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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헛소리 : “박근혜가 경제를 살렸다”고?

14일 국회 예결위에서 희대의 헛소리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안동 출신의 자유한국당 김광림 의원. 이낙연 국무총리를 상대로 질의를 하는 시간에 문제의 그 헛소리가 등장했다.

그의 헛소리는 “역대 정부 중 이렇게 좋은 재정 상황과 경제지표를 인수받아서 출범한 정부는 문재인 정부뿐이다”라며 시작을 한다. 지면 낭비라는 생각이 없지 않지만, 반론을 위해 그 헛소리를 요약해 보자. 그의 주장이 대략 이렇다.

①2016년 GDP 성장률이 2.8%인데 G20 국가 중에 5번째, 200개 나라 중 11등
②취업자 숫자 2682만 명으로 역대 최고
③6월 수출 15.8% 증가
④코스피지수 2400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
⑤지난해 세수가 예산보다 20조 원이나 더 들어옴.(이렇게 좋은 재정을 문재인 정부에게 정권을 넘겨줬는데 왜 추경을 하느냐는 취지)

하나하나 다 따져볼 참인데, 이 중 ①GDP 문제는 사안이 좀 복잡하니 마지막에 상세히 다루기로 한다. 그렇다면 김광림 의원이 제시한 이 수치는 모두 진실인가?

자유한국당 김광림 의원(왼쪽)
자유한국당 김광림 의원(왼쪽)ⓒ정의철 기자

고용과 수출에 대한 자유한국당스러운 해석들

우선 ②취업자 숫자가 2682만 명으로 역대 최고라는 주장부터 살펴보자. 이 수치는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른 것이다. 취업자 숫자가 역대 최고인 것은 맞다. 문제는 이것이 분모 자체가 커졌기 때문에 발생한 수치라는 점이다.

취업률과 실업률은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를 대상으로 집계한다. 그런데 경제활동인구 자체가 2793만 명으로 역대 최고다. 이러니 당연히 취업자 숫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취업자 숫자만 늘어났다면 매우 긍정적 지표일 텐데, 안타깝게도 실업자 숫자도 함께 늘어나 버렸다. 김 의원이 자랑(응?)한 사상 최대 취업자 통계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고작 1.1% 늘어난 수치다. 반면 실업자는 지난해에 비해 무려 6.5%났다.

더 큰 문제는 겉으로 드러난 수치에 비해 체감 실업률이 훨씬 안 좋다는 점. 고용률은 61% 언저리에 머물러 있는데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20대 고용률이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50세 이상과 60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인다. 실제로 취업자 숫자가 늘어난 것은 부동산 중개관련 종사자들과 건설 중심의 일용직 취업자 숫자의 눈에 띄는 증가 덕이기도 하다.

이는 낙후한 노후복지 탓에 노인들이 저임금 일자리로 몰리는 대신 청년들의 일자리가 박살이 나고 있다는 뜻이다. 6월 청년실업률(10.5%)은 1999년 6월(11.3%) 이후 가장 높았다. 사실상 실업자를 포함해 집계하는 청년체감실업률은 23.4%로 1년 전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구직자가 몰린 25~29세의 실업률은 10.1%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올랐다. 이런데도 박근혜 정권이 잘 해서 일자리 시장이 좋아졌다는 헛소리를 늘어놓을 텐가?

다음으로 ③6월까지 수출이 15.8% 증가했다는 대목. 이 수치는 김 의원이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 알 수 없는데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수출은 13.7%가 늘어났다. 이 정도 오류는 괜찮다. 사람이니까 숫자를 잘 못 볼 수 있다. 김 의원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대목은 수출이 두 자리 숫자대로 늘었다는 이야기일 테니 말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6월 뿐 아니라 올 들어 6개월 째 매월 수출이 두 자리 숫자대로 증가하는 중이다. 반도체 경기가 호황인데다 중국 경제가 의외로 잘 버텨준 덕분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으로서는 하늘이 도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문제는 박근혜 정권이 수출 가지고 자랑질을 하면 매우 곤란하다는 데 있다. 올 들어 수출 지표가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한국의 수출은 장장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건국 이래 19개월 연속 수출 마이너스는 처음 있는 초유의 대기록이었다.

이 끔찍한 대기록을 세웠을 때 대통령은 박근혜가 아니고 누구였더라? 세상에 19개월 연속 수출 마이너스 대기록을 세운 정부가,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이후 6개월 동안 수출이 늘었다고 “박근혜가 수출을 잘 했다”고 주장하면 정신이 이상하다는 의심을 안 할 수 없다.

김광림 의원님, 주가는 미래를 반영하는 수치입니다

다음으로 ④이 모든 것을 반영해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인 2400을 넘어섰다는 주장. 이런 주장은 무식이 철철 흘러넘치는, 곤란해도 너무 곤란한 주장이다.

우선 비교하는 시점이 완전히 잘 못됐다. 주가지수로 비교를 하려면 ‘취임 때 얼마였는데 퇴임 때 얼마였다’로 비교를 하는 게 정상이다. 그래야 재임 기간 중에 얼마가 올랐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박근혜가 대통령에 취임할 때 주가가 얼마였을까? 2018.89였다. 김광림 의원은 “지금 주가가 2400이 넘었으니 많이 올린 것 아니냐?”고 자랑하고 싶은 모양인데, 박근혜는 2016년 12월 9일 국회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됐다. 그러면 당연히 직무가 정지된 12월 9일을 기준으로 지수를 봐야한다. 이때 지수는 2024.69였다.

그러니까 박근혜 재임 시절 종합주가지수는 2018에서 2024로 고작 8포인트 오른 셈이다. 퍼센트로 따지면 겨우 0.3% 상승이었다. 이게 잘 한 것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김대중 정부는 540에 종합주가지수를 받아서 616로 올렸다. 상승률이 15%가 넘는다.

노무현 정부는 616에 지수를 받아서 무려 1686을 만들었다. 상승률이 150%나 된다. 경제를 박살냈다는 이명박도 1686으로 받아서 2018을 만들었다. 이 상승률도 15% 정도 된다. 남들 다 15%씩 올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150%나 올린 수치를 0.3% 올려놓고 자랑을 하는 심보는 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주가에 대해 한 가지 더 지적할 대목이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대표적인 경기선행지표다. 경기선행지표란 미래 경기를 반영하는 경제지표를 뜻한다. 보통 정부 통계에서 현재의 경제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수치를 경기일치지표라고 부르고, 과거의 경제 상황이 반영되는 지표를 경기후행지표라고 부른다. 반대로 다가올 미래의 경제를 반영하는 지표를 경기선행지표라고 한다.

그런데 주가는 대표적인 경기선행지표다. 투자자들은 지금이 좋아서가 아니라 미래가 좋아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주식을 산다. 따라서 종합주가지수는 통계청이 미래를 예측할 때 사용하는 국가 공인 경기선행지표다.

김광림 의원은 최근 주가가 2400이 넘었다고 자랑하며 그게 박근혜 공이라고 주장하는데, 박근혜가 탄핵될 때 지수는 2024였다. 그런데 이게 최근 2400을 훌쩍 넘었다. 박근혜 탄핵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무려 400포인트 넘게 급등했다는 이야기다.

이 말이 무슨 뜻이겠나? 박근혜가 잘해서 주가가 오른 게 아니라, 박근혜가 탄핵되니까 경제주체들이 한국 경제의 미래를 드디어 낙관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두 달 보름 만에 주가는 15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이것도 박근혜가 잘 해서 오른 건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주가가 급등한 시점은 박근혜가 탄핵된 이후였다. 김광림 의원의 전력을 살펴보니 재무부 차관 경력이 있던데, 이 정도 경력자면 주가가 경기선행지표인지 후행지표인지 정도는 알고 국회에서 발언을 하는 게 정상이다.

재정이 좋아졌다는 헛소리

다음으로 ⑤지난해 세수가 예산보다 20조 원이나 더 들어올 정도로 재정을 잘 꾸려서 물려줬다는 주장. 이 주장은 도대체 어떻게 반박을 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성적을 20점 예상했는데, 예상보다 10점 더 맞아 30점이 나오면 공부를 잘 한 건가? “예산보다 20조 원이나 더 걷어서 물려줬으니 박근혜가 잘 했다”는 김 의원 논리가 딱 이런 거다.

예산보다 얼마가 더 들어왔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 박근혜 정권의 재정이 어떤 지경인지가 더 중요하다. 예상보다 10점 더 맞아서 30점인 성적보다 예상보다 10점 못한 80점이 훨씬 뛰어난 성적이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실제로 박근혜 정권의 재정 성적은 몇 점일까? 노무현 정부 때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정부가 돈을 펑펑 써서 재정을 파탄으로 몰고 있다”며 게거품을 물었다. 그런데 당시 정부 부채가 고작 299조 원이었다. 반면 이명박 정권 때 정부 부채는 443조 원으로 급증했다. 박근혜 정권은 이것을 무려 645조 원으로 불려 놓았다.

지금 한국 정부의 부채는 GDP의 40%에 이른다. 국제결제은행의 올해 1월 발표에 따르면 한국 정부의 부채는 5년 동안 무려 67% 늘었다. 이 속도는 G20 국가 중 1등이었다.

한마디로 박근혜 정권이 정부 재정을 거덜을 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임기 마지막 해 “예산보다 20조 더 걷었으니 우리 박근혜 정권 잘 했지?”라고 묻는 건 무식한 건지 용감한 건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경제성장률보다 더 중요한 수치들

마지막으로 김광림 의원이 첫 번째로 꺼내든 경제성장률(①2016년 GDP 성장률이 2.8%인데 G20 국가 중에 5번째, 200개 나라 중 11등) 이야기다. 이 수치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G20 국가 중에 5번째이니 잘했다고 할 수도 있다.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경제성장률 4%를 공약으로 당선된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 수치의 질 또한 매우 좋지 않다는 데 있다.

GDP는 한 나라에서 생산된 부가가치의 총합이다. 쉽게 말해 건물 하나 새로 지으면 이것 또한 GDP에 잡힌다. 이명박, 박근혜 두 보수 정권이 임기 내내 토건 사업에 집착하고, 박근혜 정권은 마침내 “빚내서 집 사라”는 막장드라마까지 연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GDP를 높이기에 건물 짓는 것보다 쉬운 게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2016년 2.8%의 경제성장률은 사실 모래성 같은 수치다. 가계부채 1400조 원을 넘기면서까지 억지로 건설경기를 부양해 만든 수치라는 이야기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에 경제성장률 목표를 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매우 현명하다.

성장률이 괜찮아도 양극화가 심화되거나 일자리가 늘지 않는다면 성장률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 최근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정부들은 과도한 성장률 목표치를 잡고 무리하게 성장 정책을 추구하다가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는데, 정확한 현실 인식이다.

경제성장률을 박근혜(4%)나 이명박(7%)처럼 헛되이 높게 잡으면 멀쩡한 4대강을 파헤치고 “빚내서 집 사라”는 막장드라마를 찍게 된다. 지금 세계 경제는 전반적인 저성장 국면이다. 한국 경제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바는 성장률 수치를 높이는 게 아니라 체질을 바꾸는 일이다. 당면한 경제의 구조적 문제, 즉 소득불평등을 해소하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경제성장률보다도 훨씬 더 중요한 경제지표를 몇 가지만 살펴보자. 과연 박근혜가 경제를 잘 해서 문재인 정부에게 넘겨줬는지를 확인하기에 매우 유용한 지표들이다.

먼저 소득불평등 정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4년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소득불평등은 OECD 국가 중 4위다. 한국보다 소득불평등이 심한 나라는 미국, 이승라엘, 칠레뿐이다. 글로벌 은행 크레디트 스위스가 2014년 내놓은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상위 1%의 부자들이 전체 부의 무려 46%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 불평등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OECD는 50년 뒤 한국의 소득불평등 순위가 4위에서 3위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복지 수준. 2014년 한국의 사회복지 공공지출 정도는 국내총생산(GDP)의 9.3%였는데 이는 최신 통계가 확보된 OECD 32개국 가운데 꼴찌에서 두 번째, 즉 31위였다. 우리보다 복지지출이 낮은 국가는 멕시코(7.4%)밖에 없었다.

다음은 국가경쟁력.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26위였다. 한국은 2014년부터 전혀 변동 없이 26위를 지켜 왔다. 그런데 이게 잘 한 수치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박근혜가 집권하기 전 해인 2012년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19위였다. 그렇다면 혹시 이명박이 잘 해서 순위가 높았던 것일까? 이 역시 천만의 말씀이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해였던 2007년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11위였다. 이명박근혜 보수 정권 9년 동안 한국의 경제 경쟁력이 거덜이 났다는 이야기다.

김광림 의원의 멍멍이 소리는 웃어넘기면 된다. 사실 “박근혜가 경제를 너무 잘해서 문재인 정부에게 넘겼다”는 주제는, 웃기려고 한 이야기가 아닌 한 반론조차 필요한 주제도 아니다. 문제는 보수정권이 박살을 낸 경제를 바로 잡아야 할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복지지출은 지금보다 늘리고, 부자와 기업들에게 증세를 해서 정부 재정을 건전하게 만들어야 한다. 주거공간은 성장률을 뻥튀기 하는데 사용되는 투기자산이 아니라 민중들이 편안히 머리 하나 누일 주거공간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노인들에게는 편안히 은퇴할 수 있는 노후복지를 선사하고, 좋은 일자리는 청년들에게 나눠야 한다. 박근혜가 망쳐놓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해야 할 일이 그야말로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는 이야기다.

이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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