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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모든 증언 거부.. 특검 “사법제도 무시하는 삼성, 오만해”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뇌물공여 협의 관련 18차 공판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뇌물공여 협의 관련 18차 공판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민중의소리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모든 증언을 거부했다. 이에 특검과 검찰은 박 전 사장이 삼성 측 변호인들로부터 조언을 받은 것이라면서 사법부를 무시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박 전 사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19일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본인의 재판에서 유죄 판결 받을 가능성이 자명하고, 위증으로 입건될 위험성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앞서 지난 16일 이 같은 내용의 증언거부 신청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박 전 사장은 특검과 검찰 측이 던진 모든 질문에 “(증언을) 거부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는 ‘왜 증언을 거부했는지 이유를 밝혀달라’는 질문에 “제 재판 관련 질문은 변호인의 조언에 따르면 증언 거부권 행사 가능한 대상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은 사실을 확인하는 진정성립 절차, 삼성그룹 측에서 맡았던 직책 등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두 거부했다.

이에 대해 특검 측은 “매우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처사”라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점으로 한 삼성그룹 차원의 통일적 의사표시로 삼성 측 관련 변호인들의 조력을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이 내용을 증인이 들으면 증언거부권이 위축될 수 있다”면서 박 전 사장을 법정에서 잠시 내보냈다.

이어 특검은 “삼성 측 변호인들이 ‘위증죄 추가 기소의 두려움과 총수에게 불리한 증언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아예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우리에게 밝혀왔다”면서 “박상진 전 사장의 개인만 본다면 본인에게 유리한 입장을 밝힐 기회인데도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 측의 태도에 대해 “본 사건 재판부 뿐만 아니라 사법제도 전체를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특검에 따르면 앞서 증인으로 소환된 임대기 제일기획 대표, 김한표 전 미래전략실 전무, 이영국 전 삼성전자 상무 등 삼성 측 관계자들은 해외 출장 등을 사유로 재판에 불출석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특검 측은 “대기업 총수가 연관된 수많은 사건이 있었으나 이렇게 조직적인 케이스는 없었다”면서 “이재용 등 삼성그룹 관계자들이 ‘우린 법 위에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검은 다음 기일에 이 전 부회장을 불러 신문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전 사장의 증언거부권 행사에는 이재용 전 부회장의 의사가 적극 반영된 것인 만큼 이 전 부회장의 법정 증언과 입장 등을 보는 것이 시급하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이재용 전 부회장은 이 사건에 대해 모른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검사님 말씀대로 증언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굳이 부른다고 실체적 진실 밝히는데 어떤 도움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 재판이 주4회 진행되며 바삐 돌아가는 만큼 이 전 부회장에 대해 당장 다음 주로 증인 신문 일정을 지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전 부회장이 가장 중요한 증인인데, 갑자기 일주일 전에 (출석일을) 변경하는 건 변호인들에게 너무 큰 부담”이라면서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상당히 힘들 것으로 판단한다”며 특검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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