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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왜 ‘은산분리’ 완화를 원하나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과 케이뱅크는 서로가 치열한 경쟁 상대지만 정부의 ‘은산분리 정책 완화’를 원한다는 점에서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왜 ‘은행의 사금고화’까지 우려되는 은산분리 정책 완화를 원하는 것일까?

은산분리는 쉽게 말해 산업(기업)과 금융(은행)을 분리한다는 뜻이다. 현재 정부는 산업자본이 금융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을 최대 10%(의결권은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케이뱅크 자료사진
케이뱅크 자료사진ⓒ뉴시스

케이뱅크는 KT가 주도해 우리은행, NH투자증권, GS리테일, 한화생명보험 등 21개 주주사가 출자한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올해 4월 3일 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영업 4개월만인 지난달 예금 대비 대출의 비율(예대율)이 90%를 넘어섰다. 대출이 은행의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 이상 영업이 어려운 정도가 된 셈이다. 자본금을 늘릴 필요는 뚜렷해졌다.

이에 10일 이사회를 연 케이뱅크는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도했지만 기존 보유지분에 비례해 1000억원을 증자하는데 그쳤다. 2500억원 증자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주주들이 다같이 증자에 나서야 하는 데 KT를 제외한 다른 주주들이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KT는 보유지분(8%)에 비례해 200억원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결국 1000억원의 증자에 그쳤다.

카카오뱅크 역시 은산분리 완화를 원하지만 속내는 다소 다르다.

지난달 27일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불과 영업 2주만에 200만 계좌를 돌파하고, 1조원에 가까운 예·적금을 끌어 모았다. 대출액도 7,700억원을 돌파했다. 예상보다 빠른 자산 증가와 신규 서비스 및 상품 출시 등을 위해 카카오뱅크는 11일 5000억원 규모의 선제적인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와 달리 은산분리 정책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가 58%의 지분을 가진 한국투자금융지주이기 때문이다. 한국투자금융은 증권업이 중심이라 은행업 진출에 관심이 높다. 자금 여력도 충분해 증자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결국 카카오뱅크 역시 은산분리가 필요하다. 카카오뱅크의 주요 주주인 카카오그룹으로서는 언제까지 최대주주 자리를 한국투자금융에 맡겨둘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은산분리 규정이 풀릴 경우 한국투자금융으로부터 최대주주 자리를 넘겨받기로 한 상태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 금융제도 안정성 위협할 수도

이렇다보니 인터넷전문은행 성장을 위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꼭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4%의 지분으로는 핵심 IT기술을 선뜻 은행에 투자하려 하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인터넷전문은행이 또 하나의 기존 은행 인터넷뱅킹이나 자회사나 다를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은산분리 정책 완화로 인한 위험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크다.

2011년 상호저축은행의 대규모 파산 사태와 2013년 ‘동양증권 사태’는 은산분리의 필요성을 다시금 자각할 수 있게 한다. 불과 몇 년 전인 동양증권 사태는 동양증권이 계열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를 해 소비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사건이다. 동양증권이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총 1조3032억원 중 9942억원이 지급불능 처리돼 개인투자자 4만여명이 피해를 봤다.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 역시 이런 부작용을 근거로 한다.

고동원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2월 열린 ‘카카오뱅크, 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문제 진단 토론회’에서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감독 규정을 더 엄격하게 만드는 것도 방법도 있다. 하지만 차명 거래 등을 통해 법망을 회피한 부실 대출 발생 등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완전한 감독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주주인 정보통신 기술 기업이 부실화되면 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터넷전문은행도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 피해는 선량한 예금자들에게 돌아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전체 금융제도의 안정성에 위협이 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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