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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들은 왜 일터를 박차고 거리에 나왔나
17일 고용노동부 무기계약직 직업상담원들이 처우개선을 촉구하며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총파업 대회를 열고 있다
17일 고용노동부 무기계약직 직업상담원들이 처우개선을 촉구하며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총파업 대회를 열고 있다ⓒ민중의소리

“우리는 이제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의와 함께 무기한 총파업을 시작합니다. 이 파업이 끝나는 날, 어쩌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것을 얻지 못한다 해도 우리의 노력은 앞으로 2년, 5년, 10년 뒤 나의 미래와 내가 일하는 삶의 터전을 반드시 바꿔 놓을 것입니다”

무대에 오른 서영진 공공연대노동조합 고용노동부지부장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외치자 듣고 있던 조합원들도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공공연대노동조합 고용노동부 지부 조합원 900여 명은 17일 처우개선과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 산하 고용센터에서 일하는 직업상담원들이다.

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들은 일반·전임·책임·선임·수석 등 5개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다. 등급에 따라 호봉 차이가 있지만 모두 무기계약직으로 비공무원에 해당된다.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대다수는 직업상담원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등급인 일반상담원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고용노동부의 주요 취업지원프로그램인 ‘취업성공패키지’ 상담 업무를 담당한다.

노조에 따르면 전임부터 수석까지 직업상담원들은 각 등급 간 호봉 차이가 약 8~9% 차이가 나는 반면, 2015년에 신설된 일반상담원의 경우 바로 위 등급인 전임상담원과 23%의 임금 격차가 존재한다. 이들의 급여는 1호봉 초임 기준 월 150만 원 수준으로 실 수령액은 130만원대에 불과하다. 게다가 정규직들과는 달리 명절상여금도 없고, 교통비·식비도 자부담이어서 중앙부처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에는 처우가 가장 열악한 실정이다. 일반상담원들은 식대·교통비·명절상여금 지급과 함께 전임상담원과의 통합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일반상담원들은 취업패키지 상담 외에도 기타 행정 업무도 병행하고 있어 본래의 업무인 상담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취업성공패키지 특성상 약 1년간 구직자들에 대한 지원 상담을 해야 하는데 직업상담원 1명이 담당하는 구직자가 연간 150~160명에 달하다보니 항상 역부족인 것이다. 이 때문에 일반상담원들은 처우개선과 함께 상담인원을 120명으로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들이 일하는 고용센터
고용노동부 직업상담원들이 일하는 고용센터ⓒ제공 :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고용노동부지부

2년째 기재부에 책임 떠넘기는 고용노동부
내년도 예산안에 처우개선요구 반영했지만 실현될지는 ‘미지수’

지난해 고용노동부는 노조와의 임금 교섭에서 2017년 임금 격차 해소와 명절 상여금 지급 등을 약속했지만 예산 주무부서인 기획재정부가 예산을 삭감하면서 불발됐다. 올해 고용노동부는 임금격차 해소분과 명절상여금·식대·교통비 지급 등을 담은 예산안을 기재부에 넘긴 상태다. 고용노동부와 기재부 간 내년도 예산안 협의가 8월말 마무리되면 최종 정부예산안이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직업상담원들은 올해는 반드시 처우개선안이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이 시기에 무기한 총파업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용자인 고용노동부가 기재부와의 협의에서 적극적으로 무기계약직의 처우개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야만 처우개선안이 최종적으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노조의 요구안을 반영해 기재부에 넘겼고, 이후 과정에서 예산이 삭감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태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찬가지다.

17일 총파업 출정식에서 서영진 지부장은 “우리는 지난 3년간 그저 ‘해주겠지, 도와주겠지, 돌봐주겠지’ 라는 막연한 마음을 가지고 오늘까지 지내왔다”면서 “노동부는 말로만 최선을 다했다. 이제는 스스로 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미 지난 달 처우개선 요구안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무기한 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이날 총파업 출정식을 시작으로 18일부터는 각 광역별 집회가 진행된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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