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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감성 저격하는 여자친구의 ‘귀를 기울이면’
걸그룹 여자친구(소원,예린,은하,유주,신비,엄지)가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다섯 번째 미니앨범 '패럴렐(PARALLEL)' 쇼케이스에서 노래하고 있다.
걸그룹 여자친구(소원,예린,은하,유주,신비,엄지)가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다섯 번째 미니앨범 '패럴렐(PARALLEL)' 쇼케이스에서 노래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패럴렐(Parallel) - 병렬연결, 평행, 비교 등을 뜻하는 명사. 하나가 더 추가됐다. 여자친구 미니5집 앨범명.

#장면 하나 - 패러럴? 패럴렐?!

PC 덕후라면 한 번은 들어봤을 단어다. 패러럴즈(Parallels). 이 프로그램은 Linux에서 스타크래프트를, MAC OS에서 인터넷 뱅킹이 가능했던 환상적인 프로그램이다. 대세가 USB인 지금, 패러럴 포트(Parallel port)로 프린트를 연결하고 마우스도 연결해 썼었다고 말하면 ‘이 아저씨 뭔소리야?’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30년이 넘게 ‘패러럴’로 읽었다. 이제 ‘패럴렐’로 읽고 써야 하려나...

#장면 두울 - 평행선

‘평행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기차길이다. 간격이 항상 일정하기 때문에 서로 만나지 않는다. 평행선을 떠올리면 “우린 영원히 만날 수 없는 평행선 평행선...” 안치환(1995)의 곡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 다음 여자친구의 “우린 마치 평행선처럼...”(시간을 달려서. 2016)과 비행운(2017)이 차례 차례 생각이 난다. 여기까지 읽었으면, 이 기사의 독자는 십중팔구 ‘안치환이 누군데? 어떻게 시달(시간을 달려서)보다 먼저 떠오를 수가 있어?’라는 반응을 보이리라 확신한다. 자세한 것은 검색해보면 안다. 1995년 발표된 안치환 4집은 대한민국 100대 명반에 들어갈 만큼 감동적인 앨범이다. 테이프가 늘어나도록 듣고 앨범을 또 구입했다.

#장면 셋 - 쏘리더, 귀를 귀울이면, 1995.

일본의 장편 애니매이션 ‘귀를 기울이면'(耳をすませば)’. 1995년 발표된 이 작품은 설레는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기억이 떠오르는 작품이다. 비교적 수작으로 평가되지만 연식이 좀 지난터라 10대 20대들은 공감하기 어렵겠다. 옛날에는 도서관에서 책 빌릴때 바코드를 찍지 않고 이름을 적었다고 말하면 믿을까. 또 ‘이 아재 무슨말을 하려나?’ 라는 반응을 보이기 딱 좋겠다. 쏘리더(여자친구 ‘소’원 + ‘리더’)는 95년에 태어났다. 동갑내기 작품과 함께 활동하는 셈인데 전혀 위화감이 없다. ‘첫사랑’은 걸그룹 여자친구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콘셉트 아닌가. 우주에서 총질할때는 사실 좀 거북했다. 다시 돌아와줘서 그저 기쁘다. 땀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그날에 감격의 눈물 한 방울 똑.

신비가 뮤직비디오에서 들고다니던 ‘아이와(AIWA)’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짙은 향수를 자극한다. 한 눈에 봐도 여자친구보다 연식이 훨씬 들어 보이지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95년의 감성을 22년 뒤에 만나는 기분이란. 뜻하지 않게 뭔가 횡재한 느낌이랄까. 오래된 감정의 기억을 아이돌이 꺼내주다니!

걸그룹 여자친구 신비와 예린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다섯 번째 미니앨범 '패럴렐(PARALLEL)' 쇼케이스에서 멋진 무대를 보여주고 있다.
걸그룹 여자친구 신비와 예린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다섯 번째 미니앨범 '패럴렐(PARALLEL)' 쇼케이스에서 멋진 무대를 보여주고 있다.ⓒ양지웅 기자

* * *

“이!걸!안!들!어? 안!들!을!수!가?”

여자친구 컴백 쇼케이스에서 엄지양이 다섯손가락을 쫙 피며 말했다. “이걸안들어? 안들을수가?” 미니5집이니까 다섯글자로 표현하겠단다. 쏘리더는 “간장게장 처럼 속이 꽉 찬 앨범”이라고 표현했다. 간장게장을 좋아하나...

어지간하면 손을 들어 질문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꼭 물어보고 싶었다. 동갑내기 애니메이션과 활동하는 기분은 어떨까.

“쏘리더가 말해주면 좋을것 같은데요. ‘귀를 기울이면’. 쏘리더가 95년 생이지요? 95년에 일본에서 시디를 가져다 봤던 기억이 있어요. 쏘리더와 동갑이라는 말인데...

쏘리더가 한 살때 나왔던 작품을 22년 뒤에 꺼내보는 느낌인데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아요. 배경과 스토리만 다르지 감정표현은 참 아련한 느낌이 들어요. 그만큼 컨셉이 잘 맞는다는 뜻인데요. 평소 제작팀과 콘셉트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자유로운 편인지. 아니면 잘 모르는 흘러간 만화인데 어쩌다보니 팀이랑 잘 맞게 되는건지 설명을 좀 부탁드릴까요.” (나)

“사실 콘셉회의에 저희가 함께 참여하지는 않아요. 우리가 이걸 하고싶다 저걸 하고싶다 말하는 편은 아니고요. 작은 의견 정도 말씀을 드리는 편이예요. 주로 회사에서 기획을 하고 큰 그림을 잡아주시거든요. ‘귀를 기울이면’ 저와 나이가 같아요. 95년에 나온걸로 알고 있어요. 미리 알고 있지는 못했고, 이번에 앨범을 준비하면서 알게됐어요.” (소원)

“저희 이번 노래가 밝고, 여름에 좋은 노래지만 서정적인 맬로디 때문에 감성적이기도 해요. 뮤직비디오 곳곳에 등장하는데, 9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노래기도 해요. 그렇게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어요.”(소원)

“여름에 어울리는 노래라고 생각해요. 감성이 많이 벅차올랐으면 좋겠어요” (은하)

“앨범 준비할 때 마다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해요. 모두 설레고 긴장되는데 좋은 모습 보여드릴께요” (유주)

“버디(여자친구 팬클럽)와 많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단독콘서트도 꼭 하고싶고. 콘서트 하는 날을 꿈꾸며 열심히 하겠습니다” (신비)

끝으로 프로아이돌 22세 정예린 선생의 소감 한 마디.

“힐링하세요. 저희도 소녀시대 선배님들 처럼 10주년까지 쭉쭉 갔으면 좋겠어요.”

현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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