 대리인(법사위원회에서 파견한 검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이)의 진술과 클린턴 측 변호인에 의해서만 심리가 이어졌다. 이러한 지루한 과정이 5주간이나 지속되었고 결과는 이미 정해진 듯이 보였다.

    심리를 주도한 윌리엄 렌키스트 대법원장은 “단 한가지 실질적인 지시”만을 내렸는데 그것은 하원측 대리인(검사)이 상원의원들을 지칭해 “배심원”이라고 부르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렌키스트 대법원장은 후에 이에 대해 “내가 실제로 한 일은 없다. 그것이 바로 내가 그 탄핵심리를 잘 이끈 것이다”라고 회상했다.

    결국 클린턴 탄핵안은 55대 45, 다른 탄핵 사유에 대해서는 50대 50으로 탄핵 가결에 필요한 67표를 공화당 측에서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부결되었다.

  • CARD 8/

    그렇다면 트럼프는 어떻게 될까

    존슨, 닉슨, 클린턴 대통령의 경우 당시 상원이 여소야대의 상태였다는 점이 중요하다. 상원에서 대통령 탄핵이 진행될 여지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경우는 다르다. 공화당이 상원을 지배하고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트럼프의 탄핵 절차를 상상하기 힘들다. 또 공화당원들에게 트럼프는 여전히 꽤 인기있는 대통령이고, 공화당의 이해관계 역시 트럼프의 존재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데 있다. 어찌되었건 공화당으로서는 보수적인 판사를 임명하고 여러 법안들을 통과시킬 대통령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상원의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가 진술거부권(혹은 그 반대)을 행사한 스캔들이나 논란들에 대해 트럼프 측에 유리한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공화당 소속의 폴 라이언 하원의장(앞)과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가 공화당전국위원회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걸어나오고 있다. 2017.5.17
    공화당 소속의 폴 라이언 하원의장(앞)과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가 공화당전국위원회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걸어나오고 있다. 2017.5.17ⓒAP/뉴시스

    공화당의 엘리트 당원들이야 개인적으로 마이크 펜스를 대통령으로 더 선호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당원들에게 더 큰 지지를 받고 있으며, 공화당 밑바닥 민심을 여전히 잃지 않았다. 따라서 트럼프를 끌어내리려는 시도는 당을 찢어 놓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것이다.

    정치적 상황이 변한다고 하더라도, 예를 들어 트럼프가 지지기반을 잃거나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는 경우라도 상원에서 2/3 이상의 찬성이라는 높은 장벽을 극복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러한 계산법을 흔들 수 있는 유일한 변수는 새로운 ‘정보’가 등장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중대한 범죄에 관한 매우 확실한 증거가 나온다면, 그리고 공화당 다수가 대통령으로부터 등을 돌릴만큼 충분히 이것이 증명된다면, 탄핵소추와 탄핵가결은 현실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때에도조차 당파싸움이라는 프레임으로 탄핵 절차가 흘러간다면, 탄핵 가결은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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