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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의 Digital 道] 해킨토시를 아시나요?

저는 노트북과 데스크탑 모두 주 운영체제로 맥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필요에 따라 윈도우와 리눅스도 사용합니다. 리눅스는 주로 하드디스크 이미징을 할 때 씁니다. UEFI 파티션 망가졌을 때 복구용으로도 제격입니다. 리눅스에서 윈도우 NTFS 파티션을 읽고 쓸 수 있고 맥의 HFS+ 파티션도 읽을 수 있으니까요. 파라곤사 무료 툴을 사용하면 리눅스에서도 HFS+ 파티션도 읽고 쓸 수 있다고 하는데 위험해 보여서 쓰지는 않습니다.

06. 커스텀맥 씽크패드 노트북을 소개합니다

처음 해킨을 했을 때는 맥에서 놀다가도 작업을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윈도우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온리 전략에서 다 플랫폼 전략으로 돌아선 덕분에 맥용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가 쓸만해 져서 맥에서 지내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습니다. 2015년까지는 맥용 오피스가 별로였습니다. 특히 한글 맞춤법 지원이 거의 30년 동안 지원되지 않고 있었는데 2016년에 와서 갑자기 지원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클라우드가 대세가 되면서 어떤 환경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응용 프로그램인 오피스365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이 확립된 덕분인 것 같습니다.

한 때는 글쓰기도 리눅스에서 했을 정도로 열성 리눅스 사용자였던 적도 있었지만 보기만 해도 짜증나는 윈도우를 거쳐 결국 맥으로 전향했습니다. 글쓰기 방식도 텍스트 에디터에서 워드프로세스로 바뀌었습니다. 리눅스 시절에는 이맥스로 원고를 썼는데, 매 문장마다 줄 바꿈된 텍스트 원고를 보내는 바람에 잡지사 편집자가 모든 문장 끝에 붙은 줄 바꿈을 전부 다 지워야 하게 만든 때도 있었죠. 그 때는 원고 분량을 바이트 단위로 계산했을 정도로 유닉스 매니아였습니다. 잡지 매수로 10장의 원고는 대략 64KB 정도였죠. 하지만 이젠 맞춤법 교정이 귀찮아서 그냥 MS 워드 씁니다.

클로버 부팅 화면:윈도우와 맥 그리고 리눅스를 골라 들어갈 수 있는 부트로더 화면입니다.
클로버 부팅 화면:윈도우와 맥 그리고 리눅스를 골라 들어갈 수 있는 부트로더 화면입니다.ⓒ김인성

노트북에 맥을 돌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쓰는 씽크패드는 전세계에 걸쳐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맥 사용을 위한 노하우가 거의 완벽하게 쌓여 있습니다. 인터넷에 대부분의 씽크패드 모델에 대한 커스텀 맥 가이드가 올라와 있고 거의 모든 문제가 이미 해결되어 있어 맥을 완벽에 가깝게 동작시킬 수 있습니다. 컴맹이라도 커스텀맥 가이드에 나와 있는 대로 따라하면 씽크패드를 완벽한 맥북으로 만들 수 있을 정도입니다.(바이오스가 암호화되어 있는 T530 등 일부 제품 제외)

T520은 그 중에서 가장 쉽고 완벽한 커스텀맥 노트북 중 하나입니다. 2012년 맥북으로 설정하면 CPU 스피트스텝, FHD 화면, 잠자기도 잘 됩니다. USB 포트도 모두 인식되고, 디스플레이포트 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VGA 포트로 외부 모니터 출력도 됩니다. 내장 사운드, 마이크, DP 소리 출력도 모두 잘 되고 포트 간 전환도 문제 없습니다. USB 3.0 익스프레스카드 플러그앤플레이도 됩니다. 키보드, 트랙포인트, 트랙패드까지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배터리 상태 표시도 정확합니다.

씽크패드는 허용된 무선랜카드만 쓸수 있지만 화이트리스트를 제거한 바이오스로 바꾸면 맥에 잘 붙는 무선랜카드로 바꿀 수 있습니다. 딱 하나 본체에 내장된 SD 카드 리더를 맥에서 사용할 수 없는데 이 건 USB SD 리더를 휴대하는 것으로 해결을 봤습니다. 해킨을 한 번이라도 해 본 분이라면 이 노트북이 얼마나 축복 받은 노트북인가 하고 감탄하게 될 것입니다.

커스텀맥:최근에 만든 데스크탑 해킨입니다. 아이맥 설정으로 맞추었지만 성능은 거의 맥프로급입니다.
커스텀맥:최근에 만든 데스크탑 해킨입니다. 아이맥 설정으로 맞추었지만 성능은 거의 맥프로급입니다.ⓒ김인성


07. 커스텀맥 데스트탑을 소개합니다

노트북은 아무 생각없이 T420 해킨 가이드(T520과 T420은 하드웨어가 거의 동일합니다.)를 따라해서 성공했지만 데스크탑은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사실 데스크탑 해킨을 한 지 거의 10년이 넘은 것 같군요. Iatkos 배포판으로 맥을 깔아서 그 화려한 화면을 보고 지우기를 여러 번 했습니다. Boot-132 부트로더로 맥을 깔아 본 적도 있네요. 하지만 가장 많이 한 것은 vmware 에 가상 맥을 띄워 쓰는 것이었습니다. 그후 윈도우가 지겨워져서 애플이 직접 만든 아이맥을 구해 쓰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애플 아이맥은 정말 할 게 아무 것도 없어서 너무 심심했습니다. 처음부터 운영체제 최적화가 되어 있어서 고칠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해도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아 오히려 허탈할 지경이었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리눅스 운영체제에 빠져 살았던 이유는 언제나 뭔가가 부족하고, 문제가 있으며, 안 되는 것이 있어서 내 손이 필요했기 때문입습니다. 요즘은 리눅스 인스톨하는 것이 윈도우 인스톨하는 것보다 더 쉽습니다.

제가 리눅스를 버린 것은 더 이상 할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맥에서 HiDPI 잡으려고 고생고생했는데, 리눅스에서는 화면 해상도 변경 막대를 x2로 옮기면 그냥 HiDPI가 되는 것을 보고 황당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문득 해킨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해킨은 아직 안 되는 것 투성이니까요. 잘 설정해 놓아도 운영체제 버전업하면서 몽땅 원위치 되고, 컴퓨터가 항상 저를 필요로 하며, 뭔가 성취했다는 희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나이가 들어 해킨을 하더라도 가능하면 삽질을 줄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데스크탑에서는 커스텀맥에 호환되는 제품으로만 골라서 준비했습니다. 이렇게 했더니 얼마나 순정에 가까웠는지,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도 (애플 순정 하드웨어와 같이) 클릭 한 번으로 성공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맥 운영체제 10.11 엘 캐피탄에서 10.12 시에라로 올 때 앱스토어에서 시에라 이미지 다운 받은 다음, 업그레이드 버튼 클릭하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후에 으레 해야 했던 사운드 관련 패치 업그레이드도 필요없었습니다.

물론 제 하드웨어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가이드가 없어서 조금 고생은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니 노트북에 비해 훨씬 쉽더군요. 노트북에서는 반드시 필요했던 DSDT 패치 없이도 잘 돌고 있습니다. 성능도 맥프로급으로 나옵니다.(DSDT는 메인보드 바이오스에 내장된 하드웨어 스팩 정보입니다. 이 DSDT 패치를 할 수 있어야 진정한 커스텀맥 사용자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애플이 맥 OSX라고 부르던 운영체제를 macOS로 변경했습니다. 마지막 OSX는 엘 캐피탄이고 첫 macOS는 시에라입니다. 2016년 형 맥북에 터치바가 도입되면서 시에라의 키보드 루틴이 달라지는 바람에, 키보드 관련 앱들이 호환성 문제를 일으켜서 조금 불편하게 쓰고 있습니다. 윈도우 시절의 키보드 사용 습관 때문에 카라비너(karabiner)라는 앱을 이용해서 키보드 설정을 바꿔 썼는데 카라비너가 시에라에서 제대로 동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카라비너를 못 쓴지 한 4개월 되니까 어쩔 수 없이 맥 고유 키 설정에 길들여지고 있습니다. 윈도우에서 전체 선택을 위해 Ctrl-A를 써왔기 때문에 맥에서도 카라비너로 설정해서 전체 선택을 Ctrl-A로 사용해왔습니다. 하지만 카라비너를 못쓰게 된 이후 맥의 전체 선택인 Alt(Command)-A를 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게 습관이 되다 보니까 이젠 윈도우에서도 전체 선택을 하려고 Alt-A를 치곤 합니다. 이런 저를 발견할 때면 나도 이제 맥 사용자가 다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제 Ctrl-A보다 Command-A가 더 편하게 되었습니다.

맥의 HiDPI 설정:이 화면을 보기까지 정말 많은 삽질을 해야 합니다. 시스템 파일 패치, 수 십 번의 재부팅 그리고 config.plist 장인이 되어야 이 화면을 볼 수 있습니다.
맥의 HiDPI 설정:이 화면을 보기까지 정말 많은 삽질을 해야 합니다. 시스템 파일 패치, 수 십 번의 재부팅 그리고 config.plist 장인이 되어야 이 화면을 볼 수 있습니다.ⓒ김인성

UHD 관련 HiDPI 설정을 위해서는 맥이 버전업될 때마다 시스템 파일을 패치해야 합니다. 맥은 HDMI를 통해 FHD 이상을 못쓰게 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DP를 쓰더라도 패치를 해야 합니다. 패치를 직접할 필요는 없고 인터넷에서 “mac pixel clock patcher” 스크립트를 구해 돌리면 됩니다. 이 패치를 하면 DP에서 3840x2160@60Hz를 쓸 수 있습니다. HDMI 2.0이라면 역시 DP와 같은 해상도를 쓸 수 있습니다. 순정 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글을 읽는 순정 맥 사용자라면 이 패치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HDMI로 FHD 이상의 해상도로 외장 모니터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맥의 시스템 환경 설정 화면:허접한 윈도우와 달리 맥은 시스템 설정 화면도 아름답습니다. 특히 HiDPI 모드에서는 4배 더 아름답습니다.
맥의 시스템 환경 설정 화면:허접한 윈도우와 달리 맥은 시스템 설정 화면도 아름답습니다. 특히 HiDPI 모드에서는 4배 더 아름답습니다.ⓒ김인성

허접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에서 벗어날 수 있고, 시스템을 세세하게 제어 가능한 유닉스의 커멘드 라인 방식을 기본으로 내장하고 있으며, 미려한 맥의 그래픽 환경을 쓸 수 있는 데다가, 폐쇄적인 애플의 하드웨어 정책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는 커스텀맥을 데스크탑 뿐만 아니라 빨콩 달린 씽크패드에서도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어 저는 무척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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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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