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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판사들,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 결의…“법관 위계구조 혁파 계기 될 것”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로 불거진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해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추가조사를 하기로 결의했다.

전국 법원에서 선발된 대표판사 100명은 19일 고양시 일산 사법연수원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또 추가조사와 함께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전국법관대표회의가 구성한 소위원회에 조사권한을 위임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회의는 고법 부장판사부터 로스쿨에서 갓 임용된 판사까지 어느 법원 판사라는 등의 ‘계급장’을 떼고 젊은 분위기에서 격의없는 토론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판사들은 자세한 진상조사를 위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기록 및 자료 보관하고 있는 사람은 그 전부를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접수해야한다고 정했다.

이와 관련해 법원행정처에 전 법원행정처 차장 및 전 양형위 상임위원회 기획조종실 소속 법관 소속 법관이 업무상 사용했던 컴퓨터와 저장매체에 대해 보존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대법원장에 추가조사의 원활한 진행 방해하는 사람을 즉각 직무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추가조사를 위한 ‘현안조사 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소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회의에서 선출한 5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조사에 필요한 자문위원을 둘 수 있다.

판사들은 소위원회와 관련해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는 소위원회에서 현안에 관한 추가조사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지원을 요청한 사안에 대해서는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위원회는 대법원장 또는 법원행정처 등으로부터 추가조사에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추가조사에 필요한 자료제출 등 협조를 거부당하는 등 조사의 방해를 받은 때에는 그 사유를 즉시 법관대표회의에 보고하고, 추후 일정은 전국법관대표회의 결정에 따른다.

이날 소위원회의 위원장에는 추천과 거수투표 과정을 거쳐 인천지법 소속 최한돈 부장판사가 선출됐다. 나머지 위원들에 대한 신변은 본인들이 공개를 거부해 알려지지 않았다.

소위원회 활동은 이날부터 개시돼 곧 활동에 착수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은 ‘실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느냐’는 우려에 대해 “법관대표회의의 의결사안이면 대법원에서 무겁게 받아들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법원장이 꼭 따라야 하는 구속력있는 의결은 아니지만, 전국법원의 대표들이 모여 공개적으로 의논해 상부에 요구한 것인 만큼 각급법원 판사회의보다 그 의미가 무겁다는 설명이다.

만약 양 대법원장이 이번 의결을 거부한다면 법원행정처나 대법원 수뇌부의 권위는 물론 국민적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날 마무리되지 못한 논의는 오는 7월 24일 추가로 열리는 전국법관회의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8년 만에 열린 전국법관회의에서 의미 있는 결정이 나왔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관독립이라는 관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소위 말해 하급 법관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면서 “여태까지 철저히 상명하복으로 이뤄진 조직에서 하급 법관들이 상관의 업무에 대해 일종의 감찰을 해보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종의 제왕적 대법원장이라고 불리는 막강한 권한에 대해 어떤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면서 “통일된 위계구조를 혁파하는 계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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