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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와대 캐비닛 속 범죄기록, 강한 의지로 수사하라

지난 3일 청와대 민정비서실 캐비닛 안에서 발견된 300여종의 문건들은 박근혜 정권 시절 청와대가 감추려고 했던 범죄기록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하려했지만 탄핵 이전에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방해로, 탄핵 이후에는 청사관리를 책임졌던 황교안 권한대행의 방해로 실패로 끝난 일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 정권의 청와대는 정권교체를 앞두고 문서파쇄기 26대를 새로 구입해서 넉달 동안 문서를 파기하고, 서버는 물론 컴퓨터 하드디스크까지 모두 삭제했다. 그러고도 마음이 안 놓였는지 국민들의 의혹이 집중된 세월호 당일 기록, 사드배치, 개성공단 폐쇄결정, 한일 위안부 합의 등 20만 4천여건의 자료를 대통령 지정기록물로 지정하여 박근혜씨 본인 외에는 최대 30년간 열람도 못하게 해놓았다. 한술 더 떠 그들은 무엇이 지정기록물인지도 알 수 없도록 목록마저 비공개로 분류해 놓았다.

박씨와 그 추종세력들의 증거인멸 작전은 성공한 것처럼 보였고 더 이상의 증거추적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낙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캐비닛 문서로 그들은 증거인멸에 성공하기는커녕 발각되지 않은 추가적인 범죄사실도 들통날 위험에 처하게 됐다.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발견된 문서의 내용은 아직 전부가 공개되지 않았고 추가 범죄에 대한 수사 여부는 오롯이 검찰의 몫으로 넘겨졌다. 다만 검찰 뿐만 아니라 청와대가 이 문서를 일일이 다 검토했고 원본을 국가기록원에 이관시켜 보관하고 있어 관계기관의 의지만 있다면 전면적 공개를 통해 국민적 심판대에 오를 가능성도 생겼다. 이미 공개한 내용만 봐도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청와대가 전방위적으로 도와주려했다는 정황,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여론조작을 시도한 정황 등 명백한 민주주의 파괴행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특히 그동안 미꾸라지처럼 검찰수사망을 빠져나간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혐의도 이참에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누구도 권력에 추종하여 직권을 남용하고 위법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남겨야 한다는 점에서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단죄가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또 박근혜-최순실 일당의 범죄에 국한돼왔던 적폐청산 과제를 더 넓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과정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부당한 압력 여부나 청와대 주도의 세월호 진상조사 방해 행위와 ‘세월호 7시간’ 동안의 대통령 행적은 미궁에 빠져있다. 언론과 사법부에 대한 부당한 관여와 통제, 사드 배치 과정에서 김관진, 한민구 등이 벌인 한미간 협의 과정 전반에 대해서 국민들은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수사의 대상은 지금보다 넓어져야한다. 이번에 밝혀진 청와대 캐비닛 문건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의지를 돋우고 해야 할 과제를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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