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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사드 배치 반대’ 미대사관 행진에 ‘제한 통고’
이철성 경찰청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 경찰청에서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고 백남기 농민 물대포로 인한 사망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이철성 경찰청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 경찰청에서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고 백남기 농민 물대포로 인한 사망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사드배치반대대책위 등이 신고한 미국 대사관 주변 행진 신고를 경찰이 제한했다. 집회 시위 자유를 최대한 허용하겠다는 최근 경찰의 다짐이 말 뿐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은 오는 24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사드 반대 집회를 가진 뒤, 서울 광화문 미국 대사관까지 6000여명이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지난 19일 신고했다.

그러나 서울지방경찰청은 마찰 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해 대사관 앞쪽 세종로 행진 신고만 받아들이고 대사관 뒤쪽 종로소방서 방면 행진로는 제한통고했다.

경찰관계자는 “집회 자유를 최대한 허용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으나, 평화로운 집회를 보장하고 외교기관도 보호하기 위해 미대사관 뒤쪽 행진만 제한통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의 제한 통고는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허용하겠다”는 해명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1조는 외국공관 100m 이내의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하면서도 ‘외교기관 또는 외교사절 숙소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집회 금지를 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이 행진을 금지한 곳은 지난해부터 올 4월까지 6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연인원 1천700만명이 참여하는 촛불집회가 진행된 광화문 인근이다. 이 기간 단 한차례의 폭력행위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찰이 ‘외교기관 호보, 마찰 우려’ 등을 이유로 행진을 제한 통고 한 것은 지나치게 자의적이며 불법에 가까운 판단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인권경찰 선언’ 등 일련의 조치가 말뿐이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경찰은 최근 청와대가 ‘인권경찰’을 수사권 조정의 선결과제로 강조하자 집회 시위 자유를 확대하고 집회 현장에 살수차 배치 금지를 명문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변화를 모색해 왔다.

민주화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권영국 변호사는 “이번 제한 통고는 독재정권, 이명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경찰이 가진 관성이 그대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라며 “경찰 스스로 그간 무엇을 잘못해 왔는지 깊이 성찰하고 반성한 뒤 ‘인권’을 말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 없이 인권만 강조하는 것이 얼마나 진정성 없는 조치인지 스스로 고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최측은 경찰의 제한통고에 반발해 서울행정법원에 ‘행진금지통고 집행정지 신청’을 낼 계획이다.

지난 14일 오전 사드저지전국행동 등 시민단체들이 서울 세종로 외교부 앞에서 섀넌 미 국무부 정무차관 방한에 즈음한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배치 전면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사드저지전국행동 등 시민단체들이 서울 세종로 외교부 앞에서 섀넌 미 국무부 정무차관 방한에 즈음한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배치 전면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홍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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