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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김영란법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통로
책 ‘김영란법, 김영란에게 묻다’
책 ‘김영란법, 김영란에게 묻다’ⓒ기타

지난 2015년 3월 청탁금지법이 통과됐다. 이 법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제안자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이름을 붙여 대중들에겐 ‘김영란법’으로 알려졌다. 김영란법이 시행되자 화훼업, 농축수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혀 전체 경제 위축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 금품수수가 제한되는 범위에 공직자의 배우자를 포함하고 언론사 및 사립학교까지 그 대상 범위를 넓힌 것이 위헌이라는 등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여러 시비가 있었다. 새롭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이법의 기준인 3·5·10 기준을 바꾸려운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우리 사회에 만만치 않은 바람을 몰고온 김영란법을 제안했던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책 ‘김영란법, 김영란에게 묻다’를 통해 입을 열었다.

김영란은 이 법을 만들게 된 실질적 동기는 오랫동안 공직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힌다. 판사가 되고부터 주위 사람들은 그에게 자주 사건 이야기를 했다. 옆방의 판사도, 옆방 판사에게 이야기를 전해 달라는 변호사 선배도, 친구도 가족도 자신들에게 관련된 사건 이야기를 많이 했다. 말하자면 김영란을 통해 누군가에게 사건이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이었다. 이런 부탁은 들어주지 않아도 듣는 그 자체만으로도 그에게 마음의 짐이었다. 이는 비단 그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직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흔히 겪는 일이다. 이때부터 그는 자신 같은 공무원을 청탁의 환경에서 보호해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재직하자 그것을 법으로 규제할 방도를 구체적으로 고민했고 이것이 시행되고 있는 청탁금지법의 전신이다.

이 책은 그동안의 우리 사회 변화와 청탁금지법을 연관 지어 살펴보고, 청탁금지법이 어떤 점에서 유지되어야 하고 어떤 점에서 보완되어야 하는지를 담고 있다. 김영란은 29년 법관으로서의 삶을 털어놓으면서, 사회의 부조리는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생각했는지, 우리의 양심은 어떻게 지켜지는지, 정의로운 사법은 어떻게 실현되는지 등을 얘기했다. 무엇보다 그가 바꾸고 싶은 우리의 모습은 안 되는 걸 안 된다고 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영란은 청탁금지법을 통해 안 되는 걸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를 모두에게 주고 싶었고, 이를 통해 공직사회는 물론 사회 전체의 공정성과 청렴함을 되찾기를 바랐다.

정이라 포장되는 선물과 식사 대접을 거절할 자유를 얻기 위한 모두의 매뉴얼, 그 매뉴얼을 따라 모두의 행동이 정 이상의 공정함과 청렴함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통로, 김영란법의 존재 이유는 처벌도 규제도 아닌 바로 이 자유의 통로다. 이 통로를 온전히 정비해서 살 만한 대한민국,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진짜 목표에 도달하려면 그 누구도 아닌 우리 모두의 진지한 관심이 필요하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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