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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세 인하’ 역풍 맞은 자유한국당 “우리한테만 시비냐, 서민감세 반대말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양지웅 기자

'소득주도성장론'을 내세운 정부·여당이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추진하자 자유한국당이 '담뱃세 인하' 카드로 맞불을 놨다. 문재인 정부의 '부자 증세'에 '서민 감세'로 대응하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오히려 여론의 역풍에 직면한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4년 극심한 반대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국민건강'을 내세워 담뱃세 인상을 밀어붙였다. 그런 자유한국당이 정권이 바뀐 뒤에는 다시 '담뱃세 인하'를 거론하고 나서자 '정치가 장난이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최근 복지정책을 강화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자 자유한국당이 정부의 세수를 줄여 복지정책에 훼방을 놓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자가당착",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등 자유한국당을 향한 조롱 섞인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홍준표 "서민 감세 반대하면 '거짓말쟁이' 정권"
홍문표 "민주당이 했으면 '사이다'일텐데, 우리가 하니까 시비...치졸해"

이와 관련해 자유한국당은 '서민감세'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인데 왜 반대하느냐며 '담뱃세 인하' 강행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담뱃세·유류세 인하에 민주당은 반대하고 있지만 '서민 감세' 차원에서 우리는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입만 떼면 서민 서민 하면서, '서민 감세'에 반대하면 한 입에 두 말하는 거짓말쟁이 정권이 된다"며 "서민 부담을 줄이고 그 돈을 소비진작에 사용하면 경기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자 증세' 의지를 밝힌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는 "'소득주도성장론'이라는 것도 유럽의 이태리, 그리스, 스페인, 남미의 볼리비아, 베네수엘라에서 이미 실패한 사회주의 분배 정책"이라며 "슈퍼리치 소득세 인상분으로 퍼주기 복지에 사용하지 말고 서민 감세분을 충당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홍문표 사무총장은 28일 SBS 라디오에서 자당에 쏟아지는 비난 여론을 겨냥, "(담뱃세 인하를) 만약 민주당의 정책으로 내놨다면 '사이다 발언'이라며 국민에게 박수 받을 일"이라며 "우리 한국당이 꺼내니까 또 시비가 되는 거다. 이건 아주 치졸한 방법"이라고 푸념했다.

이에 앞서 홍 사무총장은 전날 박근혜 정부에서 담뱃세 '인상'을 밀어붙였던 일에 대해 "과거에 우리가 깊이 생각하지 못한 정책이었다"며 "국민건강 증진 차원에서 맞지 않았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왕따' 당하는 자유한국당
여야 4당, "제2 국정농단" "감세 포퓰리즘" "정치선동" "당 해산한 뒤 인하하라" 맹폭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그러나 여야 4당은 '담뱃세 인하' 주장에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며 자유한국당을 고립시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의 '담뱃세 인하' 주장을 "제 2의 국정농단"으로 규정하며, 이는 문재인 정부의 조세정책에 훼방을 놓기 위한 의도라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지금 와서 세금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것은 박근혜 정권과 다를 바 없는 제2의 국정농단"이라며 "자유한국당의 의도는 뻔하다. 문재인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딴지를 걸어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조세 정상화를 막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싸잡아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는 등 양비론 전술을 썼다. 박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이 증세 포퓰리즘을 부추기니 자유한국당이 담뱃세 인하를 들고 감세 포퓰리즘을 선동하고 있다"며 "무책임한 정치선동을 당장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바른정당 김세연 정책위의장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은 포퓰리스트가 돼 자신들이 올려놓은 담뱃값을 무작정 다시 인하하겠다는 자가당착에 빠졌다"며 "바른정당은 '묻지마 증세', '닥치고 증세'와 '당해봐라 감세', '맞불놓기 감세'는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담뱃세 인상은) 자유한국당이 새누리당 시절에 했던 것 아니냐"며 "이제 와서 서민감세를 얘기하는 것도 가당치 않다. 만약 담뱃값 인하를 하려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당 해산하고 그 뒤에 해야 할 일"이라고 성토했다.

'담뱃세 인하' 역풍에 자유한국당 내부 갈등 계기 되나

한편, 자유한국당은 '담뱃세 인하'를 놓고 비판이 쏟아지자 내부 갈등의 조짐을 노출하기도 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에게 "(담뱃세 인하는) 당론이라고 할 수 없다. 급하게 추진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담뱃세에 대해 (찬반) 양론이 있는 게 아니냐"고 언급했다.

자유한국당에서 '담뱃세 인하' 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총대'를 멘 인물은 홍준표 대표의 측근인 윤한홍 의원이다. 홍 대표도 기회만 있으면 '담뱃세 인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원내 사령탑인 정 원내대표가 신중론을 펼치며 '어깃장'을 놓은 것이다.

홍 대표와 정 원내대표는 이전에도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 인사청문회 등 원내 현안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습을 노출한 적이 있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 내 친위체제를 구축한 홍 대표와, 원내사령탑으로서 대여투쟁 선봉장을 자임하고 있는 정 원내대표 사이에 '담뱃세 인하'가 또다시 파열음의 계기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왼쪽)와 홍준표 대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왼쪽)와 홍준표 대표ⓒ양지웅 기자

신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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