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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앞두고 근로정신대 소송 잇딴 ‘승소’, 참았던 눈물 터뜨린 피해자들
11일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피해자 2차 소송 1심에서 승소한 뒤 김재림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11일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피해자 2차 소송 1심에서 승소한 뒤 김재림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김주형 기자

일제강점기 말 강제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이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미쓰비시)을 상대로 낸 2차 손해배상 청구소송(2차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1~3차에 걸친 소송이 모두 승리로 마무리됐다. 3차 소송에 승리한 11일 김재림 할머니(87)는 참고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광주지방법원 제11민사부(부장판사 김상연)는 11일 오후 미쓰비시를 피고로 한 2차 소송에서 김재림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 할머니에게 1억2000만원, 강제 동원됐다 도난카이지진으로 숨진 오길애(당시 14세)씨 남동생 오철석(81)씨에게 1억5000만원, 양영수(86·여)·심선애(87·여) 할머니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1일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피해자 2차 소송 1심에서 승소한 뒤 김재림 할머니 등 피해자, 유족들이 승소한 기쁨을 밝히고 있다.
11일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피해자 2차 소송 1심에서 승소한 뒤 김재림 할머니 등 피해자, 유족들이 승소한 기쁨을 밝히고 있다.ⓒ김주형 기자

김 할머니는 이날 승소 판결 뒤 기자들과 만나 “이런 좋은 일이 있을지 누가 알았겠나. 오늘은 눈물을 흘리고 싶다”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아울러 “병원 생활을 너무 오래 하다 보니까 꼭 죽을 것만 같았다”면서도 “승소 소식만 들어도 너무나 반갑고 좋다”고 말했다.

고 오길애씨 유족 오철석씨는 “누나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지만 이것은 한일간 문제가 얽히고설킨 중요한 문제”라고 하면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분들의 정신을 살려서 이 재판 결과에 대해 국가와 기업체(미쓰비시)가 모두 승복해 가깝고도 먼 한일관계가 더욱 가깝게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시민모임, 공동대표 이국언 이상갑)은 징용 피해자와 유가족 11명과 함께 2012년 10월부터 3차례에 걸쳐 전범기업 미쓰비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바 있다.

양금덕 할머니를 비롯해 근로정신대 피해자 5명이 제기한 1차 소송은 1·2심에서 모두 승소해 현재 미쓰비시측 상고로 대법원에 계류돼 있다. 이날 2차 소송 선고에 앞서 지난 8일 3차 소송에서도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11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범기업 미쓰비시에 배상 판결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11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범기업 미쓰비시에 배상 판결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시민모임은 이날 재판 결과에 대해 “2015년 근로정신대 피해할머니인 김재림, 심선애, 양영수씨 등 3명의 원고에게 후생연금 탈퇴수당 199엔을 지급해 우롱한 것에 대해 보기 좋게 승소 판결로 되갚은 역사적 쾌거”라고 평가했다.

시민모임은 이날 판결 직후 광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쓰비시 측 억지 주장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걸 재차 확인한 것”이라고 하면서 “일제의 한반도 불법 점령 과정에서 자행한 식민 범죄와 인권유린에 철퇴를 가한 한국 사법주권의 승리”라고도 강조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겨우 13~15세 어린 나이에 머나먼 일본까지 끌려가 혹독한 강제노동에 내몰리며 인권을 유린당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오길애 등 6명의 소녀들은 목숨까지 잃고 말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울러 “미쓰비시가 재판 과정에서 보여준 태도는 그야말로 반인륜적이었다”면서 “재판 쟁점과는 무관한 사소한 이유로 3차례나 소장 수령을 거부하는 등 고의적이고 지능적인 재판 지연작전을 펼쳐왔다”고 규탄했다.

나아가 “1심 판결에만 무려 3년6개월이 걸렸다. 그러는 사이 구십을 바라보는 원고 대부분이 요양병원 신세를 져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하면서 “미쓰비시는 항소를 포기하고 즉각 법원 명령을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한국 정부에도 책임을 물었다. “정부는 그동안 ‘개인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사적인 소송으로 정부가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피해자들을 외면해왔다”면서 “한일청구권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정부 대리인이나 다름없는 태도를 취해왔다”고 비판했다.

또한 “대법원에 계류돼 있는 사건을 언제까지 손에 쥐고 있을 셈인가” 물으면서 “도와주지 않아도 되니 정부는 피해자들의 소맷자락을 붙잡고 훼방이나 놓지 말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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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 기자

광주(전남·북 포함) 주재기자입니다. 작은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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