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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냉온탕’ 오락가락, 트럼프의 대북 ‘말의 전쟁’ 속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뉴시스

“선제타격은 곧 보게 될 것”
“나보다 더 평화적 해법을 선호하는 사람은 없다”

대북 정책에 관해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이러한 말을 11일(현지 시간) 하루 만에 쏟아낸 사람은 ‘막말의 대명사’로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좋게 보면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하는 협상의 ‘달인’처럼 보이지만 나쁘게 보면 대체 트럼프 대통령이 명확한 대북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가 ‘불안’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현명하지 않게 행동할 경우 (사용할) 군사적 해결책이 완전히 준비됐고, 장전됐다”고 북한에 경고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다른 길을 찾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잇따른 강경 발언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아마도 그 성명이 충분히 강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한술 더 떴다. 그러면서 ‘선제타격’ 가능성에 관해서도 “우리는 그런 것을 (대놓고) 말하지 않는다. 절대 그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북한의 괌 포위 사격에 관해서도 “그가(김정일이) 괌이나 다른 곳에 대해, 그곳이 미국 영토이든 동맹국이든, 어떤 행동이라도 한다면 그는 진짜로 그 행동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빠르게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북한이 괌에 무슨 짓을 한다면, 아마 그 누구도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일이 북한에 벌어질 것”이라며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에 관해서도 “무슨 일이 생길지 앞으로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에 대해 (군사)행동을 하려 한다면, 매우 매우 긴장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여기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선제타격 등 초강경 대북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는 발언이다. 하지만 그는 곧이어 자신의 대북 강경 정책을 ‘톤다운’하는 발언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관해 “(모두) 희망을 갖고 보는데, 모든 것이 잘 해결될 것”이라며 “단언하는데, 트럼프 대통령보다 평화적 해법을 더 선호하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평화와 안전(safety)을 지지하고, 미국이나 우리 동맹을 보호해야 하는 경우에는 매우 강한 것을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이어 “오늘 밤 전화로 중국 시진핑 주석과 (북한과 관련한) ‘매우 위험한’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려하고 있는 제재가 매우 강하고, 매우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아마도 그보다 강한 제재는 없다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드물게 아침 일찍 트위터를 통해 ‘군사 옵션이 장전’됐다고 초강경 발언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결론은 중국 시진핑 주석을 압박해 대북 제재를 다시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돌아온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오락가락’에 관해 백악관 관계자들은 북한과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라고 변호한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 정책고문이 영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발언은 수십 년에 걸친 이전 정부들의 실패한 정책들을 바꾸는 계산된 이동의 일부분”이라고 말한 것은 이를 잘 대변한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발언들이 핵무장한 북한과의 분쟁을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도 트럼프의 발언은 북한을 더 자극해 오히려 ‘대담해진’ 도발을 불려올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트럼프에 ‘핵가방’ 맡겨도 되나?” 우려 증폭
“북한과 꾸준히 ‘대화 채널’ 유지” 이중성, ‘코리아 낫싱’ 우려

실제로 전쟁 위기 가능성이 고조되자,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62명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과의 긴장을 급격히 고조시키고, 핵전쟁 망령의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소속된 공화당 인사들도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자제’를 호소하고 있는 것도 이를 잘 반영한다. 대다수 미국 국민들도 어디로 튈지도 모르는 ‘막말의 대명사’에게 과연 ‘핵가방’을 맡겨도 되는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더구나 가장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순간순간 내뱉는 발언에 관해 백악관 핵심 관계자들도 전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초강경 발언에 앞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도 상의한 바 없고, 심지어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도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대통령은 대북 초강경 발언을 이어가지만, 실제로 군사 공격을 담당하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그것은 대통령의 수사(rhetoric)이고 나는 나의 수사”라며 외교적 해법을 강조한 것도 트럼프 행정부가 얼마나 ‘따로국밥’인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AP통신은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과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계속해서 외교 간 비밀 접촉(engaging in back-channel diplomacy)을 해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뉴욕 채널’을 통해 수시로 북미 간에 협의가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곁으로는 ‘지금은 대화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이중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일부 전문가는 한반도 문제에 있어 아무런 존재 가치도 내비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은 이제 이른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 아니라 ‘코리아 낫싱(Korea nothing)’에 직면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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