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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목표 중심의 인사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18일 문재인 대통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임명했다. 강 장관은 지난달 21일 외교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었고 이달 7일엔 국회 청문회를 거쳤지만, 야당의 반대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까지 이르지 못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에 국회에 인사청문보고서 송부를 다시 요청했고, 그 기한이 지난 18일에 강 장관을 정식으로 임명한 것이다.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가 원만히 국회에서의 청문을 통과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강 장관의 경우에 굳이 그 책임을 묻자면 야당의 책임이 월등히 크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바른정당, 국민의당은 강 장관의 결격 사유를 뚜렷히 하지 않았다. 이런저런 흠결이 나왔지만, 야당들 내부에서도 다른 후보자들과의 ‘패키지 딜’이나, 문 대통령의 사과 요구 등 정치적 판단이 앞섰다. 정치적 이해득실을 앞세워 장관 임명을 막았다는 점에서 야당들의 행위는 온당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이는 자진사퇴한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경우와 비교해도 그렇다. 안 후보자의 경우, 검증과정에서 미처 알려지지 않았던 개인사가 문제가 되면서 자진사퇴했다. 야당의 공세 이전에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웠던 셈이다. 인사청문 제도가 본질적으로 대통령이 선택한 고위공직자를 국민 앞에 내세워 판단을 요청하는 절차라고 할 때 이는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안 후보자의 문제가 불거진 과정이 석연치않았다는 점은 추후에 들여다봐야 할 일이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문 대통령이 강 장관을 임명하면서 밝힌 원칙이다. 문 대통령은 “외교부가 지나치게 외무고시 중심의 폐쇄적인 구조로 돼 있다”, “관성적인 4대국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목표를 수행하는 데서 강 장관이 적임자라는 것이다. 법무부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법무부·검찰 개혁이 국민적인 요구”라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민주적인 통제, 법무부의 탈(脫)검찰화를 제시했다. 안 후보자의 낙마에도 불구하고 법무부장관 인선에서 개혁성을 중시하겠다는 인식을 내보인 것이다.

오랜 독재시대와 낡은 정치의 시대를 지나오면서 정부 부처에는 ‘적폐’라 부를만한 요소들이 많다. 엘리트들이 모이는 부처일수록 칸막이가 높고 자신들과 같은 경험과 출신배경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는 식의 오만이 그것이다. 경제부처들이나 사정을 담당하는 부처들, 외교나 군 처럼 전문성을 앞세우는 조직들이 특히 그렇다. 이런 부처들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그 수장을 임명하는 데서 시작된다. 강 장관의 임명에서 우여곡절을 겪었고 안 후보자는 아예 청문회장에도 서 보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청문회를 통과하기 쉬운 사람’이 인선에서 첫번째 자리를 차지해서는 안된다. 검증은 검증대로 하되, 개혁 과제를 중심에 둔 인사원칙은 꿋꿋이 유지되어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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